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서산의 중인 집안에서 태어난 김사건 안드레아(金思健, Andreas)는,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교리를 배웠다. 1815년에 유배형을 받은 김창귀 타대오는 그의 아버지였고, 그해 강원도 원주에서 옥사한 김강이 시몬(金鋼伊, Simon)은 그의 큰아버지였다. 본디 김 안드레아의 집안은 부유하였으나, 부모가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 뒤부터 재산을 버리고 이곳저곳으로 이주해 다닌 탓에 가난하게 되었다. 그의 가족이 피신해 다닌 곳은 전라도 고산, 경상도 진보, 강원도 울진 등지였다. 그러다가 김 안드레아는 1815년의 을해박해 때 아버지와 함께 체포되었으나, 마음이 약해져 석방되고 말았다. 이후 그는 ‘참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여기면서 가끔 당시의 일을 후회하곤 하였다. 아버지가 유배를 간 뒤 김 안드레아는 경상도로 이주하였다. 이곳에서 그는 기도와 전교, 성경 읽기에 많은 시간을 바치면서 교리를 실천하는 데 열중하였다. 또 신자 가정을 찾아 교회 서적과 성물을 전해 주거나 교리를 가르쳐 주었고, 죽을 고비에 있는 비신자 자녀들에게는 대세를 주었다. 그러면서 김 안드레아는 다시 순교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1827년에 정해박해가 일어나자, 김 안드레아는 체포될 것으로 짐작하고 천주의 섭리를 잘 따르고자 많은 기도를 드렸다. 실제로 얼마 안 있어 포졸들이 그를 체포하러 왔고, 그는 이내 상주로 끌려가 문초를 받게 되었다. 이때 그는 ‘교우들을 밀고하라.’는 관장의 명을 거부하고, 오히려 천주교의 주요 교리와 십계명을 상세히 설명하였다. 그러자 관장은 화가 나서 혹독한 형벌을 가하도록 하였다. 그는 다리뼈가 허옇게 드러났지만, 마음이 약해지기는커녕 기쁜 마음으로 이를 참아 내었다. 며칠 뒤 김 안드레아는, 경상도의 수부인 대구로 압송되어 다시 혹독한 형벌을 받아야만 하였다. 그러나 그는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그는 전주로 이송되어 포졸들이 교우들에게서 빼앗은 성물에 대해 답변을 한 다음, 다시 대구로 끌려오게 되었다. 대구 옥에는 형벌을 이겨 낸 많은 교우들이 김 안드레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들과 함께 12년 동안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만 하였다. 그러다가 1839년에 기해박해가 일어난 뒤, 다시 한 번 배교 여부를 묻는 문초가 있었는데, 이때 임금에게 올린 사형 선고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김사건은 천주를 공경하여 받들었고, ‘그 묘미를 깊이 깨달아 비록 죽을지라도 여한이 없다.’고 하였으니, 법에 따라 처단하려고 합니다.” 1839년 5월 26일(음력 4월 14일), 김사건 안드레아는 마침내 동료들과 함께 형장으로 끌려 나가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였으니, 당시 그의 나이는 45세였다. 포졸들은 그의 시신을 수습한 뒤 예를 다하여 장사를 지내 주었으며, 신자들은 오랫동안 그를 특별히 공경하였다. 김사건 안드레아는 대전교구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고자 한국을 사목방문한 교황 프란치스코(Franciscus)에 의해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동료 순교자 123위와 함께 시복되었다. 시복미사가 거행된 광화문 광장 일대는 수많은 순교자와 증거자가 나온 조선 시대 주요 사법기관들이 위치했던 곳이며, 또한 처형을 앞둔 신자들이 서소문 밖 네거리 · 당고개 · 새남터 · 절두산 등지로 끌려갈 때 걸었던 순교의 길이었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은 매년 5월 29일에 함께 축일을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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