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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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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성인명 스테파노 (Stephen)
축일 12월 26일
성인구분 성인
신분 순교자, 부제
활동지역
활동연도 +36년경
같은이름 스더, 스테파누스, 스테판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첫 순교 성인,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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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19 조회수1193 추천수1

[명화와 만나는 성인 이야기] 첫 순교 성인, 스테파노

 

 

비솔로, 「돌에 맞아 순교하는 스테파노 성인」, 16세기, 베네치아 근교, 마르텔라고 성당.

 

 

스테파노는 열두 사도들이 직접 뽑은 일곱 명의 부제 중 한 사람이다. 스테파노에 관한 이야기는 사도행전 6장과 7장에서 자세히 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사도들이 업무 과다로 설교와 기도에 전념할 수 없게 되자 신자들에게 음식을 배급하는 등 공동체의 일을 전담시키기 위해 부제라는 직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느 날 회당에서 회당 사람들과 스테파노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논쟁자들은 스테파노의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 없게 되자 그들은 “우리는 그가 모세와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들었습니다”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게 시킨 후 스테파노를 붙잡아 최고의회로 끌고 갔다. 예수님이 진짜로 모욕했는지 대사제가 묻자 스테파노는 아브라함에서 솔로몬에 이르기까지 구약의 역사를 물 흐르듯 유창하게 이야기하며 군중이 의로우신 예수님을 죽였다고 용감하게 질책했다. 이에 사람들은 화가 치밀어 이를 갈았으나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여 외쳤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사도 7,56).

 

군중은 스테파노를 예루살렘 성문 밖으로 끌고 가서 돌로 쳐죽였다. 사람들이 돌을 던지자 스테파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라고 외친 후 순교했다. 역사상 첫 순교성인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주보 표지의 <돌에 맞아 순교하는 스테파노 성인>은 사도행전의 바로 이 부분을 그린 것이다. 비솔로는 많이 알려진 화가는 아니지만 스테파노의 순교를 진솔하고 담대하게 그렸다. 배경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아마도 예루살렘에 가 본 적이 없었던 화가가 예루살렘 대신에 자신이 살던 이탈리아 북부 마을의 풍경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순교 직전의 스테파노는 분홍색 부제복을 입고 두 팔을 들어 기도하고 있다. 돌을 던지기 위해 당에서 돌을 집어든 사람, 막 돌을 던지려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사람, 그를 심판한 대사제와 최고의회 의원들도 보인다. 화가는 인체를 자유자재로 그리는 기술이 아직은 서툰 듯 돌을 던지는 인물들의 자세는 다소 어색해 보이지만 스테파노의 생애 마지막 모습을 고요하고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안니발레 카라치, 「돌에 맞아 순교하는 스테파노 성인」, 1603-1604, 파리, 루브르 박물관.

 

 

주보 본문 역시 바로크 회화의 선구자인 안니발레 카라치가 그린 성 스테파노의 순교 장면이다. 예루살렘 성문 밖에서 군중이 각양각색의 자세로 스테파노를 향해 돌을 내리치거나 던지고 있다. 앞의 그림과 달리 등장인물들의 자세는 역동적이며 훨씬 더 자연스럽다. 스테파노의 얼굴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었으나 평화로운 표정으로 기도하며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에게 천국의 왕관을 씌워 주기 위해 하늘에서는 천사가 내려오고 있고 하늘 저편에는 그가 죽기 전에 본 하느님과 예수님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앞쪽 오른편에 한 인물이 앉아 있다. 그는 구석에 있음에도 다른 인물에 비해 크게 그려졌다. 그가 앉아 있는 바닥에는 옷가지가 보인다. 돌을 던지기 위해 사람들이 벗어 놓은 옷들이다.

 

“그 증인들은 겉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젊은이의 발 앞에 두었다”라는 사도행전의 이 구절은 그가 사울임을 암시한다. 그는 가장 악랄한 예수의 박해자에서 열렬한 예수님의 증거자로 회심한 바오로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스테파노가 순교하는 순간 사울도 그 자리에 있었음을 꼭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2020년 1월 19일 연중 제2주일 대전주보 4면, 고종희 마리아(한양여대 교수, 미술사가)]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s://www.wga.hu/art/c/carracci/annibale/2/stephen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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