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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평화 증진 - 사회교리로 보는 평화 증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16 조회수1,737 추천수0

사회교리 : 평화 증진 (2) 사회교리로 보는 평화 증진

 

 

우리는 흔히 분쟁이 없는 상태를 두고 ‘평화롭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시각은 국제 관계 속에서도 통용됩니다. 세계 각국이 분쟁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곧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력을 유지하거나 증강하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습니다. 인류는 무력으로 평화를 유지하는 모순 속에 살아갑니다.

 

 

평화 : 정의와 사랑의 열매

 

사회교리가 말하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 억제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평화는 좀 더 본질적이고 근원적이며 마음에서 비롯되는 성격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회교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가 아니며, 적대 세력 간의 균형 유지로 격하될 수도 없다. 그보다 평화는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하며, 정의와 사랑에 기초한 질서의 확립을 요구한다.”(교황청 정의평화협의회, 「간추린 사회교리」, 494항)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평화를 무엇보다 “정의의 열매”라 지칭합니다. 정의는 인간이 인간이라는 이유로 마땅히 누리고 받아야 할 것들을 보장해줍니다. 그러니 정의가 결여된 세상, 곧 인간의 존엄이 존중받지 못하고 공동선이 무시당하는 세상에서는 평화도 위협받습니다. 또한 평화를 확립하는 데에는 사랑 역시 필수적 요소입니다. 참되고 지속적인 평화란 사랑에 기반해야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평화는 “사랑의 열매”이기도 합니다.

 

 

평화의 실패 : 전쟁

 

불행히도 인류 역사 안에는 무수한 전쟁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인류는 수많은 비극을 자기 자신에게 선사해온 것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교회는 전쟁의 야만성을 직시하며 평화의 수호자가 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운이 짙게 드리워졌던 1939년 8월, 교황 비오 12세는 라디오 담화를 통해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평화로는 잃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전쟁으로는 모든 것을 잃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쟁은 끝내 발발했고 전사자 약 2,500만 명, 민간인 희생자 약 3,000만 명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냈습니다.

 

이런 비극의 반복 속에서도 인류는 여전히 평화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는 같은 민족끼리 총을 겨누고 있고,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과 분쟁이 발발하여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량살상무기의 발달로 인류 절멸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의 추구는 교회의 필수적 과제가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평화의 근원이시며 모든 피조물을 소중히 여기신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평화의 증진은 믿음의 표현이자 신앙인의 소명입니다.

 

무기 생산은 이미 알려진 대로 오늘날의 평화를 보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그 정당성을 외치는 자들이 있으나, 결코 평화가 ‘무기라는 힘’의 균형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한 국가가 무기를 보강하면, 다른 국가들도 더욱 크게 무기를 보유해야만 한다. 또한 한 국가가 원자 무기를 생산하면,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파괴적 원자 무기를 생산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 결과 인간들은 일순간에 세상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될 수도 있는 위험한 악몽 속에서 살게 된 것이다.(교황 요한 23세, 회칙 「지상의 평화」, 110-111항)

 

[2021년 3월 14일 사순 제4주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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