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에렌트루디스(Erentrudis)는 7세기 중엽 독일 남서부 보름스(Worms) 또는 프랑스 서부에서 아일랜드계 스코틀랜드 왕족 출신으로 태어났다. 그녀는 당시 보름스의 주교로 사목하던 성 루페르토(Rupertus, 3월 27일)의 조카로 수녀가 되어 보름스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며 삼촌의 선교 활동을 도왔다. 그리고 삼촌을 따라서 또는 삼촌을 부름을 받고 고대 바이에른(Bayern) 지방의 잘츠부르크(오늘날 오스트리아 서부의 도시)로 갔다. 성 루페르토는 바이에른 공작과 그의 아내의 지원을 받아 714년경 묀히스베르크(Monchsberg) 남동쪽, 당시 카스텔룸 수페리우스(Castellum Superius)라고 불리는 성(城)이 있던 곳에 수도원을 설립하였다. 성녀 에렌트루디스는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성 베네딕토회의 논베르크(Nonnberg) 수도원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초대 수녀원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녀는 귀족 출신으로 고등 교육을 받았기에 다른 귀족 출신 수녀들과 함께 주민들의 생활과 교육 수준을 높이고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성녀 에렌트루디스는 718년경 논베르크 수도원에서 선종하여 수도원에 묻혔다. 전승에 따르면 그녀는 성 루페르토가 선종하기 얼마 전 주교의 부름을 받고 방문했었다. 그때 성 루페르토는 그녀에게 비밀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받고 몇 가지 약속을 했다고 한다. 그 약속 중 하나는 성 루페르토가 죽고 난 뒤 자신을 따라 영생에 들겠느냐고 물었을 때 성녀 에렌트루디스는 기꺼이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성 루페르토가 선종하고 얼마 후에 그녀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있을 때 주교가 발현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사랑하는 자매여, 이제 천국에 들어갈 때가 되었으니 어서 오시오.” 그 후 그녀는 병에 걸려 며칠 뒤인 718년경 6월 30일 선종하였다. 성녀 에렌트루디스는 선종한 후 오래 지나지 않아 성인으로 공경받았는데, 788년에 기록된 한 문서를 통해 확인되었다. 성녀 에렌트루디스는 17세기 이후 ‘잘츠부르크 시민의 어머니’로 공경을 받았고, 1986년에 잘츠부르크 교구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6월 30일 목록에 잘츠부르크 논베르크 수도원의 초대 수녀원장이었던 성녀 에렌트루디스의 이름을 추가하였다. 그녀는 성 루페르토의 조카였으며 기도와 활동으로 성 루페르토의 선교 활동을 지원했다고 기록하였다. 성녀 에렌트루디스는 성녀 에렌트루다(Erentruda)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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