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로마 순교록”은 2월 14일 목록에서 테르니의 성 발렌티노(Valentinus, 2월 14일) 주교 순교자의 시신을 옆에서 지켜보던 성 프로쿨로(Proculus)와 성 에페부스(또는 에페보)와 성 아폴로니오(Apollonius)가 전직 집정관인 레온티우스의 명령으로 처형되었다고 전해주었다. 전승에 따르면 그들은 로마(Roma)에서 공부하기 위해 그리스의 아테네(Athenae)에서 유학 온 이교도 학생으로 크라톤(Craton)이라는 수사학자의 집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크라톤은 자기 아들이 심한 병으로 고통을 받자 성 발렌티노 주교를 청했고, 성 발렌티노가 밤새도록 간절히 기도해서 아이의 병이 낫자 가족 모두 세례성사를 받았다. 이를 지켜본 크라톤의 제자인 성 프로쿨로와 성 에페보와 성 아폴로니오도 세례를 받고 성 발렌티노의 충실한 제자가 되었다. 그들은 스승인 성 발렌티노 주교가 순교하자 그의 시신을 테르니로 모셔와 안장하였다. 그 뒤에 그들은 많은 이교도를 그리스도교로 개종시켰고 그로 인해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다. 사형 집행인은 사람들이 그들을 감옥 밖으로 탈출시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한밤중에 그들의 참수형을 집행하였다. 그들의 시신은 동료 신자들에 의해 수습되어 성 발렌티노 주교 무덤 근처에 안장되었다. 후대에 성 프로쿨로에 관한 여러 전설이 생겼는데, 310년 막센티우스 황제(306~312년 재위) 치하에서 순교한 테르니의 성 프로쿨로(4월 14일) 주교와 같은 인물로 보기도 한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이들 세 명의 순교자에 대해 더는 기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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