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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로마 순교록”은 6월 26일 목록에서 이탈리아 로마의 첼리오(Celio) 언덕에 묻힌 성 요한네스(Joannes, 또한 요한)와 성 바오로(Paulus) 형제 순교자에 대해 전해주었는데, 성 요한은 콘스탄티누스 대제(306~337년 재위)의 딸인 동정녀 콘스탄티아/콘스탄티나(Constantia/Constantina)의 집사였고 성 바오로는 그의 비서였다. 그들은 나중에 배교자 율리아누스 황제(361~363년 재위)의 통치 중에 참수형을 받고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고 했다. 그들의 행적을 기록한 “수난기”에 따르면 배교자 율리아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말살하고 로마의 신들에 대한 우상 숭배를 재건하기 위해 박해를 시작했을 때, 콘스탄티아와 함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성 요한과 성 바오로 형제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배교할 것을 강요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용감히 신앙을 지키며 대항하자 시민들 앞에서 공공연히 참수하지 못하고, 첼리오 언덕에 있는 그들의 별장으로 경비대장 테렌티아누스(Terentianus)를 보내 비밀리에 참수한 후 집안에 준비한 구덩이에 묻고는 멀리 유배를 떠났다고 거짓 소문을 냈다. 하지만 그들의 순교에 관한 환시를 보고 무덤을 찾아온 크리스푸스(Crispus)와 크리스피니아누스(Crispinianus)와 베네딕타(Benedicta)라는 세 명의 그리스도인이 무덤에서 기도하던 중 공격을 받고 참수되어 근처에 묻혔다. 성 요한과 성 바오로 형제가 순교한 후 테렌티아누스의 아들이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미쳐가자 테렌티아누스는 아들을 순교자들의 무덤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비로소 치유를 받았다. 이 기적으로 인해 두 사람 모두 그리스도교로 개종했고 나중에 순교했다고 한다. 배교자 율리아누스 황제의 뒤를 이은 요비아누스 황제(363~364년 재위)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를 끝내고 로마 원로원 의원인 비잔티우스(Byzantius)와 그의 아들인 성 팜마치오(Pammachius, 8월 30일)에게 두 형제 순교자의 유해를 찾아 매장하도록 했다. 성 팜마치오는 362년경 순교한 성 요한과 성 바오로가 묻힌 별장 위에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성당을 398년에 건립하였다. 처음에 이 성당은 비잔티오 또는 팜마치오 대성당이란 이름으로 불렸는데, 이미 5세기 초부터 로마 사람들의 순례와 공경의 대상이 된 가장 중요한 무덤 성당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나중에 첼리오 언덕에 있는 성 요한과 성 바오로 대성당(Basilica dei Santi Giovanni e Paolo al Celio)으로 명명되었고, 외적의 침략과 지진으로 인해 손상된 후 여러 차례 복구와 증축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19세기 말 두 순교자의 무덤을 찾기 위해 대성당 밑에 대한 고고학적 발굴 작업을 진행하면서 두 순교자가 묻힌 옛 저택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그들이 묻힌 방에는 성 요한과 성 바오로의 순교와 관련된 내용 및 그리스도교적 주제를 담고 있는 고대의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었다. 성 팜마치오에 의해 대성당이 건립된 후 성 요한과 성 바오로 형제는 더욱 큰 공경을 받았고, 로마 전문(Canon, 오늘날 미사 경본의 감사기도 제1양식)에도 그 이름이 추가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성 요한과 성 바오로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을 타원형으로 둘러싼 열주 위에 세워진 140명의 성인 입상을 주인공이기도 하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6월 26일 목록에서 성 요한과 성 바오로를 로마에서 기념하는데, 상원 의원인 성 팜마치오의 부지가 있는 첼리오 언덕에 대성당이 건립되었다고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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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김정진 편역, 가톨릭 성인전(하) - '성 요한과 성 바오로 순교자', 서울(가톨릭출판사), 2004년, 258-260쪽.
-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 저, 변우찬 역, 황금 전설 : 성인들의 이야기 - '성 요한과 파울로', 서울(일파소), 2023년, 489-49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