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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신도사도직이란 무엇인가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26 조회수7,646 추천수1

[교회상식 교리상식] (69) 평신도사도직이란 무엇인가요

 

 

평신도사도직이란 말을 자주 듣는데 평신도사도직이란 무엇인가요.

 

- 집수리 봉사활동으로 사도직을 실천하는 평신도들.

 

 

평신도사도직이란 한마디로 교회 설립 목적을 위해 곧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평신도가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너무나 사전적 정의(定義) 같아서 잘 와닿지 않는다고요? 평신도사도직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평신도

 

평신도사도직이란 평신도가 수행하는 사도직을 말합니다. 평신도란 잘 아시는 것처럼 교회를 이루는 하느님 백성 가운데 성직자와 수도자 신분을 제외한 모든 세례받은 신자를 가리키지요.

 

그런데 평신도(平信徒)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부정적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평(平)이라는 단어 자체가 '평범하다' '보통이다' 등과 같은 의미를 주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평신도 신분은 하느님 백성인 교회에서 성직자나 수도자에 비해 열등한 신분이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난 모든 신자들은 하느님 백성으로서 똑같은 품위와 존엄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교회 설립 목적을 이행하기 위해 수행하는 직무에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성직자는 그리스도 이름과 능력으로 신자들을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며 다스리는 직무를 수행하며, 수도자는 정결ㆍ청빈ㆍ순명의 복음적 권고를 공적으로 서약하면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가운데 창립자의 고유한 정신의 실현을 통해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보여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에 비해 평신도의 임무는 자기 소명에 따라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 뜻대로 관리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평신도의 고유한 삶의 자리가 세속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세속적 성격을 평신도들에게 고유하고 독특한 것이라며 이렇게 가르칩니다. 조금 길지만 중요하기에 그대로 인용해봅니다. 

 

"평신도들의 임무는 자기 소명에 따라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다. 평신도들은 세속 안에서, 곧 각각의 온갖 세상 직무와 일 가운데에서, 마치 그들의 삶이 짜여지는 것 같은 일상의 가정생활과 사회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기에서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자기 고유의 임무를 수행하며 복음 정신을 실천하고 누룩처럼 내부로부터 세상의 성화에 이바지하며, 또 그렇게 하여 무엇보다도 자기 삶의 증거로써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빛을 밝혀 누룩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헌장」 31항).

 

 

평신도사도직

 

사도직은 사도의 직무를 말합니다. 사도(使徒)는 사명을 띠고 파견된 사람으로, '파견' 또는 '사명'을 뜻하는 그리스말 '아포스톨레'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사도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제자들이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도록 예수님에게서 파견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평신도들은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 자녀가 됨과 동시에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일꾼으로 파견됩니다. 평신도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지체로서 교회 안에 몸담고 있지만 평신도의 고유한 삶의 자리는 세속입니다. 그렇다면 파견받은 사도로서 평신도가 수행하는 직무 곧 평신도사도직은 한편으로는 교회 성장과 발전에 협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평신도 고유의 자리인 세속 일에 종사하면서 세속을 성화시키면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이중의 성격을 지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신도가 교회와 세상 안에서, 곧 영적 질서와 현세 질서 안에서 사도직을 수행하지만 동일한 그리스도교 양심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생활 따로 신앙 따로'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신도들은 교회 일을 한다는 이유로 또는 영성 생활을 심화한다는 이유로 가정을 돌보지 않거나 다른 세속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나아가 자기 직업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가정과 사회에 대해 책임감을 지녀야 합니다. 또 정직ㆍ정의ㆍ성실ㆍ친절ㆍ용기와 같은 사회 생활과 관련한 덕을 존중하며 가꾸어야 합니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평신도교령」 참조).

 

[평화신문, 2007년 11월 25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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