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로마 순교록”은 5월 23일 목록에서 이탈리아 노르차에 성 에우티키오(Eutychius)와 성 플로렌티우스(또는 플로렌시오) 수도승이 있었다며 교황 성 대 그레고리오 1세(Gregorius I, 9월 3일)가 그의 저서 “대화록”(Dialogorum Libri)에서 언급한 내용을 전해주었다. 성 에우티키오는 성 플로렌시오와 함께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Umbria) 지방 노르차(라틴어로 누르시아[Nursia]라고 부르는 도시) 근처에서 은수자로 생활했다. 그 후 성 에우티키오는 동고트족이 이탈리아를 침략했을 즈음에 인근 카스토리아(Castoria) 계곡의 피에디발레(Piedivalle)에 있는 수도원의 원장으로 선출되어 수년간 수도원을 다스렸다. 그 수도원은 성 에우티키오가 설립자는 아니지만 나중에 그의 이름을 따서 산테우티치오(Sant’Eutizio) 수도원으로 명명되었다. 교황 성 대 그레고리오 1세가 전해주는 전설적인 이야기에 따르면 성 에우티키오가 수도원장이 되어 떠났을 때, 성 플로렌시오는 혼자 남아 슬픔 속에 은수 생활을 이어가며 하느님께 동료를 보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은수처를 나서자마자 곰 한 마리를 발견했는데, 그 곰에서 평소 기르던 양(염소) 네다섯 마리를 돌보도록 명령했다. 곰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였다. 그런데 그의 성덕과 명성을 시기한 수도승들이 그 곰을 죽였고, 그로 인해 성 플로렌시오는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성 에우티키오가 그를 위로하러 왔다가 너무도 큰 슬픔에 위로마저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 플로렌시오를 보고 주님께서 죄인들에게 엄한 벌을 내려주시길 기도했다. 그 후 그 수도승들은 희귀한 병에 걸려 죽었다고 한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5월 23일 목록에서 교황 성 대 그레고리오가 전해준 바에 따르면 움브리아 지방 노르차에서 처음에는 성 플로렌시오와 함께 은수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을 하느님께 인도했고, 나중에는 인근 수도원을 거룩하게 다스린 성 에우티키오 수도원장을 기념한다고 기록하였다. 성 에우티키오의 선종 시기는 자료마다 다르게 나오는데, 개정 “로마 순교록”은 487년경으로 표기하였다(?). 그는 선종 후에 피에디발레의 수도원 성당에 묻혔다. 성 플로렌시오는 성 에우티키오가 선종한 후 폴리뇨(Foligno)로 가서 그곳에서 선종했다고 알려져 있다. 선종 시기와 장소에 대해 다른 자료들은 대체로 성 에우티키오가 540년 5월 23일에 노르차 근처 피에디발레에서 선종했고, 성 플로렌시오는 547/8년 6월 1일에 폴리뇨에서 선종해 그곳 대성당에 묻힌 것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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