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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성가 순례기(4개본당)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0-04-29 조회수1,215 추천수12 반대(0) 신고

전례성가 순례기

 

올해는 큰 맘먹고  안식년을 선언하고 본당 활동을 쉬기로 했다.

 

아주 쉬는것이 아니라 이십여년간의  타성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위한 기회로 삼기 위함인데

교파를 초월하여 전례음악을 연구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지난주는  전례적으로  매우 중요한 성주간 이었으므로   4개 성당을 순례하며 보고 느낀  

 

소감을  피력하고자 한다.

 

서울시내 2개 성당과 의정부 시내 1개 성당,그리고  경기도 북단 시골성당 (춘천교구)의 1

 

개 성당에서 미사참례하였다. 성당 이름은 밝히지 않기로 한다.결론은 전례성가의 수준이

 

 걱정스러운 상태였다.

 

 

 

4월16일 성지주일--서울 A성당

 

이날은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식이 있고 성지가지를 받는 날이다.

 

당연히  "호산나 다윗의 후손...." 노래가 있고 "헤브레아 아이들이 올리브 가지 손에 들고

 

..." 노래가 있을줄 알았으나 기념식과 입당식을 생략해 버렸으니  무슨 전례며 무슨 성가

 

가 있겠는가?  성가대는 참 편 했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중 주일과 동일한 미사후 공지사항

 

에 따라 축성된 성지 가지 한 개를 받아 들고  귀가 했다.

 

 

4월 20일 성 목요일 --서울  B성당

 

이날은  주님이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거행하신 날이고 성체성사를 세우신 날이며 사제들

 

의 축일이라고도  하여 사순시기이지만 기뿐날의 미사로 시작된다.대영광송도 그래서 있다.

 

입당성가는 성가 115번(수난기약 다달으니... )이었다. 슬픈날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매우 구

 

슬픈 합창과 제창이었다.  주님을 찬미하는 신나는 성가를 불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성가대는 장년 혼성인데 약 35명이고 이중 남성은 7명 , 지휘자는 여성이고 성가대 까운이

 

없다.

 

자비송 이후에 대영광송은 사제의 선창후 ,복사들의 타종과 오르간의 웅장한 독주가 어울어

 

 진 다음에  성가대가 무반주로 이어가는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이 성가대는 음정 불안을

 

염려해서인지 첫 음을  계속 누르고 있다가 그 음에 맞추어  "땅에서는..." 하고 이어갔다.

 

그 다음에 이어 지는 화답송과 복음환호송을 매일미사사책에  있는 구절이   아니라

 

예전의 가사를 인용하였고  3절 까지 있는것을 2절까지만 하거나  후렴을 생략하는 등

 

자의적인 해석이 많았다.  발씻김 예식과 봉헌,성체  등  성가는 무반주로 하기는 했는데

 

연습부족으로  듣기 거북한 노래였다. 매 노래마다 첫 음을 주는데도  앨토는 반 혼수상태

 

이고 남성파트는 때도 없이 거친 생소리가 튀어 나오는등  차라리 제창으로 곱게  연주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     나의 독백이 나왔다   누굴 원망하랴 ....몰라서 그런것을,......

 

 

4월 21일 성 금요일 --서울 B성당

 

미사없이 수난 예절과 십자가 경배가 있는날이다.

 

화답송이 첫 음만 주고  아름답게 나온다.특히 남성파트가  공명이 되는 소리였다. 하도 신

 

기하여 2층을 올려다 보니 15-16명의  청년 성가대가 흰 까운을 입고 여성 지휘자가 지휘하

 

고 있다.

 

봉헌 때 비탄의 노래도 잘 하는데 남성 (바리톤 독창)에서 멜로디가 틀려 버렸다. 이런 현

 

상은 무대경험이 없는  독창에서 흔히 일어 난다.  연습부족이다. 악보를 외워서 해야지

 

보고 해서는  틀리기 십상이다.

 

십자가 경배때 성실하다 십자나무를  다 부르고  나서 행열이 계속되면  성가 490번(십자

 

자가에 가까이)를  불렀으면 좋을것이었다.

 

대체로 무난한 전례였는데 옥에 티가 있었다.

 

반주자가 일어서면서(영성체하러..) 넘어졌는데 팔,다리, 온몸으로 온 건반을 내려 눌렀다.

 

성수대교 무너지는 소음처럼 커서 묵상 분위기가 깨져 버렸다.....오, 마이 갓....

 

 

4월 22일 성 토요일 --경기도 C 성당

 

이날은  가장 경건하고 가장 장엄하고 가장 화려한  부활 전야 미사이다.

 

이 전례를 시골성당에서 경험한다는 것은  얼마나  보람이 있을까?

 

(미리 털어 놓기로 하자. 나중에 알았지만 13명의 장년 성가대가 지휘자 없이  전례를 했다

 

) . 신자 수는 관할 공소 2곳 신자까지 이백명도 안 되었다.

 

이 날 화답송은 독서에 따라서 1,3,5,7 화답송이 있다.

 

1독서후  오르간(경음악용 신디싸이저)이 적막을 깨고 반주가 나오더니  성가대가 예전 가사로 된 시편을 노래한

 

다. 4절까지 있는 것도 2절로 끝 낸다. 서간 봉독후 알렐루야가 나오는데 원래대로 하면

 

알렐루야--1절--알렐루야--2절--...이렇게 반복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후렴을 단 두번 하

 

고 알렐루야로 끝냈다.

 

그 후 , 사제가 촛불을 켜면  대영광송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성가대는  침묵......

 

주례사제가 성가대를 향하여 "대영광송 하세요.." 하니 그제서야   성가 326번  대영광송을  

시작한다.

 

그 후 이어지는 봉헌,성체 성가는 평이한 부활성가였는데  어디에도 부활의 기쁨을 나타내

 

는  환희의 노래가 없었다. 특송도 없고....

 

미사후에  성가대석에 축하와 격려차 올라가서야  지휘자 없이 여성 12명,남성 1명이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것을 알고  눈시울이 뜨꺼워 졌다. 반주자는 여고생인데

 

신자가 아닌지  흰 운동복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내가 서울에서 지휘자 였다고 하니 "이리로 이사 오세요.." 하던 성가대원의  말이  맴돈

 

다.

 

 

4월 23일 부활대축일--의정부 D성당

 

여기에서 모처럼 라틴미사곡을 들었다.

 

이종철 신부님의 감사미사곡 이다. 약 35명 규모에  남성이 6명 ,지휘자도 남성이다.

 

성가대 까운도 자주색이 깔끔하다

 

나이가 평균 35,6세의 젊은 층이라서 그런지 소리가 맑다.미사곡이 독창이 많은곡이라

 

쉽지 않은데  아마추어로서는 잘 소화해 냈다.부속가도 훌륭했다. 모처럼 전례를 제대로 하

 

는  미사에 참례한 느낌이었다. 다만 오르간이  곡에 따른 음색과  볼룸 조절이 없고

 

성가대가 높은음이  매끄럽지 못한것이 아쉬웠다.  신부님이 부속가를 알렐루야로 착각하

 

여  알렐루야가 나오기 전에  복음으로 직행(?) 하여  알렐루야가 생략되는  실수가 있었다

 

(보좌신부 없이 일주일 내내 얼마나 피곤하셨겠는가?)

 

성가대 수준이 높은데 비하여  오늘같은날 특송이 없음은  유감이다. 레지나 첼리 같은 곡

 

을 연주  했으면  금상첨화 일것을!

 

 

 

맺으며...

 

성가 가족 여러분, 여러분들은 전례를 잘 하셨겠지요?

 

우리는 합창대가 아니라 성가대입니다. 발성도 중요하고 화성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신앙심에 의거한  전례에 의  봉사입니다. 전례는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지도자,지휘자들이 공부하지 않고 몰라서

 

틀리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 글에 대하여  잘 못 된 점이나  비판이 있으시면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전례음악을 사랑하는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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