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 3 장 성령을 믿나이다
- 제11절 “육신의 부활을 믿나이다”
- II.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죽다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1005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려면 그리스도와 함께 죽어야 하고, “이 몸을 떠나 주님 곁에 살기”(2코린 5,8) 위하여 떠나야 한다. 죽음이라는 이 ‘떠남’에서(580) 영혼은 육신과 분리된다. 그 영혼은 죽은 이들이 부활하는 날 육체와 다시 합쳐질 것이다.(581)
- 죽음
- 1006 “죽음 앞에서 인간 운명의 수수께끼는 절정에 이른다.”(582) 어떤 의미에서 육체의 죽음은 자연적인 것이지만, 사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죽음은 “죄가 주는 품삯”(로마 6,23)이다.(583) 그리고 그리스도의 은총을 간직하고 죽은 사람들은 주님의 죽음에 들어가는 것이니,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584)
- 1007 죽음은 지상 생활의 마침이다. 우리의 삶은 시간으로 계산되며, 그 시간 안에서 우리는 변하고 늙어가므로, 지상의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죽음은 생명의 정상적인 끝마침으로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죽음은 우리의 삶에 긴박감을 준다. 죽음을 염두에 두는 것은 삶을 실현하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한다.
- 젊음의 날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먼지는 전에 있던 흙으로 되돌아가고, 목숨은 그것을 주신 하느님께로 되돌아간다(코헬 12,1.7).
- 1008 죽음은 죄의 결과이다. 성경과(585) 성전의 가르침에 대한 권위 있는 해석자인 교회의 교도권은 죽음이 사람의 죄 때문에 세상에 들어왔다고 가르친다.(586) 비록 사람이 죽을 본성을 지니고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죽지 않도록 정하셨다. 그러므로 죽음은 창조주 하느님의 뜻과 어긋나는 것이었으며, 죄의 결과로 죽음이 세상에 들어왔다.(587) “인간이 죄를 짓지 않았다면 육체의 죽음도 없었을 것이다.”(588) 따라서 죽음은 인간에게 “마지막으로 파멸되어야 하는 원수”(1코린 15,26)이다.
- 1009 죽음을 그리스도께서 변화시키셨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도 본래의 인간 조건인 죽음을 겪으셨다. 그러나 죽음에 직면한 공포에도,(589) 그분께서는 아버지의 뜻에 전적으로 자유로이 순종함으로써 이를 받아들이셨다. 예수님의 순종은 죽음이라고 하는 저주를 축복으로 변화시켰다.(590)
- 그리스도인 죽음의 의미
- 1010 그리스도인의 죽음은 그리스도 덕분에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입니다”(필리 1,21). “이 말은 확실합니다. 우리가 그분과 함께 죽었으면 그분과 함께 살 것입니다”(2티모 2,11). 그리스도인의 죽음이 지닌 본질적 새로움은 바로 이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세례를 통하여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이미 성사적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며”, 우리가 그리스도의 은총 중에 죽으면 육체적인 죽음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을 성취하고, 이렇게 해서 그리스도의 속량 행위 안에서 그분과 완전히 한 몸이 된다.
- 이 세상 극변까지 다스리는 것보다 그리스도 예수님과 일치하려고 죽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습니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신 바로 그분이며 내가 원하는 것은 우리를 위하여 부활하신 바로 그분입니다. 다시 태어나는 내 출생의 때가 가까웠습니다.……나에게 깨끗한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내가 거기 닿아야 사람이 될 것입니다.(591)
- 1011 하느님께서는 죽음을 통하여 사람을 당신께로 부르신다. 그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에 대해서, “이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필리 1,23)라고 말한 바오로 사도와 같은 바람을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자신의 죽음을 성부에 대한 순종과 사랑의 행위로 변화시킬 수 있다.(592)
- 내 지상의 모든 욕망은 십자가에 못 박혔고……다만 내 안에 있는 것은 샘솟는 물이고, 이 샘물이 “성부께로 오라.”고 내 안에서 속삭이고 있습니다.(593)
- 나는 하느님 뵙기를 원하며, 그분을 뵙기 위하여 죽어야 합니다.(594)
- 나는 죽는 것이 아니라 생명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595)
- 1012 죽음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시각은(596) 교회 전례가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597)
- 1013 죽음은 인간의 지상 순례의 끝이며, 지상 생활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실현하고 자신의 궁극적 운명을 결정하라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자비의 시간의 끝이다. “단 한 번뿐인 우리 지상 생활의 여정을 마친 다음에”(598) 인간은 또 다른 지상 생활을 위해 돌아오지 못한다. “사람은 단 한 번 죽게 마련이다”(히브 9,27). 죽음 뒤에 ‘환생’이란 없다.
- 1014 교회는 우리가 죽을 때를 위하여 준비하도록 권유하며(“졸연히 예비 없이 죽음에서 주님은 우리를 구하소서.”: 옛 성인 호칭 기도), 천주의 성모 마리아에게 “저희 죽을 때에”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시기를 청하고(성모송), 죽음을 앞둔 이의 수호자인 요셉 성인에게 우리 자신을 맡기도록 권고한다.
- 네 모든 행동과 네 모든 생각에서 네가 오늘 죽게 될 것처럼 너는 행동해야 할 것이다. 네 양심이 평안하면, 죽음을 몹시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죽음을 피하는 것보다는 죄를 피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오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내일은 어떻게 준비가 되어 있겠느냐-(599)
- 내 주님! 목숨 있는 어느 사람도 벗어나지 못하는 육신의 우리 죽음, 그 누나의 찬미받으소서. 죽을죄 짓고 죽는 저들에게 앙화인지고. 복되도다, 당신의 짝 없이 거룩한 뜻 좇아 죽는 자들! 두 번째 죽음이 저들을 해치지 못하리로소이다.(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