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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교주일]라우다떼복음묵상
작성자김지성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25 조회수621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0년 10월 22일 전교주일

 

〈준비 및 진행 : 김지성 스테파노〉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마태오 복음 28장 16절에서 20절까지의 말씀입니다.

 

-복음 읽기-

 

 열한 제자는 예수께서 일러주신 대로 갈릴래아에 있는 산으로 갔다. 그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뵙고 엎드려 절하였다. 그러나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이 문장만 봐도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하시는 말씀이 전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복음화를 위한 이 말씀은 예수님의 권고라기 보다는 명령처럼 들립니다.

 

 지난번에 합창 공연을 보러 다른 대학교에 간 적이 있습니다. 학교 앞에서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학교 수업이 끝나고 바로 그곳에 가는 바람에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을 했습니다. 할 일이 없어서 학교 안에서 혼자 서성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면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단번에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망가려 했지만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어느새 그 사람이 제 옆에 앉더니만 ’조금만 시간을 내주시겠습니까?’라고 묻더군요. 특별히 핑계를 댈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그 사람과 긴 이야기를 나눌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사람은 품에서 성경책 하나를 꺼내고 저에게 계속 이런저런 질문을 했습니다. ’하느님을 믿으세요?’ ’믿는데요’ ’죽어서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건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닌데요.’ 저는 어떻게든 여기서 빨리 벗어나려고 노력을 했지만 계속 또다른 질문들을 하더군요. 몇 분 이야기를 하다보니 저 역시 성서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상대방 남자도 성서에 대해서는 많이 아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 많은 사람중에 왜 하필 저를 지목했는지 그 사람이 미워보였는데, 나중에는 이 사람도 틀림없이 사람들이 자신을 귀찮아하는 것을 알텐데 왜 이렇게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자신도 잘 모르는 것 같은 성경책을 들고 사람들을 찾아다니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때마침 저처럼 일찍 그곳에 도착한 사람의 전화가 와서 거기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습니다. 비단 그날 뿐만이 아닙니다. 학교에서 돌아다니다가 이상한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고 쫓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항상 ’오늘도 걸렸군.’ 이라고 인상을 찌푸리면서 마지못해 끌려가거나 도망을 갑니다. 이 사람들에게 붙잡히면 짧아도 20분은 붙들려 있어야 합니다. 학교에서만이 아닙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이런 사람들을 한두명은 꼭 만나게 됩니다.

 

 여태까지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아무리 선교를 한다지만 너무하다.’ ’정말 짜증난다.’ ’왜 바쁜 사람 붙잡고 시간을 뺐냐.’ 화를 냈습니다. 가끔씩 기독교인 친구와 서로 ’천주교가 낫다, 기독교가 낫다.’ 실랑이를 벌일 때가 있었습니다. 한번은 화제거리가 길거리에서 선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평소의 생각대로 ’그 사람들 정말 귀찮다. 그런 것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지 무슨 선교냐.’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도 대다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라 그런지 특별히 반박하는 말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그러는 너는 어떻게 선교를 해?’라고 물었습니다. 계속 의기양양하게 있던 저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특별히 그런 활동을 한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뭐라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결국 밖에서 나름대로 선교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을 욕하는 것만 할 줄 알았지 과연 저 자신이 그 사람들보다 나은 점은 있는지...

 

 흔히들, 선교라는 말을 하면 그것은 신앙심도 아주 깊고, 성서에 대해 많은 지식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그런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신앙심도 깊지 않고, 아는 것도 많이 없는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겠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생각들이 전부 핑계가 아닐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는 것도 없고 신앙심이 약하다고 생각할수록 오히려 그런 활동을 통하여 복음을 전파하는 일 뿐만이 아니라 부족함을 통해서 자신도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괜찮은 장소, 맛있는 음식, 감동적인 영화, 감미로운 노래 등... 자신들이 경험하고 그것들이 좋았다고 생각이 들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먼저 권유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하느님을 믿고 따르면서 경험했던 좋은 것들 역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서로 권유를 해보았으면 합니다.

 

- 2분간 묵상 -

 

주님, 전교주일을 맞아 그 동안의 저희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작게는 성서에서 배운 것들을 몸소 실천함으로 해서, 크게는 서로 권유를 통하여 복음을 전파하는 데에 한 몫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 모든 말씀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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