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교육] 평화의 보호 “인간 생명의 존중과 증진에는 평화가 필요하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04항) ‘평화’(平和)라는 말은 ‘평온하고 화목함’,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이 없이 평온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개인의 내적 상태나 삶에서도, 가정과 사회, 국가와 교회 등의 공동체에서도 평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는 분단국가의 현실에 놓인 우리들은 평화에 대한 더욱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평화를 위협하는 여러 불의와 폭력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전쟁’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며 심각한 불행과 불의를 초래하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 모든 사람들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가톨릭 교리는 ‘무력을 통한 정당방위’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국가나 국제 공동체에 대한 피해가 계속적이고 심각하며 확실할 때, 이러한 피해를 제지할 다른 모든 방법들이 실행 불가능하거나 효력이 없을 때, 제거되어야 할 악보다 더 큰 악과 폐해가 초래되지 않을 때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여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09항 참조) 도덕적 정당성의 엄중한 조건들을 따라야 정당방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이지요. 때문에 공권력은 국민들에게 국가 방위에 필요한 의무를 부과할 권리와 의무도 있습니다. 즉 무력 자체를 악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평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실행하는 모습들이 과연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인지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흔히 강력한 무력을 갖추는 것이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합니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새로운 무기들을 개발하고, 또 이를 거래하여 부를 축적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불필요한 충돌이나 전쟁을 억제하고자 하는 국가 간의 협의와 노력이 있음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이로 인한 피해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적, 윤리적인 많은 문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지요. 교회가 지향하는 참된 ‘평화’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넘어서서 모든 이들의 선익이 보호되고, 정의와 질서가 지켜지며, 차별 없는 인간 존중이 이루어지는 평화입니다. 이는 막아내지 못할 강한 무력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는 평화가 아니라, 증오와 복수를 극복하고 인간에 대한 참된 존중과 사랑의 실천으로써 이뤄낼 수 있는 평화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과 사랑을 간직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와 노력이 진정한 평화와 세상의 일치를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콜로 1,20) [2018년 10월 7일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서울주보 4면,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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