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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며 배우며 실천하는 사회교리49: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 찾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16 조회수1,892 추천수0

[황창희 신부의 살며 배우며 실천하는 사회교리] (49)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 찾기

주님 향한 믿음이 행복의 파랑새다



하루하루 뉴스를 보는 것이 겁이 나는 세상이다. 뉴스 대부분이 흉악 범죄나 공직자의 비리, 안전 불감증에 따른 대형 사고 등으로 무섭고, 화나고, 안타까운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마음을 따뜻하게 하거나 미소 짓게 하는 소식들이 점점 사라지고 오히려 반목과 갈등, 폭력과 경쟁이 판을 치는 소식이 가득한 세상이 돼버렸다. 이러한 세상에서 인간은 어쩌면 자신의 존재 의미에 대해 더 많은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 같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경제 발전으로 삶의 질이 나아지고 평균 기대 수명도 과거보다 늘어났다고 말하지만 새롭게 대두되는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그중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문제는 물질적 풍요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족들에게서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방치돼 사회 후미진 공간에서 쓸쓸하게 말년을 보내는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의 삶을 보면서 점점 더 비인간화되어 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본다.

또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머나먼 이국 땅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삶 역시 녹록지 않다. 그들은 때로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열악한 작업ㆍ주거 환경 속에서 인내하며 고향의 가족을 위해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권리는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보장돼 있지 못한 것 같다. 한편, 끝없는 무한 경쟁 구도 속에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의 문제 역시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다. 서로 힘이 되어주는 친구이자 동료로서가 아니라 상대 평가라는 잣대 속에서 밟고 일어서야 할 적이요 경쟁자로 만들어 가는 현실은 우리 젊은이들의 미래를 더욱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물질을 추구하지만 결국 그 물질이 인간의 삶을 행복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하는 것 같다. 사실 인간은 세상 속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감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의 존재 의미에 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아무리 많은 재화를 축적해도 사람들은 그 재화에 만족하지 못하며, 아무리 많은 권력과 명예를 소유한다고 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더 가지면 가질수록, 더 누리면 누릴수록 인간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이는 소유가 존재의 의미를 가르쳐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나 역시 세상의 구성원으로 여느 사람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산다.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사제가 됐고, 사제품을 받던 순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웃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겠노라고 결심했다. 사제로 살아온 지 벌써 20여 년이 돼간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을 보면 어린 시절 꿈꿨던 사제의 삶과는 다른 형태인 것 같다. 1년이란 짧은 보좌 신부 생활 후의 이탈리아 유학 생활, 그리고 행복했던 1년간의 본당 주임 신부 생활이 지내고 다시 돌아온 신학교에서의 교수 신부 생활, 그리고 지금은 신학생이 아닌 일반 학생들에게 윤리를 가르치고, 학교 행정 업무를 보게 되었다.

세상에 파견되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복음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논리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행정가로서의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나는 과연 사제로서 행복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사제인 나 역시 이런 고민 하며 살고 있으니 종교인이 아닌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와 의미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며 살아갈지 상상이 된다.


변하지 않는 자유를 보장하는 복음

가톨릭 교회는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질문에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응답할 것을 가르친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끝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의견들로부터 인간의 존엄을 자유롭게 해주며, 어떠한 인간의 법도 보장해 줄 수 없는 모든 사람의 자유를 보장해 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사목헌장」에서는 현대 세계 안에서 교회의 사명이 모든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 안에서 자기 존재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가톨릭 교회는 오로지 하느님만이 인간의 이러한 질문에 궁극적인 답변을 주실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다. 인간을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시고 죄에서 구원하신 하느님만이 당신 아들 안에서 계시를 통해 완전한 해답을 주실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이다(「간추린 사회교리」 576항 참조).

따라서 교회는 인간이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다시 새롭게 출발해야 할 것을 가르친다. 인간 사회 안에 만연한 심각한 착취와 사회의 불의에 직면하여, 인간은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개인과 사회의 철저한 쇄신을 통해 새롭게 변화될 수 있다. 이러한 교회의 노력은 자신의 존재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알고, 사랑하고 본받음으로써, 그분 안에서 삼위일체의 삶을 영위하며, 천상 예루살렘에서 역사가 완성되기까지 그분과 함께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577항).

[평화신문, 2015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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