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게오르기우스(Georgius, 또는 제오르지오)는 영국, 포르투갈, 독일,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 특히 베네치아(Venezia)와 페라라(Ferrara)의 수호성인으로 공경을 받으며, 군인과 보이 스카우트의 수호자이고 동방 교회에서 ‘위대한 순교자’로 공경을 받는 성인이다. 그러나 성인의 생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다만 그가 콘스탄티누스 대제 이전의 박해 때에 팔레스티나(Palestina)의 디오스폴리스(Diospolis)라고도 불리던 리다(Lydda)에서 순교하였다는 것과 황제 근위대의 군인이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이미 이른 시기부터 서방 교회와 동방 교회에 널리 알려졌다. 교회 전승에 따르면, 그는 아마도 카파도키아(Cappadocia)의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태어나 로마 군대에 들어가 황제의 근위대가 되었고,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신앙을 지키다가 참수형을 받고 순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6세기경에 이미 예루살렘과 안티오키아의 성당이 성 제오르지오의 이름으로 봉헌되었고, 동로마 제국 군인들의 수호성인으로서도 공경을 받았다. 그 외에도 시리아, 이집트 등에도 그의 이름을 딴 성당과 수도원이 많이 있었다. 6~8세기의 여러 순례자는 리다 혹은 디오스폴리스가 성 제오르지오 공경의 중심지이며 그곳에 그의 유해와 유물이 안장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그와 함께 그의 행적에 관한 많은 전설적 이야기들이 전해졌는데, 대개는 역사적 신빙성이 없는 것들이다. 6세기경부터 성 제오르지오에 관한 신화와 전설들이 널리 퍼졌는데, 그에 관한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복자 야고보 데 보라지네(Jacobus de Voragine, 7월 13일)의 “황금 전설”(Golden Legend)에 언급된 용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에 따르면 성 제오르지오가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일부 전승에 따르면 리비아의 해안 도시인 실레나)를 지나다가 어떤 여인을 만났는데, 그 여인은 용의 제물이 되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 나라는 매일같이 어린 양 두 마리를 용에게 제물로 바쳤는데, 양들이 거의 바닥나자 사람과 양 한 마리를 제물로 바쳤다. 제비를 뽑아 그날 용에게 희생될 사람을 뽑았는데, 성 제오르지오가 그 도시에 도착한 날은 마침 공주가 선택된 날이었다. 이 이야기를 모두 들은 성 제오르지오는 달아나기는커녕 공주(또는 공주를 대신한 하녀)와 함께 기다리다가 용이 나타나자 십자가 모양을 만들어 또는 창으로 찔러 용을 붙잡았다. 그리고 공주의 허리띠로 용의 목을 묶어 도시로 데려온 그는 그 도시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는다면 용을 죽이겠다고 하자 왕과 백성들이 기꺼이 동의하였다. 성 제오르지오는 창으로 용을 찔러(또는 칼로 용의 머리를 잘라) 죽였고, 왕을 비롯한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두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고 세례를 받았다. 그는 왕국의 반이라도 주겠다는 왕의 제안을 거절하고, 하느님의 교회들을 잘 돌보고 성직자들을 존경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그 나라를 떠났다고 한다. 7~8세기에 그의 이야기는 영국에까지 널리 알려졌다. 어떤 이유로 그가 영국의 수호성인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이름은 8세기 영국의 역사가이자 교회 학자인 성 베다(Beda, 5월 25일)의 글에도 등장한다. 십자군 전쟁을 거치면서 그에 대한 공경을 더 널리 전파되었다. 잉글랜드의 왕인 리처드 1세(Richard I)는 자신과 자신의 병사들을 그의 보호에 의탁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군인들의 특별한 수호성인이 되었으며 영국 기사도의 상징이 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에 많은 화가가 그의 모습을 그렸는데, 그는 대체로 붉은 십자가가 새겨진 깃발과 함께 갑옷을 입은 젊은 기사로 묘사되었다. 그는 주로 말 위에서 창으로 용을 겨누거나 칼이나 창으로 용을 죽이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현재 영국 해군에서 사용하는 기장은 하얀 바탕에 붉은색으로 커다란 성 제오르지오의 십자가가 그려진 모양인데, 이는 영국 국기(유니언잭) 도안의 일부이기도 하다. 옛 “로마 순교록”과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4월 23일 목록에서 고대부터 동방과 서방 교회에서 순교자로서 큰 공경받아온 그의 이름을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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