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서 DOCTRINE

교리 자료실

제목 오늘의 신앙 레시피: 피정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10-28 조회수1,733 추천수0

[오늘의 신앙 레시피] 피정


하느님과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고 맞추는 시간

 

 

우리의 참 행복의 길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을 잘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적 생각이나 일에 매몰돼 그동안 자신을 이끌어주시고 지켜주셨던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하느님께서 주신 참된 삶의 길에서 벗어나기도 합니다. 이러할 때 모든 것을 멈추고 삶의 현장을 잠시 떠나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돌아보고 하느님과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고 맞추는 시간, 피정이 필요합니다. 피정이라는 말은 ‘세속을 피하여 고요함을 따른다.’라는 ‘피속추정’(避谷追靜) 또는 ‘세상을 피하여 고요하게 마음을 지닌다.’라는 ‘피세정념’(避世靜念)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피정은 단체로 하든, 개인으로 하든, 하느님과 나 사이의 유일한 관계가 이뤄지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피정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나는 또 하느님께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를 이 세상에 내시고 나를 속속들이 아시면서 나를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시는 하느님의 뜻과 마음을 헤아리는 게 중요합니다.

 

이러한 피정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음의 몇 가지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첫째, “떠나라!”입니다. 모든 소란한 주위 환경과 일에서 떠나고, 외적으로 또 내적으로 매여 있는 모든 일에서 떠나 마음을 비우는 것은 하느님의 빛을 받아들이는데 좋은 마음 자세입니다.

 

둘째, “향하라!”입니다. 자신을 매어 놓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고 비워서 자신의 마음 안에 하느님의 빛이 스며들 수 있도록 마음의 초점을 계속 하느님께로 맞추는 것입니다.

 

셋째, “맡겨라!”입니다. 내 안에서 일하시는 하느님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먹구름 속에서도 태양이 있음을 믿듯이 피정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결국은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시는 것임을 믿고 맡기라는 것입니다.

 

넷째, “응답하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당신 사랑으로 우리의 응답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피정 중에 만난 하느님의 빛과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돌아보며 그에 대한 나의 응답을 드리는 것입니다. 작고 소박한 응답이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나와의 눈맞춤과 주고받는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눈맞춤과 사랑 맞춤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과의 눈맞춤과 사랑 맞춤을 통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휴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19년 10월 20일 연중 제29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전교 주일)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