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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23: 연중 제11주일 - 회개와 용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6 조회수1,951 추천수0
[전례력에 따른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23) 연중 제11주일 - 회개와 용서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든 이를 용서하시는 하느님


연중 제11주일인 오늘 독서와 복음의 내용은 회개와 용서에 관한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며 회개합니다. 죄많은 여인이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것을 주님께서는 기쁘게 용서하십니다. 회개와 용서에 관해 알아봅니다.


◇ 살펴봅시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선포하신 첫 말씀입니다. 회개는 단순히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그릇된 길에서 다시 돌아서는 것, 곧 하느님과 멀어졌던 삶에서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회개는 현재의 행위이지만 과거와 미래에 관계됩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뉘우침, 앞으로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까지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회개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곧 우리가 아무리 중한 죄를 지었더라도 진정으로 참회하고 돌아서면 지극히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기꺼이 용서하시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1490항 참조).

㉠ 양심과 회개 그리고 성령의 은총 : 악을 저지르면 양심에 가책을 느끼게 됩니다. "양심은 인간의 가장 은밀한 핵심이며 지성소"로서 "거기에서 인간은 홀로 하느님과 함께 있고 그 깊은 곳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1795항). 하지만 이렇게 양심을 일깨워 잘못을 판단하고 식별하게 해주는 것은 성령의 은총입니다. "성령의 은총은 신앙과 마음의 회개 그리고 성부의 뜻에 대한 순종을 일깨워준다"(1098항). 회개와 양심과 성령과의 관계에 대해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회개는 죄에 대한 자각을 요구한다. 회개는 그 자체로 양심의 내적인 판단을 내포하고 있다. 회개는 진리의 영이 사람의 가장 깊은 마음 속에서 활동하시는 증거이며, 동시에 은총과 사랑의 새로운 선물이 시작됨을 뜻한다"(1848항 ; 회칙 「생명을 주시는 주님」 31항). 사실 "죄를 밝혀주시는 성령께서는 인간의 마음에 참회와 회개의 은총을 주시는 '위로자'이시기도 하다"(1433항).

㉡ 회개의 필요성 : 우리는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됐지만, 그럼에도 끊임없는 회개로 우리 자신을 정화해야 합니다. 세례로 모든 죄의 사함을 받기는 했지만 세례가 인간 본성의 불안정함과 나약함, 곧 죄로 기우는 경향을 없앤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1426항 참조). 성직자를 포함한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미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렇게 언명했습니다. "자기 품에 죄인들을 안고 있어 거룩하면서도 언제나 정화되어야 하는 교회는 끊임없이 참회와 쇄신을 추구한다"(교회헌장 8항).

㉢ 회개와 용서 : 주님께서는 회개하는 죄인을 용서해 주십니다. 죄는 하느님께 대한 모욕이며 하느님과 이루는 친교의 단절이며 동시에 교회와 이루는 친교에도 해를 끼칩니다. 하지만 이 죄로부터의 회개는 하느님의 용서를 가져다 주고 교회와 화해를 이루게 합니다(1440항 참조).

㉣ 교회에 맡겨진 용서 권한 : 죄를 용서하는 것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죄를 용서하는 이 신적 권한을 행사하시면서 이 권한을 사도들을 통해 교회에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중대한 잘못이라고 해도 거룩한 교회가 용서해 줄 수 없는 잘못은 없습니다. "아무리 사악하고 죄가 많은 사람이라도 그의 뉘우침이 진실하기만 하면 누구나 용서에 대해 확고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모든 사람을 위해 돌아가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교회에 죄를 뉘우치고 돌아오는 누구에게나 용서의 문이 항상 열려 있기를 원하신다"(982항).

㉤ 용서의 청원 : 하지만 용서를 얻으려면 먼저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32)는 '자비로운 아버지'가 중심 주제이지만 회개에서 용서에 이르기까지 과정도 잘 보여줍니다. 아버지의 집을 떠나 재산을 탕진하고 절망적 상황에서 아들은 자신의 처지를 반성하며 잘못을 뉘우칩니다. 그리고 아버지 앞에가서 잘못을 고백하겠다고 결심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 아들을 아버지는 너그러이 환영하며 큰 잔치를 베풉니다(1439항 참조).

㉥ 다양한 회개와 참회 형태(1434~1438항) : 참다운 회개는 내적 참회에서 비롯하며, 이 내적 참회는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성경과 교부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 세 가지를 꼽습니다. 단식과 기도와 자선입니다. 단식은 자기 자신에 대한 회개의 표현이며, 기도는 하느님께 대한 회개의 표현입니다. 또 자선은 다른 사람들, 곧 이웃에 대한 회개의 표현입니다. 일상생활에서 회개는 화해의 행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 정의의 실천과 타인의 권리 옹호, 생활에 대한 반성, 양심 성찰, 형제들에게 잘못을 고백함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 회개를 표현하고 용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날마다 짓는 죄로부터 우리를 구해주고 죽을 죄에서 보호해주는 해독제"입니다. 또 고해성사는 회개가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용서와 교회와의 화해를 전례적으로 표현하고 실현합니다(1440항 참조).


◇ 생각해 봅시다
 
남의 허물은 커 보이고 자신의 허물은 작아 보이는 것이 죄로 기우는 경향을 지닌 인간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주님의 기도'에서 보듯이 우리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 후반부에 나오는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표현은 하느님의 용서를 청하기에 앞서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먼저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것이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하신 예수님 말씀을 따르는 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우리의 형제 자매를 용서하기를 거부한다면, 우리 마음은 다시 닫히고 굳어져서 아버지의 자비로운 사랑이 스며들 수 없게 된다. 우리의 죄를 고백함으로써 우리의 마음은 아버지의 은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열리게 된다"(2840항). 참으로 회개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용서할 수 있습니다.  

[평화신문, 2013년 6월 16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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