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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의 성 벤체슬라오(Wenceslaus, 9월 28일) 왕의 할머니인 성녀 루드밀라는 860년경 멜니크(Melnik)에서 소르비아인 왕자의 딸로 태어나 873년에 보헤미아의 공작 보르지보이 1세(Borivoj I)와 결혼하였다. 이들 부부는 ‘슬라브인들의 사도’로 불리는 성 메토디오(Methodius, 2월 14일)의 노력으로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다. 성녀 루드밀라는 남편과 함께 보헤미아 지방에 첫 번째 성당을 세우고 그리스도교를 전파하고자 노력했으나 왕가의 반대에 부딪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들은 이교도를 믿는 반대파에 의해 나라 밖으로 쫓겨났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889년경 남편마저 세상을 떠났다. 915년경 그녀의 아들인 브라티슬라프 1세(Vratislaus I)가 왕위를 계승하면서 전국을 통치하게 되었는데, 브라티슬라프는 906년경 이교도를 믿는 드라호미라(Drahomira)와 결혼하였다. 성녀 루드밀라는 브라티슬라프와 드라호미라 사이에서 태어난 손자인 성 벤체슬라오와 볼레슬라우스(Boleslaus)를 어려서부터 돌보며 세례를 주고 올바른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였다. 921년 브라티슬라프가 전투에서 사망하고 어린 성 벤체슬라오가 왕위를 계승하자 드라호미라의 섭정이 시작되었다. 이교도 신자인 드라호미라는 반그리스도교적 정책을 펼치면서 자기 아들들에 대한 성녀 루드밀라의 영향력을 질투하였다. 결국 드라호미라는 자신을 따르는 두 명의 귀족을 시켜 921년 9월 15일 서부 보헤미아의 테틴(Tetin)에서 성녀 루드밀라를 목 졸라 살해하였다. 평소 덕스러운 성품으로 주민을 사랑해 백성들로부터 칭송받던 성녀 루드밀라는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신앙 때문에 순교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리스도교를 반대하는 왕가의 정치적 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함으로써 보헤미아인들에게 순교자로서 공경을 받고 있다. 그녀는 사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인으로 공경받았는데, 그녀의 손자인 성 벤체슬라오는 시성 절차의 하나로 925년에 할머니인 성녀 루드밀라의 유해를 프라하의 성 제오르지오(Georgius) 대성당으로 옮겨 모셨다. 12세기 말경 성녀 루드밀라는 보헤미아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어 오늘날의 체코에서 큰 공경을 받고 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9월 16일 목록에 보헤미아 프라하의 순교자인 성녀 루드밀라를 추가하면서, 그녀가 성 벤체슬라오를 교육하며 영혼 안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불러일으키려고 노력하다가 며느리인 드라호미라와 일부 이교도 귀족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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