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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스테파누스(Stephanus, 또는 스테파노)의 출생과 성장 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유다인으로 태어났다고 본다. 그리스어로 그의 이름 ‘스테파노스’는 ‘승리의 화관’, ‘월계관’, ‘영광’이란 뜻을 지니고 있는데, 그리스식 이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봐서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디아스포라 출신 유다인으로 보인다. 그는 나중에 예루살렘에 와서 살다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다. 사도행전에 6-7장에 따르면 예루살렘의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점점 커지면서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다.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 배급 받을 때 홀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열두 사도는 공동체 앞에서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데 전념하기 위해 식탁 봉사를 담당할 사람 일곱을 뽑기로 했다. 그래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 그들에게 기도하고 안수하였다. 성 스테파노는 사도들로부터 선발된 일곱 부제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열두 사도로부터 안수를 받고, 하느님의 은총과 성령의 능력을 가득히 받아 백성 가운데에서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켰다. 또한 그는 이른바 해방민들과 키레네(Cyrene)와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와 킬리키아(Cilicia)와 아시아(Asia) 출신들의 회당에 속한 사람들과 논쟁을 벌였는데, 그들은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을 매수하고 선동해 성 스테파노 부제가 모세(Moyses)와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소문을 퍼트렸다. 그리고 백성과 원로들과 율법 학자들을 부추겨 그를 붙잡아 최고 의회로 끌고 갔다. 최고 의회에서 성 스테파노는 자신을 변호하는 설교를 했다. 그의 설교는 아브라함부터 다윗과 솔로몬, 여러 예언자에 이르기까지 구약의 역사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과 율법에 불충하며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분을 죽음으로 내몬 유다인의 불신을 질타하였다. 최고 의회 의원들은 성 스테파노의 설교를 듣고 화가 치밀어 이를 갈며 그를 죽이려 하였다. 그래서 그를 성 밖으로 몰아내고 돌을 던졌다. 사람들이 던진 돌을 맞으면서도 그는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며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하고 외친 후 숨을 거두었다. 그래서 성 스테파노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첫 순교자가 되었다. 사도행전 8장 1-2절에 따르면 그 이후 예루살렘 교회가 큰 박해를 받기 시작했고, 많은 그리스도인이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경건한 사람 몇이 그의 장사를 지냈다고 하는데, 그의 무덤이 어디인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성 스테파노의 순교로 시작된 박해는 그리스도교가 예루살렘을 넘어 이방인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는 순교자의 모범으로서 여러 초기 교부로부터 큰 칭송을 받았다. 복음이 선포되는 곳마다 그의 이야기도 함께 전해졌고, 로마 제국의 박해로 고통받던 초기 교회의 순교자들과 함께 그에 대한 공경이 시작되었다. 그의 순교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증거와 순교를 통해 그리스도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 것으로 생각해 예루살렘 교회에서는 4세기 말부터, 서방 교회에서는 5세기 초부터 주님 성탄 대축일 다음날인 12월 26일을 축일로 기념하게 되었다. 성경에는 그가 순교한 장소 또한 단순히 ‘성 밖’으로 나오는데, 5세기경의 전승에 따르면 예루살렘의 다마스쿠스 성문(Damascus Gate)에서 북쪽으로 350m 정도 떨어진 곳이라 한다. 그래서 테오도시우스 2세 황제의 아내인 에우도키아(Eudocia, ?~460년)가 그 자리에 ‘스테파누스가 돌에 맞은’ 성당을 세웠다고 한다. 이 성당은 7세기경 페르시아인에 의해 파괴되었고, 19세기 말 도미니코회 수도원 건축 때 잔해가 발굴되어 그 자리에 ‘예루살렘 성서 연구소’를 세워 기념하였다. 또한 성 스테파노의 순교 장소가 예루살렘 동쪽 키드론 골짜기라는 전승에 따라 올리브 산을 마주 보는 예루살렘의 동문을 ‘성 스테파노의 문’(St. Stephen’s Gate)으로 부르게 되었다. 사도행전의 증언대로 그의 무덤이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415년 8월 3일 루키아누스(Lucianus) 신부가 예루살렘에서 15km 떨어진 카파르 가말라(Kafar Gamala)에서 성 스테파노의 유해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 이후 성 스테파노의 유해는 에스파냐의 메노르카섬(Menorca Is.), 아프리카의 히포(Hippo), 그리고 예루살렘(Jerusalem), 시온(Sion),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을 거쳐 로마(Roma) 등으로 나누어져 전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각 도시에 보관된 유해 위에 성 스테파노 기념 성당이 건축되었고, 그 성당들에서 여러 기적이 일어나면서 그의 유해에 대한 공경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서방 교회에서는 9세기경부터 1955년 로마 보편 전례력에서 제외될 때까지 성 스테파노의 유해가 발견된 8월 3일을 ‘성 스테파노의 유해 발견 축일’로 기념하였다. 성 스테파노는 돌에 맞아 순교했다는 이유로 벽돌공 또는 석공의 수호성인 되었고, 지혜와 유창한 언변으로 학생들의 수호성인이 되었으며, 로마의 성 라우렌시오(Laurentius, 8월 10일)와 함께 부제들의 주보 성인으로 공경을 받고 있다. 옛 “로마 순교록”은 8월 3일 목록에서 성 스테파노의 유해 발견에 관해 전해주며, 12월 26일 목록에서 그의 첫 순교 사실을 언급하였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12월 26일 목록에서 사도행전이 전해주는 성 스테파노의 부제 선출과 설교 그리고 순교에 관해 기록하였다. 동방 정교회에서는 그의 축일을 12월 27일에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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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고종희 저, 명화로 읽는 성인전(알고 싶고 닮고 싶은 가톨릭성인 63인) - '스테파노', 서울(한길사), 2014년, 195-207쪽.
- 김정진 편역, 가톨릭성인전 하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서울(가톨릭출판사), 2004년, 34-36쪽.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의 발견', 서울(일파소), 2023년, 608-614쪽.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성 스테파노', 서울(일파소), 2023년, 91-99쪽.
- 한국가톨릭대사전편찬위원회 편, 한국가톨릭대사전 제8권 - '스테파노', 서울(한국교회사연구소), 2001년, 5258-5261쪽.
- L. 폴리 저, 이성배 역, 매일의 성인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서울(성바오로), 2002년, 320-322쪽.
사진/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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