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레미기우스(또는 레미지오)는 437년경 프랑스 북서부 피카르디(Picardie) 지방 랑(Laon) 근교의 세르니앙라오누아(Cerny-en-Laonnois)에서 갈로로망(Gallo-Roman) 귀족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에밀리우스(Aemilius)는 랑의 백작이었고 어머니는 성녀 칠리니아(Cilinia, 10월 21일)이고, 동생도 나중에 수아송(Soissons)의 주교가 된 성 프린치피오(Principius, 9월 25일)이다. 일찍이 랭스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은 성 레미지오는 학식이 뛰어나고 성덕이 높았기 때문에 불과 22살인 459년에 랭스의 주교로 선출되었다. 이때부터 그는 70년 이상 주교직을 수행하며 갈리아 지역 동쪽을 점령한 프랑크족의 개종을 위해 힘썼다. 그의 가장 큰 업적 중의 하나는 498/9년경 이교도로 북부 프랑스 지방을 다스리던 프랑크 왕국의 초대 왕인 클로비스 1세(Clovis I)를 개종시킨 것이다. 역사가인 투르(Tours)의 성 그레고리오(Gregorius, 11월 17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정확한 연도를 적지는 않았으나 성탄절에 클로비스 1세가 전사 3,000명과 함께 랭스의 주교인 성 레미지오에게 세례를 받았다고 기술하였다. 클로비스 왕의 세례는 프랑크족의 복음화뿐만 아니라 서방 교회의 역사에 커다란 변화의 가져온 계기가 되었다. 그의 개종 동기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의 두 번째 부인인 성녀 클로틸다(Clotildis, 6월 3일)의 영향과 로마 귀족 출신으로 랭스의 주교인 성 레미지오와의 협력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클로비스 왕은 갈리아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하던 중 알라마니(Alamanni)족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고, 그의 아내인 성녀 클로틸다가 믿는 하느님이 그에게 승리를 가져다준다면 그 하느님을 믿겠다고 서약했었다. 그리고 496년 톨비악(Tolbiac)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후 498년 또는 499년 성탄절에 세례성사를 받았다. 9세기에 전해진 전설적 이야기에 따르면, 클로비스 왕의 세례식 때 흰 비둘기 모습을 한 천사가 성 레미지오 주교에게 하늘에서 가져온 성유병을 건네주었고, 성 레미지오가 클로비스의 이마에 그 성유를 발라주었다고 한다. 이로써 클로비스는 구약 시대의 왕들처럼 하느님에게 선택받은 왕이라는 전설이 생겼고, 후대 프랑스의 왕들도 즉위식 때 이 거룩한 기름을 바르는 도유식을 대부분 거행하였다. 성 레미지오는 탁월한 행정가이자 선교사였다. 그는 정통교회와 교리의 수호자로서 아리우스파(Arianism)를 적극적으로 몰아냈고, 어느 아리우스파 주교를 회개시킨 사례도 있었다. 그는 교황의 허가와 클로비스 왕의 도움을 받아 투르네(Tournai), 캉브레(Cambrai), 테루안(Therouanne), 아라스(Arras), 랑(Laon)에 교구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왕에게 탄원하여 수아송 성당에서 탈취한 성작(聖爵)을 돌려주게 할 만큼 큰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성 레미지오는 533년경 100년에 가까운 삶을 마치고 1월 13일 랭스에서 선종하였다. 그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힘찬 주교였고, ‘프랑크 민족의 사도’로서 공경을 받고 있다. 교황 레오 9세는 1049년 성인의 유해와 유품을 랭스 대성당 근처에 있는 생레미(Saint-Remi) 수도원으로 옮겼다. 옛 “로마 순교록”은 1월 13일에 세상을 떠난 성 레미지오의 축일을 그의 유해가 이장된 날인 10월 1일에 기념한다고 기록하였다. 하지만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성 레미지오가 선종한 날인 1월 13일로 축일을 옮기고, 클로비스 왕에게 세례를 주고 프랑크족의 개종을 위해 70년 이상 주교직을 수행한 후 놀라운 삶을 마친 그의 성덕을 칭송하였다. 성 레미지오는 프랑스에서 레미(Remi)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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