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가인 카이사레아(Caesarea)의 에우세비우스(Eusebius)는 325년에 완성한 “교회사”에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193~211년 재위)의 박해 때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교리 학교에서 이교도들에게 신앙을 가르쳤던 젊은 오리게네스(Origens)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박해가 본격화하면서 오리게네스의 제자를 포함해 수십 명이 순교했는데, 에우세비우스는 그중에서 오리게네스의 제자 7명과 다른 두 명의 이야기를 포함해 모두 9명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옛 “로마 순교록”과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6월 28일 목록에서 그중 8명의 순교자에 대해 전해주며, 나머지 한 명인 성 바실리데스 순교자는 6월 30일 목록에서 따로 기록하였다. “로마 순교록”에 따르면 오리게네스의 7명의 제자는 성 플루타르코(Plutarchus), 성 세레노(Serenus), 성 헤라클리데스(Heraclides), 성 헤론(Heron), 또 다른 성 세레노(Serenus), 성녀 라이스(Rhais), 성녀 포타미외나(Potamioena)이다. 그들 중에 성 헤라클리데스와 성녀 라이스는 예비신자였고, 성 헤론은 새영세자였다. 그들은 자기들의 신앙을 확고히 증언했고, 모진 고문을 받은 후 참수형과 화형 등으로 순교의 월계관을 썼다. 소녀 예비신자였던 성녀 라이스는 화형을 당해 순교했는데, 오리게네스는 그녀가 불로 세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 순교자 중에서 성녀 포타미외나의 이야기가 가장 잘 알려졌는데, 젊고 아름다우며 신심 깊은 그리스도인이었던 그녀는 가장 잔인한 형벌을 받고 순교하였다. 그녀는 신앙과 정결을 지키기 위해 모진 고문을 받은 끝에 화형으로 순교했는데, 그때 그녀의 어머니인 성녀 마르첼라(Marcella)도 함께 화형을 당해 순교하였다. 그리고 성녀 포타미외나와 성녀 마르첼라의 사형을 집행한 이는 성 바실리데스라는 로마군의 경비대 장교였다. 그는 성녀 포타미외나의 경건함에 감동해 처형장으로 이동하면서 정중하게 대했고, 그녀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사람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주었다. 성녀 포타미외나는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자기가 죽으면 그를 대신해 하느님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성녀 포타미외나와 성녀 마르첼라는 끓는 타르가 담긴 가마솥에 들어가 죽을 때까지 고통을 겪는 가장 혹독한 화형으로 순교하였다. 그 후 성 바실리데스는 자신에게 나타나 머리에 면류관을 씌워주는 성녀 포타미외나의 환시를 보았고, 바로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여 체포되고 감옥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 날 그리스도인으로서 짧은 전투 끝에 영광스러운 순교자가 되었다. 성 바실리데스를 위해 하느님께 대신 기도해준 성녀 포타미외나의 이야기는 성인들을 통한 전구(轉求, Intercessio) 교리에 대한 초기 증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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