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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구가톨릭음악원 성음악 발표회참관기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2-11-26 조회수1,151 추천수11 반대(0) 신고

대구 가톨릭음악원 성음악 발표회 참관기

 

하느님의 노래, 하느님의 기쁨, 하느님께 감사!

 

몸이 두 개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잘 나가는 여자 탈렌트의 행복한 고민이 아니라 저의 독백입니다.

서울에서 뿐만 아니라 대구에도 요즘 가 볼 곳이 많습니다.

23일 토요일 저녁에  대구 그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공연(장소: 대구 컨벤션 센터)하는 "사랑의 묘약"을 관람했고 오늘도 인터불고 호텔에서 "조은아 파이프 오르간 귀국 연주회"가 겹쳐서 그 쪽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11월 25일(월) 저녁 7시30분 대구 성 김대건 성당에서는 대구 가톨릭음악원 설립 제 15주년 기념 성음악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2년 전 대덕 문화회관에서 연주회를 본 적이 있어서 그 동안 변화된 모습이 기대되는 연주였습니다. 김대건 성당은 자체 성가대도 활발하고 수준도 높습니다. 새 성당이고 천장도 높고 구조가 좋아 울림이 괜찮습니다. 큰 성당인데 좌석이 2층까지 거의 꽉 찼습니다. 오늘은 상세한 프로그람은 생략하고 총괄적인 소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연주회의 특색은 성음악의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다는 것과 신자들과 한 발짝 더 가까이 하는 성음악 연주회였다는 것이다. 종래 합창 위주에서 독창, 기악(첼로, 클라리넷) 독주, 그리고 국악기인 대금과 현악4중주협연 등을 선 보인 것이다.  

 

먼저 뿌에리 깐또리스(Pueri cantores/노래하는 아이들) 소년 합창단이 성당 입구(뒷편)에서 부터 행열노래-빛의 영광(The glory of the light)-를 노래하며 입장했다. 이어서 김정선 수녀 지휘로 무반주로 "오 거룩한 잔치여" 와 " Sicut in coelo et in terra"(하늘과 땅에서와 같이/ 2곡 서행자 수녀 작곡)을 불렀다. 이 합창단은 평소 철저한 시창, 청음 훈련으로 음감이 좋기로 정평이 있다. 지난 10월 부산에서 있었던 합창올림픽에도 출연하여 "동상"을 받은 바 있다. 총 31명 중 머스마 4명. 이 아이들이 빨리 커서 각 본당 성가대에 기여하면 좋겠다.  

 

오르간 독주는 이은주 교수의 연주(Toccata Undercima/ Georg Muffat 곡)가 있었다. 이은주는 분당 요한성당 오르가니스트이고 대구 가톨릭대학교 종교음악과(오르간)와 가톨릭음악원 교수이다. 전자오르간에, 2층에서 연주하는지라 시각적 효과는 기대할 수 없지만 교회음악에서 오르간이 빠질 수는 없다. 헌데 이 곡은 .....아무려나 토카타는 변덕스러울 만치 변화무쌍한 곡이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곡이다.

 

소프라노 이정아의 독창( Danke sei, Herr/ Handel 외 1곡)은 세련된 성악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맑고 고운 발성이 참 좋다. 역시 음악원 교수이다.  

 

음악원 합창단은 44명이고 이 중 남성이 10명이다. 남성은 2년 전 보다 3명이 줄었지만 남, 녀 모두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작년부터 펼쳐 온 장학사업(수혜자 총 13명)의 결실인 듯하여 기쁘고 고맙다. 연주 곡은 쉽지 않은 가브리엘 포레의 레뀌엠.....요즘 레뀌엠 연주 철이다.

 

각 성부가 정확한 라틴어 발음과 절제된 발성으로 맛을 키워 나갔다. 다만 우리 귀에는 오르간의 베이스 지속음과 느린 템포에 익숙한데 그랜드 피아노 반주에 좀 빠른 듯한 노래(특히 리베라 메, 독창과 합창)가  다른 느낌이 들게 한다. 피아노 반주를 하는 대신 첼로 반주를 추가한 것이 좋은 효과를 본 것 같다.(레뀌엠 같은 곡에는 첼로가  잘 어울린다). 곡 중 솔리시트 소프라노 고선미, 바리톤 김건우, 그리고 단원 중 테너 심윤성도 돋 보였다.

 

대금연주(이수준)도 관심을 가질만 했다. 독주가 아니고 현악4중주와 협연 형식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성가, 주여 임 하소서(메이슨 곡), 우리와 함께 주여(원선오 신부곡)를 메들리로 연주했다. 국악은 양악과 달라서 악기 연주자가 작곡하는 특성이 있다. 즉 가야금 연주자가 가야금 곡을 작곡하고 대금 연주자가 대금 곡을 작곡한다. 대금과 양악기가 맞추기는 매우 어렵다. 음계체계가 다르고 음량조절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국악기는 농현(요성)을 잘 써야 멋이 난다. 오늘 대금연주도 그러했고...처음에는 대금 소리가 작아서 귀를 기울여야 했으나 옥타브를 올리니 훨씬 낫다.

 

다시 김종헌신부 지휘로 혼성합창이 있었다. 우리가 미사 때 애창하는 곡들, "주 나의 목자되시니", "하늘 높은 곳에는", "경사롭다" 등을 독창과 높은 음을 넣어 합창으로 엮어 나아갔다. 음악용어로 고음부를 데스칸트(Descant)라고 하는 부분 하이소프라노(또는 테너) 창법이다. 바로크 시대에는, 특히 독일에서 미사(예배) 때 성가대는 높은 음으로 화음을 넣어 노래하고 회중은 보통 음역으로 노래하는 창법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성가대 능력이 되면 바람직한 방법이다. 보통 4-5절까지 있는 유절성가를 매양 같은 음역, 같은 화성, 같은 오르간음색으로 연주한다면 좀 단조롭고 답답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성탄을 고대하며 "고요한 밤"과 "어서 가 경배하세"를 다함께 제창하며 축제 기쁨을 나누었다.  휴식시간 없이 약 2시간 걸린 성음악 발표회였다.

 

오늘 연주는 대구 가톨릭음악원 합창단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작곡, 성악, 오르간, 국악 등)까지 모두 출연하여 음악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기악 연주를 전례에 응용할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교구 음악담당(성음악 감독)사제로서 전례음악 교육과 발전에 노심초사하는 김종헌신부님의 번민과 애정을 엿 볼 수 있었다. 프로그람에 있는 음악원 교과과정을 보니 종교음악과 과정과 비슷하다.(김신부님은 옛 효성여대, 현 대구 가톨릭대학교 시절에 종교음악과를 창설한 분이다).

 

 

대구 가톨릭음악원이 "교구 성음악 원천의 샘" 역할을 하고 있음에 감사드리며 좋은 성전을 허락한 성김대건성당 주임신부와 묵묵히 지원을 한 모든 봉사자들께도 고마운 마음이다. 뒷풀이로 마련된 푸짐한 음식도 금상첨화!

 

좋은 연주에 감사하며 내년 연주를 기다립니다.

 

 대구에서 김빠뜨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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