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을 해주세요.

로그인
닫기
크게 원래대로 작게
글자크기
  • 758 교회의 신비를 탐구하려면 먼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의 계획 안에서 그 기원을 묵상하고, 역사 안에서 그 점진적인 실현을 묵상해야 한다.
  • 성부의 심오한 계획
  • 759 “영원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 지혜와 자비의 지극히 자유롭고 심오한 계획으로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들어 높여 신적 생명에 참여하게 하셨다.” 성부께서는 모든 사람들을 당신 아들 안에서 이 생명으로 부르셨으니,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거룩한 교회 안에 불러 모으기로 결정하셨다.” 이 ‘하느님의 가족’은 성부께서 세우신 계획에 따라서, 인류의 역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점차로 형성되고 실현되어 간다. 사실 교회는, “세상이 생길 때부터 이미 예표되었고,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와 구약에서 오묘하게 준비되었고, 마지막 시대에 세워져 성령 강림으로 드러났으며, 세말에 영광스러이 완성될 것이다.”(152)
  • 세상이 생길 때부터 예시된 교회
  • 760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은 교회를 위해 창조되었다.”(153) 고 말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세상을 창조하셨으며, 이 참여는 그리스도 안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음’으로써 실현되는데, 이 ‘불러 모음’이 바로 교회이다. 교회는 만물의 목적이며,(154) 천사의 타락이나 인간의 범죄와 같은 고통스러운 역경도, 하느님께서는 세상에 당신 팔의 힘을 펼치시어 완전한 사랑을 베풀기 위한 기회와 도구로서만 허락하셨다.
  • 하느님의 의지에서 세상이 비롯되었듯이, 인간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계획에서 교회가 비롯되었다.(155)
  • 구약에서 준비된 교회
  • 761 하느님의 백성을 모으는 일은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일치가 죄로 파괴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말하자면 죄로 야기된 혼돈에 대한 하느님의 반작용이 바로 교회라는 불러 모음이다. 이러한 재결합은 모든 민족의 품 속에서 은밀하게 실현된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신다”(사도 10,35).(156)
  • 762 하느님의 백성을 모으기 위한 먼 준비는 아브라함을 부름으로써 시작된다.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큰 민족의 조상이 될 것이라고 약속하신다.(157) 직접적인 준비는 이스라엘을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택함으로써 시작된다.(158) 이 선택으로 이스라엘은 장차 모든 민족을 모으는 징표가 될 것이다.(159) 그러나 예언자들은 이미 이스라엘이 이 계약을 어기고 창녀와 같이 처신했음을 비난하고 있다.(160) 예언자들은 영원한 “새 계약”을 예고한다.(161) “이 새로운 계약은 그리스도께서 세우셨다.”(162)
  •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
  • 763 때가 찼을 때 성부의 이러한 구원 계획을 실현하는 것은 성자의 일이다. 이것이 바로 성자 “파견”의(163) 동기이다. “주 예수님께서는 오래전부터 성경에서 약속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심으로써 당신 교회를 시작하셨던 것이다.”(164)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의 뜻을 이루시려고, 지상에서 하늘 나라를 시작하셨다. 교회는 “신비 안에서 이미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나라이다.”(165)
  • 764 “이 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활동과 현존 안에서 사람들에게 빛나기 시작한다.”(166)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는 것”(167) 이다. 이 나라의 시작과 싹은 예수님께서 오시어 당신 주위로 불러 모으신 사람들의 “작은 양 떼”(루카 12,32)이며, 예수님께서 바로 그들의 목자이시다.(168) 그들은 예수님의 참가족을 이룬다.(169) 이처럼 당신 주위에 모인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행동 양식’을 가르쳐 주시고, 또 고유한 기도도 가르쳐 주셨다.(170)
  • 765 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공동체에 하느님 나라가 완전히 이룩될 때까지 지속될 조직을 만들어 주셨다. 우선 베드로를 으뜸으로 하는 열두 제자를 선택하셨다.(171)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대표하는(172) 그들은 새 예루살렘의 초석이다.(173) 열두 제자와(174) 다른 제자들은(175) 그리스도의 사명과 권능, 그리고 그분의 운명에도 참여한다.(176) 그리스도께서는 그 모든 활동을 통하여 당신 교회를 준비하고 세우신다.
  • 766 그러나 교회는 우리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심으로써 태어났다. 이 전적인 헌신은 특히 성체성사를 세움에서 예비되고 십자가 위에서 실현되었다. “그 기원과 성장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창에 찔리신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로 상징되었다.”(177) “십자가에서 잠드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온 교회의 놀라운 성사가 솟아 나왔기 때문이다.”(178) 하와가 잠든 아담의 옆구리에서 만들어졌듯이, 교회도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꿰뚫린 심장에서 태어났다.(179)
  • 성령을 통하여 나타난 교회
  • 767 “성부께서 성자께 지상에서 이루시도록 맡기신 일이 성취된 다음, 오순절에 성령께서 교회를 끊임없이 거룩하게 하시도록 파견되셨다.”(180) 그날 “교회는 많은 사람 앞에 공공연히 나타나, 설교를 통하여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하였다.”(181) 교회는 모든 사람을 구원으로 ‘불러 모으는 것’이기 때문에, 그 본성상 선교적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민족에게 교회를 파견하시어 그들을 당신 제자로 삼도록 하셨다.(182)
  • 768 성령께서는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시려고 “교계와 은사의 여러 가지 선물로 교회를 가르치시고 이끄시며 당신의 열매로 꾸며 주신다.”(183) “그러므로 교회는 그 창립자의 은혜를 받아 사랑과 겸손과 극기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며,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모든 민족 가운데에 이 나라를 세울 사명을 받았으며 또 지상에서 이 나라의 싹과 시작이 된 것이다.”(184)
  • 영광 중에 완성될 교회
  • 769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 “비로소 천상 영광 안에서 완성될 것이다.”(185) 그날까지 “교회는 세상의 박해를 견디고 하느님의 위로를 받으며 자신의 순례 길을 걸어간다.”(186) 이 세상에서 교회는 자신이 주님에게서 멀리 떠나(187) 귀양살이 중이라는 것을 알고, 하늘 나라의 완전한 도래와 “자기 임금님과 영광스럽게 결합되기를 바라고 갈망한다.”(188) 영광스러운 교회의 완성과, 그 완성을 통한 세상의 완성은 큰 시련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의인 아벨부터 마지막 뽑힌 사람까지’ 아담 이래의 모든 의인이 보편 교회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 앞에 모이게 될 것이다.”(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