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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덴스(5.19)

푸덴스(5.19) 기본정보 [기본정보] [사진/그림] [자료실] 인쇄

성인명, 축일, 성인구분, 신분, 활동지역, 활동연도, 같은이름 목록
성인명 푸덴스 (Pudens)
축일 5월 19일
성인구분 성인
신분 원로원 의원, 사도들의 제자, 순교자
활동지역 로마(Roma)
활동연도 +2세기
같은이름 뿌덴스
성지와 사적지 게시판
제목 초대 교회 친교 공동체, 푸덴스의 가정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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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11 조회수638 추천수0

[구석구석 로마 구경] 초대 교회 친교 공동체, 푸덴스의 가정 성당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인 교회는 오순절 성령 강림과 함께 시작되었다(사도 2,1-13 참조). 예수 승천 이후 그분께서 보내주시기로 약속한 성령의 강림과 함께 시작된 성령의 시대에 교회는 그리스도교 신앙 공동체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사도들의 행적을 담고 있는 사도행전은 그 당시 교회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신자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그들은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었다.”(사도 2,46 참조)

 

초세기 교회는 사도들의 설교에 감명을 받아, 회개하여 세례를 받은 신자들이 자신들의 가정에 다 함께 모여 친교를 나누던 가정 교회(Domus Ecclesiae)였다. 이는 ‘로마의 평화(Pax Romana, B.C. 27-A.D. 180)’란 허울 좋은 미명아래 로마 제국의 속박 아래 놓여 있던 팔레스티나 지방의 교회 모습이기도 하다. 사도행전이 전하는 이상적인 교회 모델인 가정 교회는 제국의 변방인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로마의 평화’의 중심인 수도 로마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오늘 우리가 찾을 교회인 ‘로마의 성녀 푸덴찌아나의 바실리카(Basilica di Santa Pudenziana in Roma)’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의 하나로서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가 방문했던 가정 교회였다.

 

성녀 푸덴찌아나는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편지에 언급된 성 푸덴스(San Pudente, 2티모 4,21 참조)의 딸로서 16세의 어린 나이에 순교했다. 전승에 따르면 푸덴스는 로마 원로원 의원(Senatore) 가운데 한 명으로서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친구로 소개된다. 푸덴스와 식구들은 사도들의 설교로 모두가 회심하여 세례를 받고 그들의 집을 신자들이 친교를 나누는 가정 교회로 봉헌하였다. 그리하여 푸덴스의 집은 사도들의 로마 선교 전초 기지이자 신자들과 함께 빵을 떼어 나누던 친교의 장으로서 역할을 했다. 이후 이 가정 교회는 비오 1세 교황 때(재위 A.D. 140-155) 회심한 이들의 세례와 신자들의 미사를 위한 공간으로 쓰였다. 당시 이 집의 공식 명칭인 푸덴스의 가정 성당(la chiesa domestica di Pudente)이 이를 증언한다. 비록 지금 교회의 모습에서 사도들이 활동한 가정 교회의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근래의 발굴 결과 현재 성당의 9미터 아래에서 그 당시 가정 교회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남은 성당 모습은 4세기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입구를 들어서면 세 부분으로 나뉜 교회 내부(tre navate)를 확인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이어져 온 파괴와 복구의 과정은 교회의 원래 형태를 많이 훼손시켰다. 하지만 교회 내부를 삼등분하는 벽의 건축 양식에서 교회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벽을 세우기 위해 벽돌을 쌓아 올린 건축 양식은 우리에게 4세기경 교회가 지어질 당시의 모습을 증언한다.

 

교회가 간직한 고대성과 함께 이곳의 다른 자랑은 제단 뒤편 압시데(abside)에 장식된 모자이크이다. 이 모자이크는 교황 인노첸시오 1세(재위 A.A. 401-417)의 의뢰로 제단 위에 장식되었다. 교황은 그리스도교인들의 신앙을 고취시키기 위해 그리스도의 다스림이란 주제로 작품을 의뢰하였다. 그리하여 모자이크의 중심에는 참된 하느님이며 참된 인간이신 그리스도가 자리하고 계신다. 그리고 그 양옆으로 사도들이 묘사되어 있는데, 그리스도의 오른쪽에는 사도 베드로가, 그리고 왼쪽에는 사도 바오로가 위치하며 그 양옆으로 다른 사도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뒤편으로 여성 두 명이 사도들에게 승리의 월계관을 씌어주고 있는데, 이 두 여성은 푸덴스의 딸인 성녀 푸덴찌아나와 성녀 프랏세데(Santa Prassede)가 아니라 히브리 교회와 이방인 교회 자체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히브리 교회는 사도 베드로에게, 이방인 교회는 사도 바오로에게 순교의 월계관을 수여하는 것이다. 이 모자이크는 당시 로마 문화를 반영하는데 그것은 사도들이 입은 옷은 원로원 의원 복장으로, 승리의 관은 월계관으로 표현된다는 점이다. 우주의 주인이신 그리스도 뒤로 보이는 십자가가 서 있는 언덕은 그리스도께서 수난받으신 골고타 언덕이며 그 옆으로 보이는 건물들은 하느님의 도시다. 이는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부활하여 하느님의 도시에서 함께 살아감을 의미한다.

 

이 모자이크가 가진 역사적 의미는 그리스도께서 들고 계신 석판에 적힌 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님의 손에 들린 석판에는 “Dominus Servator Ecclesiae Pudentianae”(푸덴찌아나 교회를 구원하신 주님)란 글귀가 씌여 있는데 이를 통해 이 교회가 410년 서고트족 알라리크 1세의 로마 약탈(Sacco di Roma) 속에서도 무사히 보존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리스도의 은총이 성녀 푸덴찌아나 교회를 이방인들의 약탈에서 보호했음을 말한다. 압시데에 그려진 모자이크의 화려함에 가려지긴 하지만 꾸뽈라(Cupola)를 장식하고 있는 프레스코화 역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승리의 그리스도를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리스도 아래 자리한 천사들은 그분께 승리의 월계관을 드리고 있으며 이를 찬송하는 천상합창대는 그 의미를 더해준다. 제단 바로 뒤에 그려진 제단화에서 성녀 푸덴찌아나를 만나 볼 수 있다. 푸덴찌아나는 순교자로서 귀족이란 자신의 지위를 버리는 대신 그리스도를 택하여 신앙을 위해 자신을 봉헌하였다. 그런 성녀에게 천구의 열쇠를 쥔 베드로 사도는 천국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고 있으며 천사들은 성녀에게 승리의 월계관을 드리고 있다.

 

초세기 가정 교회에서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성녀 푸덴찌아나 교회에서 우리는 구원자이신 예수와 그 영광을 함께 하는 사도들과 순교자들의 영광스러움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영광스러움을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을 버리지 못한다면, 우린 자신의 헛된 영광만을 드높일 뿐 참으로 영광 받으셔야 할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높일 수가 없다.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바친 수많은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진 한국 교회가 자신의 헛된 영광이 아닌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높이는 참된 교회가 되길 기도하며 발걸음을 돌려 본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계간지 분도, 2018년 가을호(Vol. 43), 글 · 사진제공 강찬규 포에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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