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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아카데미: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에 학살된 민간인들을 기억합니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8-05 조회수3,236 추천수0

[사회교리 아카데미]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에 학살된 민간인들을 기억합니다


전쟁, 정의의 도구로 이용할 수 없어

 

 

베드로가 예수님과 함께 지내고 싶어 초막 셋을 짓겠다는 순간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고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마태 17,5)이란 ‘예수님의 정체’를 알리는 소리가 구름 속에서 들렸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베드로처럼 주님과 함께 지내고 싶고 그것은 우리의 꿈이며 이상이며 희망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알리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은 인류의 핵전쟁 시작의 날이며 최초의 핵폭탄이 투하된 통곡의 날이며 수만 명의 민간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한 맺힌 날입니다.

 

1945년 8월 6일 월요일 그날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을 기억하는 그날, 인류 최초의 핵폭탄이 덮친 일본 히로시마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그 유명한 공포의 흰 버섯구름이 1200m 높이로 치솟은 때는 8시17분경이었습니다.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구름 속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는 날은 인류사 최초로 무고한 민간인에게 핵폭탄이 투하된 통곡의 날입니다. 트루먼은 “그것을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우리는 핵폭탄을 하느님의 방법과 목적대로 사용할 수 있게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전쟁을 끝내는 거룩한 날로 정하고 기도했지만 그것은 인류를 위협하는 거대한 핵전쟁을 시작하는 학살자의 기도입니다. 하늘은 이런 기도를 듣고 있었을까요? 하늘의 뜻은 무엇일까요? 하늘은 인류의 핵범죄를 예견하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거대한 1200m의 버섯구름’을 능가하는 ‘빛나는 구름’ 속에서 예수님의 정체를 미리 알려주었던 것일까요? 

 

당시는 전쟁 막바지로 일본의 항복은 예견되었고 1944년부터 일본은 패배선언만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그럼 왜 미국은 막바지에, 이미 기울어진 전세에 핵폭탄으로 엄청난 민간인 학살을 결정했을까요? 게다가 8월 9일 나가사키에 핵폭탄 투하라는 극악한 범죄를 다시 저지릅니다. 핵폭탄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 ‘오펜하이머’도 “사실상 패배한 적을 향해 사용된 침략자의 무기”라 했고 핵폭탄 제안자 아인슈타인은 “내 생애의 실수”라 했으나 핵전쟁의 서막을 막기엔 때늦었습니다. 도대체 전쟁의 끝이 아니라 더 큰 전쟁을 시작하고 인류 생존 자체의 위협임을 알면서 민간인을 향한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미국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교종 프란치스코가 정확히 간파했습니다. “전쟁의 광기가 진전되면 파괴로 이어집니다. 파괴적 성장을 원하는 것입니다! 탐욕, 편협, 권력을 향한 야망 등은 전쟁을 일으키는 동인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종종 이데올로기에 의해 정당화됩니다.”(프란치스코 교종, 2014. 9. 13.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연설) 

 

핵폭탄 투하를 결정한 트루먼은 8월 10일 ‘우리는 전쟁의 고통을 빨리 끝내기 위해, 수천수만의 젊은 미군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 폭탄을 사용했다’며 정의로운 결정임을 항변했지만 20만 민간인의 죽음에는 입을 닫았습니다. 과연 그것이 정의로운 결정인가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원자핵 시대에 전쟁을 정의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없고 전쟁은 재앙이며 국가 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길이 아니”(「간추린 사회교리」 497항)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 양운기 수사(한국순교복자수도회) - 한국순교복자수도회 소속.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상임위원이며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이다. 현재 나루터 공동체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7년 8월 6일, 양운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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