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성 말쿠스(또는 말코)에 대해서는 성 히에로니무스(Hieronymus, 9월 30일)가 391/2년에 라틴어로 쓴 “포로가 된 수도승 말쿠스의 생애”(Vita Malchi monachi captivi)를 통해 알려졌다. 성 히에로니무스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소아시아 남동부 니시비스(Nisibis) 인근에서 살던 한 농부의 유일한 자녀로 태어났다. 어른이 된 성 말쿠스는 부모의 결혼 강요를 피하려고 집을 떠나 안티오키아(Antiochia) 교외 칼키스(Chalcis) 사막에서 은수자 공동체에 들어가 수도승이 되었다. 몇 년이 지난 후 그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상속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원장의 만류를 뿌리치고 집에 다녀오고자 했다. 그래서 자신의 집 방향으로 가는 순례자 무리에 끼어 가다가 사라센인에게 잡혀 노예로 팔려갔다. 성 말쿠스를 산 노예 주인은 함께 팔려온 다른 여자 노예와 그를 결혼시키려 했다. 그 여자의 남편은 이미 다른 주인에게 팔려간 상태였다. 그는 자신의 수도 성소를 지키기 위해 이미 결혼했다는 거짓말도 하고 부부관계도 맺지 않았다. 그 여인 또한 순결을 지키며 독신으로 살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자신과 함께 정결의 동반자가 되어주길 요청했다. 그래서 그들은 주인에게 말하지 않고 오누이처럼 지냈다. 그러다가 둘은 기회를 봐서 주인의 집을 탈출해 부풀린 염소 가죽에 의지해 강 하류로 도망갔다. 그들을 잡으려고 주인이 쫓아 왔을 때 한 동굴에 숨어 겨우 추적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동굴에서 살던 사자의 공격을 받아 죽을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전승에 의하면 성 말쿠스는 칼키스 사막에 있는 자신의 수도원으로 돌아갔고, 그 여인은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가족을 만나지 못해 다시금 성 말쿠스의 움막으로 찾아왔다. 그녀 역시 그곳에서 은수자로 살기를 원했다. 말년에 성 말쿠스는 에바그리우스(Evagrius) 주교의 지도를 받는 마로니아(Maronia)의 남자 수도원으로 갔고, 그의 아내 또한 마로니아에 있는 여자 수도원으로 옮겨 여생을 보냈다. 성 히에로니무스는 그들의 높은 덕은 비길 데가 없었다고 찬양했다. 그는 칼키스 또는 마로니아의 성 말쿠스로도 불린다. 동방 정교회는 그의 축일을 3월 26일에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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