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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와 교리교육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22 조회수1,428 추천수0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와 교리교육 (1)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

 

 

‘복음화’는 교회의 이름으로 행하여지는 모든 활동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위하여 복음을 증거하는 움직임 전체를 통칭합니다. 한편 복음화는 “교회가 성령의 감화를 받아 전 세계에 복음을 선포하고 전파하는 과정”(「교리교육 총지침」 46항)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화의 사명은 교회의 구성원 모두가 복음 선포자로서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때 더욱 분명해집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사도들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며, 빵을 나누는 것과 같은 공동체 내부의 생활이 완전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은 그 생활이 증거가 되고, 감탄과 회개를 불러 일으키며,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설교할 때입니다. 이처럼 온 교회가 복음화 사명을 받았으며, 구성원 개개인의 활동은 전체를 위하여 중요합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15항)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는 사도들이 활동하던 초대 교회 시기부터 하느님 말씀을 잘 전달하기 위해 수행되어왔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사도 6,3-4)라는 대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씀 봉사”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과 연결된 직무였습니다. 그러므로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가 복음화의 과정에서 옳게 수행될 때, 복음 메시지가 모든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직무는 성령께서 “복음의 생생한 목소리가 교회 안에서 또 교회를 통하여 세상 안에 울려 퍼지도록”(「계시헌장」 8장) 하시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이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기 위해서 “인간을 통하여 인간의 방식으로 말씀”(「계시헌장」 12장) 하셨습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사업을 이어받는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는 주님의 구원 업적을 세상에 전달하는 교회의 소중한 사명입니다. 따라서 교리교육의 근본 역할은 궁극적으로 바로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 안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 나자렛 예수님의 이름과 가르침, 그분의 생애와 약속, 그분의 나라와 신비를 선포하지 않고서는 참된 복음화란 있을 수 없습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22항)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 안에서 수행되는 교리교육은 비신자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그리스도 신자들에게는 더 깊은 앎을 전해주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교회 안에서 수행됩니다.(「새 교리교육 지침서」 37항; 「교리교육 총지침」 51항 참조)

 

- 모든 사람을 불러 모아 신앙으로 초대 (최초의 선포)

- 다양한 방식의 교리교육 (예비신자 교리교육 / 그리스도교 입문교육 / 지속적인 신앙교육)

- 전례 안에서의 역할 (강론과 설교)

- 신앙에 대한 이해 증진 (신학에 대한 이해 / 다양한 학문과의 교류 / 현대문화와의 대화) [2021년 5월 23일 성령 강림 대축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와 교리교육 (2) 교리교육의 정체성 I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주신 사명에 따라 ‘교회 공동체’를 세우는 데 많은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이들의 모임이 참다운 의미의 교회 공동체로 성장하도록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말씀 봉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하였습니다. 신앙이 없던 이들에게 복음이 처음으로 선포된 이후, 그들 안에 열정이 타오르기 위해선 복음 메시지가 삶의 현장에서 생명력 있게 전달되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전달은 우선 ‘말씀 봉사’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교리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정의는 바로 복음의 첫 선포 이후 더욱 깊은 차원으로 인도하는 가르침과 설교 안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신약성경에는 교리교육과 관련해서 그리스어 동사 κατηχειν이 여러 차례 사용되었습니다. 그 대목들을 살펴봅시다.

 

- 이미 주님의 길을 배워 알고 있던 그는 예수님에 관한 일들을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며 정확히 가르쳤다.(사도 18,25)

 

- 그런데 당신이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사는 모든 유다인에게 모세를 배신하라고 가르치면서 자식들에게 할례를 베풀지도 말고 우리 관습을 따르지도 말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그들이 들었습니다.(사도 21,21)

 

- 율법을 배워 하느님의 뜻을 알고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할 줄 안다고 합니다.(로마 2,18)

 

- 그러나 나는 교회에서 신령한 언어로 만 마디 말을 하기보다, 다른 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내 이성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고 싶습니다.(1코린 14,19)

 

- 말씀을 배우는 사람은 그것을 가르치는 사람과 좋은 것을 모두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갈라 6,6)

 

κατηχειν이 사용된 위의 구절들을 보면, 예수님께서 맡기신 사명인 ‘말씀 봉사’와 교리교육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반향을 일으키다’ ‘울려 퍼지게 하다’ ‘교육하다’ ‘구두로 가르치다’ 같은 뜻을 지닙니다.

 

교리교육은 일차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덧붙여, 이미 신앙을 가진 이들이 가르침을 받음으로써 더욱 성숙된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복음을 위한 봉사’이고, 하느님 말씀이 그들 삶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교리교육은 ‘교회의 근본적인 사명’과 직접 연결되는 교회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주교 교령」에서는 교리 교육의 의미와 그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교리 교육은 사람들에게 신앙을 이론으로 설명하여 활기차고 명확하고 살아 있는 신앙을 길러 주는 것이므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과 젊은이들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열심히 교리 교육을 하도록 감독하여야 한다.”(「주교 교령」 14항)

 

다음 시간에는 다양한 교회문헌에서 교리교육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21년 5월 30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와 교리교육 (2) 교리교육의 정체성 II

 

 

복음화의 과정에서 교회의 사명과 연결되는 교리교육의 정체성(「교리교육 총지침」 46항 참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음화와 교리교육 사이의 관계를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교리교육 총지침」 48항에서는 “복음화란 교회가 성령의 감화를 받아 전 세계에 복음을 선포하고 전파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자신이 행하는 모든 것을 통하여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바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복음화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참된 회심’으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때 이루어집니다.

 

“세상에 계시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복음화는 모든 사람을 회개와 신앙으로 초대한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하시는 예수님의 부르심은 교회의 복음화 활동을 통하여 오늘날까지 울려 퍼진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께 귀의하고, 그분을 온전히 참되게 믿고 받들며, 그분의 발자취를 따르기로 결심하는 것이다.”(「교리교육 총지침」 53항)

 

교리교육은 복음화의 주체인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께 향한 회심(회개)으로 이끌며’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를 통해 ‘신앙 형성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게 해주고 ‘복음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신앙을 고백’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교리교육은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 자신을 인류에게 드러낸 계시, 교회의 기억과 성경 속에 깊이 간직되어 왔고 생생하고도 활기찬 전통(traditio)을 통하여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끊임없이 이어져 온 계시에 대한 계통적이고 체계적인 가르침이어야 한다.’”(「교리교육 총지침」 66항)

 

또한 「현대의 복음 선교」는 교리교육의 정체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복음화의 한 수단으로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교리교육입니다. 특히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체계적인 종교 교육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전해 주고자 하셨고 교회가 긴 역사를 통하여 언제나 더욱 풍부한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해 온 근본적 가르침, 곧 진리의 생생한 내용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다운 삶의 방식을 형성하려면 이러한 교육이 필요하며 단순히 개념적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44항)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교리교육은 복음화가 진행되는 과정 안에서 ‘말씀에 봉사하는 직무’를 통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각 개인과 교회공동체의 탄생과 성숙을 돕기 위한 봉사의 모든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리교육은 복음화의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제 다음 시간에는 교리교육이 교회 안에서 갖는 중요한 성격인 ‘선교적’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교회의 복음화 사명의 맥락 안에 있으며 그 사명의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는 교리교육은 교리교육을 깊고 풍부하게 하고 그 고유한 본질을 밝혀주는 선교 활력을 복음화에서 얻는다.”(「교리교육 총지침」 59항) [2021년 6월 6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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