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 미사참례기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0-11-05 조회수815 추천수5 반대(0) 신고

(서른 번 째 전례성가 순례기)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연중 제 31주일입니다. 좋은 만추의 주일입니다.

[저도 주일을 참 좋아합니다. 그 이유중에 하나는  조간 신문과 뉴스를 안 보고 안 듣는날이기 때문입니다.

개혁대상인 정치판 사람들의 네 탓 공방도 역겹고

화려한 노벨상이다, 남북 회담이다, 아셈이다 해도 국민들은 실감이 안납니다.

공적자금이든 남의 돈이든 서민은 꿈도 못 꿀 돈을 억! 억! 하며 집어 삼켜도

문책하는 이, 문책 받는 이 없는 답답한 소식을 접하지 않으니 이게 어딥니까?

웬만한 성당 일년 예산은 그 사람들에겐 껌 값도 안됩니다!

올 성탄도 별 재정지원없이 제 주머니 돈 써가며 성탄 연습을 하는 많은 성가대들을 생각하면 슬퍼집니다].

 

오늘은 호반의 도시라는 춘천을 찾아 갔습니다.

암사슴이 시냇 물 찾아가듯 친구같은 아내와 청량리 역에서 아침 열차를 탔지요.

무궁화호인데 새 객차라 그런지 좋습니다. 늦 단풍의 경치도 괜찮더이다.

2시간 걸립니다. 올 때는 표를 못 구해서 직행 뻐스로 왔는데 좀 지루하고 힘듭니다.

 

 오늘 순례성당은 춘천교구 주교좌 성당인 죽림동 성당입니다. 초대, 2대 주교님은 아일랜드

출신 이셨고 3대는 장익 주교님 이지요. 죽림이란 지명은 특별히 대나무 숲이 있는 동네가 아니고 옛 날에

한 처녀가 죽었는데 그 무덤에서 대나무가 자랐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인 듯 합니다.

 

죽림동 성당은 춘천시 요지인 중앙시장 언덕에 위치하여 유동인구가 많지만 북박이 인구가 적고 자꾸 분가를 시키다 보니 신자 수로는 시내 9개 본당중에 6 번째 밖에 안되는 규모입니다. 약 1,700명 정도이고 노령화 현상은 지방 교구 공통 사항입니다.

 

1920년에 설립 되었으니 오래된 성당이고 아일랜드 선교사들이 사목을 해 왔었습니다.

지금 성당은 1949년에 돌로 지었는데 아주 아름다운 성전입니다(초석에 ANNO DOMINI 1949라고 씌어 있음). 라틴식 뽀죽탑이 있고

대리석 처럼 깍은 돌이 아니라 석공(중국)들이 손으로 다듬어서 쌓아 올린 예술품입니다.

정원도 널직-하여 조경이 자연스럽게 되어있고 무엇보다도 성당 뒤 뜰에 14위의 성직자(주교님 2명) 묘지가 있습니다. 마침 위령성월이라 돌 비석 마다 꽃이 놓여 있고 연도를 바치는 신자들이 보입니다. 주변은 잘 가꿔진 잔디밭이고...영화에서 보는 서양식 공원 같지요.

 

성전에 들어가 보니 최근 내부 수리를 말끔이 해서 원목마루와 의자가 깨끗하고 주님을 찬미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단면도를 보면 6인용 의자가 두 줄로 27개 씩이니 좁고 길죽한 모양이며 약 360석 정도 됩니다, 2층 성가대에 올라가 보니 역시 원목 마루를 깔았고 긴 의자가 없습니다. 다만 1인용 플레스틱 의자를 20여개 갖다놔서 미사때 쓰고는 다시 구석에 쌓아 두기 때문에 깔끔! 합니다. 성가대 올라가는 계단은 양 쪽에 비상계단처럼 나선형으로 되어 있어서 공간을 조금 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열성적인 신자들이 신너 걸래를 들고 다니며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신발 바닥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천정은 돔 형식(이런 구조는 공명이 좋아서 적은 인원으로도 좋은 찬미가 가능하지요)으로 타원형이고  밝은 미색에 간접 조명을 해서 아늑하기 그지 없고 좌우지간(left or right) 이렇게 예쁘고 깨끗한 성전은 처음 봅니다.

 

본론에 들어 가겠습니다.

 

10시 30분에 성전에 들어가니 성가 연습소리가 난다. 2층을 올려다 보니 8명의 장/청년 성가대(중창단)원이 성가 연습을 하고 있다. 공명이 좋아 소리가 좋다. 한 명은 바이올린을 켠다. [바이올린은 교회에서 미사 때 인정하는 악기이다. 드럼이나 키타는 안 되지만....]

 

미사 때 보니 (군대식) 인원 보고가 가능하다.

 

총원 12명 ; 지휘자 1명, 오르간 반주자 1명, 바이올린 주자 1명 , 소프라노 5명, 앨토 4명 !

남성은 없음!

이상!

 

하느님은 남자와 여자를 비슷한 수로 창조하셨는데.....왜 남자가 없을까?

성가대 까운?---> 있을리 없고...

[그레샴 법칙이 생각나는 눈물겨운 현실입니다.]

 

11시에 미사시작!!

 

복사와 성서 봉송자를 앞세우고 사제 두 분이 제의실에서 바깥으로 나갔다가 정문으로 입당한다.좋게 보인다.

입당성가는 성가집 27장 "이 세상 덧없이"를 3절까지 합창/제창하고 사제가 분향하는 동안

1절을 다시 불렀다. 입당성가는 충분히 부른 셈이다.

 

미사곡은 이문근 신부님 곡(성가 325부터)중 자비송은 오늘 참회예식 "다"를 교송하여 대신했으므로 바로 대영광송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지휘자가 이런 전례에 익숙치 않았는지 조용......

 

주례사제가 대영광송 하세요..하니까 그제서야 오르간 소리가 나온다.

말썽 많은 부분, 즉 주님을... 부분은 여기는 4.8.8로 연주한다.(1997년 10월 출판된 혼성합창용 성가집으로 노래)

미국 같으면 이런 불량책은 모두 리콜(회수, 교환)하는데....여기는 한국이니까....

 

화답송은 해설자가 낭송으로 시작하여 합송하고 복음 환호송인 알렐루야는 366장을

합창 후 소프라노가 독창을 하는 데 잘한다. 완전한 시편 창법은 아니로되 발성을 공부한 소리로 곱게 불렀다.

이 성당에서 특이한 전례가 있는데 강론 후 잠시 묵상이 있다 이 때 오르간이 성가 25장

"사랑의 하느님"을 잔잔하게 독주했다. 좋게 느꼈다.

봉헌 성가는 51장 "주 나의 목자 되시니"를 부른 후 46장 "사랑의 송가"를 1절 더 불렀다.

 

앞서 설명한대로 성당 구조가 노래에 적격인데 성가대가 이끌어 주는 형상이다.

그런데 여성 2부 합창에서 앨토가 더 강하다. 이 따금 음정이 틀리기도 하니 튀어 나오는 결과가 된다.

 

 성체성가는 성가 188장 "천사의 양식"과 496장 "주님은 우리 사랑하셨네"를 불렀다.

이 곡을 빠른 속도로 연주를 시작해 놓고 성가대원들이 영성체 하러 내려 오니

평소 느리게 노래하던 신자들과 안 맞게 된다. 결국 오르간과 템포가 어긋나는 불일치가 나왔다.  묵상 때 특송으로 성가 151장 "주여 임 하소서"를 오르간과 바이올린이 협주했다.

 

좋기는 한데 아쉬운 것이 또 나온다. 지난주 안동 목성동에서도 지적 했거니와

왜 오르간이 반주하면서 비브라토를 쓰는가?  마치 모기가 잉~ 잉~ 우는 듯한 파장 소리가 거슬린다.(싸이렌 소리가 연상됩니다)

부족한 이 글을 모든 반주자들이 읽는다면 더 이상 그런 연주를 안 할텐데.......

 

퇴장성가는 성가 227장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를 3절까지 합창/제창...

 

오늘 주교좌 죽림동 성당은 전례성가가 형식상 우수하게 연주했다.

그러나 지휘자(부 지휘자인 듯?)의 경험 부족으로 운용상 몇 가지, 타이밍 이라든지

제대에서의 동작과 일치를 잘 못 시킨점이 있었다.(일일이 기록하지는 않음)

또한 여성 중창단 규모라도 2성부가 성량 조화 문제, 오르간 주자의 전례 감각,..

오르간 위치가 벽에 붙어 있어서 거울을 잘 보고 있어야 지휘자의 싸인을 놓치지 않게 되어있다

 

그 밖에 이 성당은 돌 제대 뒤에 강론대가 있고 앞에 독서대가 따로 있다. 밑에 해설대가 또 따로있고...좋은 면인 것 같다.

즉 제대에서는  봉헌과 성체에 따르는 전례행위만 한다.

(어떤 성당은 제대에서 강론과 공지사항까지 하기도 합니다)

죽림동 성당은 주교좌이지만 신자 수나 교세로는 새 성당에 못 미칠 것 같다.

따라서 교구 차원의 전례(성가)는 주도적으로는 어렵고  타 본당의 협조를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변치 않을 분 홀-로 천주 뿐 이로다(성가 27장)!

 

4계절 항상 아름다운 죽림동 성당과 성가대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서울에서

김 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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