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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전례 음악 어떻게 준비할까? (2) 말씀 전례와 음악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07 조회수1,634 추천수0

미사 전례 음악 어떻게 준비할까? (2) 말씀 전례와 음악

 

 

미사 전례를 이루는 두 개의 큰 식탁 중 말씀의 식탁(말씀 전례)에서 미사는 본 예식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주로 하느님의 말씀이 공동체에 선포된다. 우리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보여주는 독서들을 통해 신자들은 양육되며, 침묵과 강론을 통해 이를 소화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화답송과 신경으로 이 말씀에 화답하게 된다. 말씀 전례는 아래 세 개의 부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말씀 전례 가운데 음악과 연관되는 것들을 여기서 다루어보고자 한다.

 

· 첫째 부분: 제1독서(구약성서에서) - 화답송(응답) - 제2독서(신약성서에서)

· 둘째 부분: 복음 환호송(Alleluia) - 복음 봉독 - 강론

· 셋째 부분: 신경(필요할 때에) - 보편지향기도

 

 

1. 독서 사이의 노래

 

말씀 전례의 중심 부분은 성서에서 취한 독서들과 그 사이에 오는 노래로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제1독서와 제2독서 사이, 그리고 제2독서와 복음 사이에 부르는 노래들이 있으며, 이들은 화답송, 부속가 그리고 복음 환호송이다.

 

1) 화답송 

 

제1독서 끝에는 화답 시편(psalmus responsorius, 간단하게 화답송이라고 한다.)이 뒤따른다. 말씀 전례의 본질적 부분인 이 화답송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묵상을 촉진하는 것으로, 전례적으로나 사목적으로 큰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 61항: 이하 「총지침」으로 표기).

 

유다인들의 회당 예식을 계속해서 이어가던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전통적으로 성서 낭독에 시편이나 찬가를 노래함으로써 하느님 말씀에 응답하였다. 로마에서는 독창자나 차부제가 제1독서가 끝난 뒤에 독서대의 한 계단(gradus, 층계 또는 계단) 아래에 서서 시편을 노래하였다(그래서 층계송, graduale란 명칭이 생겨났다.). 독창자가 시편 구절을 부르고, 신자들은 주로 시편 자체에서 가져온 짧은 후렴으로 응답하였다. 이 후렴은 한때 매우 화려한 선율로 발전하였고, 시편 자체는 생략되기도 하고 성가대에서 연주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말씀 전례의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이제 화답송은 말씀 전례의 본질적 요소가 되었다. 

 

시편은 노래 기도이다. 말씀 전례는 이 화답 시편이 노래로 불릴 때 더 큰 생명력을 가진다. 노래를 부름으로써 신자들은 더욱 말씀에 집중하게 되고 투신하게 된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화답송은 노래로 불러야 하는데, 이를 노래하는 방법은 화답 형식(modus responsorialis)과 직접 형식(modus directus) 두 가지가 있다(「미사 전례 성서 총지침」, 20항 참조). 첫 번째는 선창자가 노래하면 회중은 후렴으로 노래에 참여하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선창자만 노래하고 회중은 조용히 듣거나 아니면 회중 전체가 선창자와 함께 노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총지침 61항의 “적어도 백성이 맡는 후렴의 경우에는, 노래로 부르도록 되어있다.”를 감안하면 화답 형식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것은 화답송의 노래 형식이 어떤 것이 되었건 회중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하며, 회중들이 시편에 익숙하도록 하고, 암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시편을 노래하는 방법은 아름다워야 하고, 신자들의 마음을 끄는 것이어야 하며, 외우기 쉬운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편은 독서들 가운데 하나와 문맥상으로나 영성적인 관련을 맺고 있다. 많은 경우에 어떤 전례시기에 전통적인 시편을 여러 세기에 걸쳐 사용하였다. 한국교회의 많은 공동체들이 매주 또는 매일 화답송을 배우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 전통 시편을 이용한 ‘절기 시편’(seasonal psalm)을 사용하도록 권하고 싶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대림시기: 시편 25. 80. 85; 성탄주간: 시편 96 - 98; 공현시기: 시편 72; 사순시기: 시편 26. 51. 91. 130; 성주간: 시편 22; 성삼일: 시편 66. 118; 부활시기: 시편 65. 118; 성령 강림 대축일: 104. 특정한 어떤 시기에 하나의 시편만을 이용함으로써 새로운 시편을 자주 배우고 익혀야 하는 부담감에서 음악 봉사자들이나 신자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화답송은 행동을 수반하는 노래는 아니다. 방금 들은 하느님 말씀에 대하여 하느님의 말씀인 시편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화답송은 시편 이외의 다른 창작 성가로 대신하지 못한다. 아울러 이 노래는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기능을 가진다. 시편 독창자는 시편 구절을 아주 단순한 선율로 읽더라도 노래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평일미사에서도 대부분의 신자들이 무반주로 부를 수 있는 아주 단순한 시편 노래 몇 개를 배울 수 없을까? 화답송은 아주 드문 경우에만 낭송된다. 만약 음악을 구할 수 없거나 노래를 부를 마땅한 사람이 없을 때에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데 적합한 방식으로(「총지침」, 61항) 알아듣기 쉽도록 천천히 감정을 넣어 잘 읽어야 할 것이다. 또한 화답송을 위한 선창자의 자리는 해설자석이 아닌 독서대여야 한다.

 

2) 부속가(Sequentia)

 

알렐루야가 발전하는 초기에 이 환호송을 시작하는 독창자들이 ‘알렐루야(Alleluia)’의 마지막 음절, 곧 ‘-ia’를 길게 그리고 즉흥적으로 아름답게 장식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마지막 음절을 길게 장식하여 노래하는 법을 ‘Jubilus’라 하며, 이것을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가사 없는 기쁨(Joy without words)’이라고 묘사했다. 중세 초기에는 이 마지막 음절 위에 가사를 붙이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더욱 발전하여 독일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수많은 ‘부속가’를 만들어내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부속가는 어느 정도 독립된 음악 작품으로서 가끔은 운문의 가사를 가지고 있었다. 거의 5,000개에 이르던 부속가들은 16세기 트리엔트 공의회의 결정에 따라 거의 없어지고, 지금 전례에서는 오직 4개의 부속가만 사용되도록 되었다. 곧 예수 부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에는 의무적으로 부속가를 사용하여야 하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에는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부속가의 원래 위치는 알렐루야 다음이었지만 현 전례에서는 복음 환호송 알렐루야 앞에 노래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경우, 부속가는 한 곡도 작곡된 것이 없기에 노래로 할 수는 없고, 그냥 읽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3) 복음 독서 전 환호(복음 환호송)

 

복음 전에 하나의 독서만이 봉독된다면 화답송과 복음 환호송은 둘 다 노래로 부르거나 둘 중 하나만 노래할 수도 있다. 아무튼 복음 바로 앞에 오는 독서가 끝나면 전례시기에 따라 예식 규정대로 알렐루야나 다른 노래를 부른다. 다른 환호송도 마찬가지이지만 환호는 전례의 부수적 요소이거나 장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예식 또는 행위가 된다. 따라서 복음 전 환호는 반드시 노래로 불러야 한다. 이렇게 회중은 노래를 하면서 복음 선포에서 자신들에게 말씀하실 주님을 환영하고 찬양하며, 그분께 대한 믿음을 고백한다(「총지침」, 62항).

 

알렐루야는 히브리어에서 나온 것으로 그대로 직역하면 ‘너희는 주님을 찬미하라’이고 전례나 기도 가운데 공동체가 하느님 앞에서 또는 하느님을 향하여 외치는 기쁨의 환호이다. 이 전례적 환호, 알렐루야는 사순시기를 제외하고는 항상 노래한다. 아우구스티노 성인(354-430년)에 따르면 이 환호송은 주일마다 노래로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5세기경 로마에서는 이를 예수 부활 대축일에만 사용하였고, 그러다가 결국 모든 부활시기에 걸쳐 사용되었으며, 그 뒤 사순시기를 제외한 모든 전례시기에 사용되었다. 

 

알렐루야는 사순시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노래한다. 주일미사, 평일미사는 물론이고 장례미사 또는 위령미사에서도 노래로 한다. 평일미사의 경우, 만약 알렐루야 다음에 오는 시편 구절을 노래할 사람이 없다면, 이 부분만큼은 해설자나 어떤 사람이 이를 기쁘게 큰 소리로 읽을 수 있으며, 그 다음 모든 신자가 알렐루야를 노래로 하면 되겠다. 

 

알렐루야 노래가 부활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대로 사순시기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그 대신 『미사 전례 성서』에 제시된 복음 전 환호를 노래한다. 「총지침」에서는 화답송집에 있는 대로 다른 시편 또는 영송(詠誦, Tractus)을 노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62항 (나)). 이 영송은 서양 음악사에서는 ‘연경’(tractus)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 노래는 반복이 없는 독창곡이었다.

 

◈ 복음 환호송을 부를 때 유의할 점

 

ㄱ) 알렐루야는 사제가 시작하거나 필요에 따라 선창 또는 성가대가 시작한다. 그 다음 이를 모든 신자가 받아서 한 번 더 노래하고 그 다음에 『미사 전례 성서』에 있는 성경구절을 성가대나 선창자가 노래하면 신자들이 다시 알렐루야를 한 번 더 노래한다(「총지침」, 62항). 

 

ㄴ) 복음 환호송으로서 알렐루야나 복음 전 환호를 노래로 하지 않을 경우에 이 환호송을 읽기보다는 아예 빼버리는 것이 낫다(「총지침」, 63항 (다)). 왜냐하면 이 노래는 복음 환호송이다. 곧 듣게 될 하느님의 말씀, 하느님의 말씀은 곧 인간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다시 말해 복음 환호송은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영접하는 노래이다. 환호하며 그분을 반기는 표현은 말로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별 의미도 없다. 

 

ㄷ) 알렐루야를 노래할 때의 빠르기와 느낌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자. 즐겁고 기쁜 일이 있을 때 우리는 말씨가 빨라지고 음정이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하느님의 말씀을 영접하는 기쁨과 말씀에 대한 사랑이 우리 노래를 통해서 느껴지도록 해보자. 어떤 알렐루야를 노래하든 생기 있고, 빠르게 노래해야겠다. 그리고 그런 곡이 아니면 아무리 유명한 작곡가의 것이라도 절대 선택하지 말아야겠다. 

 

ㄹ) 알렐루야 또는 화답송에서 성경 구절을 노래하게 되는데, 이때 선창자는 어느 곳에서 끊고 숨을 쉬며, 쓸데없이 마지막 음의 직전 말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지나 않은지 늘 살펴야 한다. 물론 신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발음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신청자는 그렇게 큰 소리를 가지지 않은, 소리가 고운 사람이면 좋겠다. 이 성경 구절을 오페라의 아리아를 노래하듯 해서는 안 된다. 독창자는 자신을 자랑하지 말고 하느님의 말씀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기도(찬미)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선창자의 자리는 독서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2. 신앙고백

 

많은 경우에 신앙고백은 노래로 부르지 않는다. 신앙고백은 전체 신자들이 고백해야 하기에, 긴 신앙고백을 노래로 하는 것은 신자들에게 그렇게 편안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다만 오늘날 외국교회에서는 신자들이 후렴만 반복하여 노래하도록 하는 곡들이 등장하고 있다.

 

 

3. 보편지향기도

 

대축일이나 주일에는 보편지향기도에 대한 응답을 신자들이 노래로 할 수 있지만, 이 응답은 단순하고 짧아 반드시 모든 신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기도 응답은 전례 음악적으로 등급이 낮은 것이기에 평상시에는 권장하지 않는다. 또 미사 중 화답송과 복음 환호송은 꼭 노래로 불러야 하고, 신앙고백과 보편지향기도 응답 역시 노래로 할 수 있다. 그러나 보편지향기도에 바로 따라오는 예물 준비 때에도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이 기도는 노래로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음악을 선곡하는 사람은 노래로 전례를 과중하게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너무 많은 노래는 예식의 가치를 끌어내리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목, 2005년 6월호, 김종헌(대구대교구 성 김대건 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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