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SAINT
성인목록
|
성 헨리쿠스 월폴(Henricus Walpole, 또는 헨리코 월폴)은 1558년에 영국 잉글랜드 동부 노퍽(Norfolk)의 도킹(Docking)에서 태어났다. 그는 법학을 공부하기 위해 케임브리지(Cambridge) 대학과 런던의 그레이즈인 법학원(Gray’s Inn) 등에서 수학했다. 그는 그레이즈인 법학원에 다니는 동안 정부의 종교 정책에 저항하는 상류 계층 사람들과 자주 교제하여 정부 스파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가톨릭 신자였지만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 여왕의 종교개혁 이후 신앙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던 그는 1581년 12월 1일 런던의 타이번(Tyburn)에서 성 에드문도 캠피언(Edmundus Campion)이 잔혹한 방법으로 처형될 때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성 에드문도 캠피언의 순교를 목격하면서 순교자의 피 한 방울이 자기 옷에 묻자 이를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끼고 사제가 될 결심을 했다. 그는 즉시 법학 공부를 중지하고 노퍽의 아버지를 찾은 다음 신학 공부를 위해 프랑스 북동부의 랭스(Reims)로 갔다. 1582년 7월 그는 랭스의 영국 대학에 입학하고 1584년 2월 4일 예수회에 입회했다. 그는 건강상의 문제로 퐁타무송(Pont-a-Mousson)에 있는 스코틀랜드 대학으로 옮겨 나머지 공부를 마치고 1588년 12월 17일 파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그 후 그는 1년 동안 북해 연안의 저지대 국가(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로 파병되어 활동 중인 에스파냐 군대에 있는 영국 가톨릭 신자들을 대상으로 사목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1589년 열띤 토론을 벌이던 칼뱅파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에게 체포되어 영국 플러싱(Flushing)에 있는 요새로 이송되어 고문을 당했다. 1년 동안 감옥에 갇혔다가 풀려난 후 그는 에스파냐의 세비야(Sevilla)와 바야돌리드(Valladolid)에 새로운 영국 신학교를 설립하는 일을 돕기 위해 파견되었다. 그는 영국 군인이었던 막내아우와 함께 프랑스 북부 됭케르크(Dunkirk)에서 배를 타고 스코틀랜드로 향했다. 당시 잉글랜드 남부의 항구들은 페스트로 인해 폐쇄된 상태였다. 열흘 동안 바다에서 폭풍에 시달리던 그는 1593년 12월 4일 요크셔(Yorkshire)의 플람보로 곶(Flamborough Head) 해안에 도착했다. 동생과 바로 헤어진 그는 요크로 가던 중에 한 남자의 배신으로 브리들링턴(Bridlington)의 한 여관에서 체포되었다. 그는 요크 성에 갇혔다가 이듬해 2월 런던탑으로 이송되어 유명한 가톨릭 사제 사냥꾼인 리차드 톱클리프(Richard Topcliffe)에게 잔혹한 고문을 당했다. 그는 1595년 봄에 재판을 위해 요크로 이송되어 4월 3일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4월 7일, 글로스터(Gloucester) 교구의 복자 알렉산데르 롤린스(Alexander Rawlins) 신부와 함께 같은 수레를 타고 요크의 형장으로 끌려갔다. 복자 알렉산데르 롤린스 신부가 먼저 순교하고 그 뒤를 이어 성 헨리코 월폴이 교수형과 극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성 헨리코 월폴은 1929년 12월 1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시복되었고, 1970년 10월 25일 교황 성 바오로 6세(Paulus VI)에 의해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40위 순교자’(The Forty Martyrs of England and Wales) 중 한 명으로 성인품에 올랐다. 그의 축일은 개인적으로는 순교한 날인 4월 7일에 기념하고, 시성 후에는 40위 순교자의 일원으로서 시성일인 10월 25일에 기념해 왔었다. 2000년에 잉글랜드와 웨일스 교회의 새 전례력이 교황청에서 승인된 이후 40위 순교자들의 축일은 5월 4일로 옮겨져 종교개혁 시대에 순교한 모든 복자 · 성인들과 함께 ‘영국의 순교자’(The English Martyrs)라는 이름으로 전례 안에서 기념하고 있다. 이날은 종교개혁 시대 영국에서 순교한 영국 성공회의 순교자와 성인들의 기념일과 같은 날이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4월 7일 목록에서 영국 요크에서 예수회의 성 헨리코 월과 복자 알렉산데르 롤린스가 가톨릭 사제라는 이유로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때에 감옥에 갇혀 잔혹한 고문을 받고 순교했다고 기록하였다.♣
|
참고자료
- 조지프 틸렌다 저, 박병훈 편, 예수회 성인들 - 예수회 고유미사에서 기념하는 성인과 복자의 약전, 서울(도서출판 이냐시오영성연구소), 2014년, 301-30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