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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교리: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과 원죄교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7-05 조회수6,311 추천수0

[공부합시다! 신앙교리]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과 ‘원죄교리’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존재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교회가 고백하는 신앙의 진리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모든 피조물 중에 그야말로 존엄한 존재로, 고귀한 존재로 창조하셨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인간이 위대한 존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세상의 모든 피조물 가운데서 오직 인간만이 창조주 하느님을 알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고, 인간만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창조된 목적이고, 인간이 참으로 귀한 존재라는 인간 존엄성의 근본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뜻에서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는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어떤 이유로 당신께서는 인간에게 이처럼 위대한 존엄성을 주셨습니까? 그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안에서, 비길 데 없는 당신의 사랑을 통하여 피조물을 바라보시고, 당신 피조물에 반하셨던 그 사랑 때문입니다. 당신께서는 그 사랑 때문에 그를 창조하셨으며, 그 사랑 때문에 그를 존재하게 하셨습니다. 이는 그가 당신의 영원한 ‘선’을 맛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하나인 존재

 

우리 인간은 영혼과 육체로 하나인 존재입니다. 성경의 이야기는 이러한 사실을 상징적인 언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2,7) 우리 교회는 “육체는 영혼의 감옥이다”라는 희랍철학적 사고방식을 분명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영과 육의 일체로 있는 존재가 우리 인간이므로, 영혼이 따로 있고 육체가 따로 있는 인간은 있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영혼과 육체가 같이 있어야 살아있는 인간인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이미 죽은 존재와 같습니다.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란 말이 있듯이 영혼과 육체는 함께 가는 것입니다. 자신이 육체와 분리된 영혼을 가졌다고 하는 사람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원죄교리의 배경, 내용, 확정

 

원죄교리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유아세례의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죄 없는 아기가 왜 죄사함의 세례를 받아야 한단 말인가?” 하는 문제 앞에서, 모든 사람이 (원)죄를 가지고 태어나니 유아가 세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교회의 입장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태초의 인간이 지은 죄, 인간의 첫 범죄가 후손인 우리에게까지 전해져 오는 죄가 원죄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원죄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죄와는 다릅니다. 즉 아담과 하와는 자유의지로 죄를 지었고, 그래서 그들에게 원죄는 본죄였지만, 우리에게 원죄는 우리 자유의지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서 엄밀한 의미에서는 죄가 아닙니다. 즉 원죄는 유비적인 의미에서 죄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개인의 잘못이 아닌 것입니다.

 

태초의 인간은 악마의 유혹을 받아 자신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유를 남용하여 하느님께 순종하지 못하는 죄를 범하였다는 것이 교회의 입장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처음 창조하셨을 때의 본성의 상태와는 다른 손상된 인간 본성을 후손들에게 전해 주게 되었는데 이것을 원죄라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그러면서 교회는 이러한 원죄가 인간의 출생으로써 인간의 본성과 함께 전달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원죄를 갖고 태어나고 그로써 인간은 하느님보다 자기 자신을 더 좋아하고, 동시에 하느님을 무시하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다.”(로마 5,19)고 말했는데, 원죄교리는 모든 사람이 태초 인간의 죄에 연관된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태초 인간의 죄가 우리에게 전해져 오고, 우리가 그 원죄를 갖고 태어난다는 것은, 우리도 아담과 하와와 같은 인간의 조건으로, 그들과 같은 상황 안에 태어난다는 말입니다.

 

즉 우리도 태초의 인간처럼 창조주 하느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의 자유를 남용함으로써 하느님의 계명에 불순종하고 싶은 유혹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선을 실천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며, 하느님께 불순명하고 마음대로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원죄와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하느님 없이 살고자 하는 마음, 하느님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하느님처럼 행동하고자 하는 자세 등이 그것입니다.

 

원죄교리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유아세례의 필요성과 함께 5세기 뻴라지우스 이단에 반대한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이론(529년 오랑주 공의회)의 영향을 받아 16세기 프로테스탄트의 종교개혁에 대항하여 (1546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세부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원죄교리

 

원죄교리는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는 우리 인간의 처지를 잘 드러내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즉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의 구원자이시다.”, “구원은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주어진다.”는 것을 역설하는 가르침이 원죄교리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곧 모든 인간은 원죄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공로로 그 원죄를 사함 받고, 그분의 은총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또한 나약한 자유의지를 가진 우리 인간이지만 그리스도의 은총의 도움으로 구원을 위한 공로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원죄의 결과

 

교회는 원죄의 결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들고 있습니다. 태초의 인간이 죄를 지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상태의 거룩함의 은총을 잃어 버렸다는 것, 그로써 인간은 처음의 조화로운 상태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 인간은 육체에 대한 영혼의 영적인 지배력에 손상을 입게 되었다는 것, 남자와 여자의 결합도 갈등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다는 것, 또 그 관계가 탐욕과 지배욕으로 (간음, 강간, 추행, 폭력 등으로) 얼룩지게 되었다는 것, 자연과 인간이 이루는 조화가 깨져 버렸다는 것, 인간에게 자연이 적대적인 것이 된 것, 그리고 인간이 죽게 된 것, 인간이 비참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 인간본성에 손상이 와 죄로 기울어지는 경향을 띠게 되었다는 것, 그리하여 죄가 세상에 범람하게 된 것 등입니다.

 

“세례는 그리스도 은총의 생명을 줌으로써 원죄를 없애고 인간을 하느님께 돌아서게 하지만, 약해지고 악으로 기우는 인간 본성에 미친 결과는 인간 안에 집요하게 남아서 영적인 싸움을 치르게 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405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7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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