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Roma)의 일곱 부제(차부제 포함) 중 한 명인 성 라우렌티우스(Laurentius, 또는 라우렌시오)는 에스파냐의 우에스카(Huesca) 출신으로 발레리아누스 황제(253~260년 재위)가 그리스도교를 탄압하는 새로운 법을 공표하면서 시작된 박해로 인해 258년 순교했다. 그는 교황 성 식스토 2세(Sixtus II, 8월 7일)를 돕는 로마의 일곱 부제 중 수석으로, 주된 임무는 교회의 재산 관리와 빈민 구호 및 일반적인 교회 관리였다. 교황 성 식스토 2세가 카타콤바에서 미사를 봉헌하던 중 체포되어 순교의 길을 걷자 성 라우렌시오는 슬픔을 억누르지 못해 울면서 그 뒤를 따라갔다. 교황은 그를 위로하며 앞으로 더욱 힘든 투쟁이 남아 있으니 그 전쟁에서 빛나는 승리를 얻어야 한다며, 그 또한 나흘 뒤에 체포되어 자신을 뒤따를 것이라는 예언을 해 주었다. 그러자 성 라우렌시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돌아와 교회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로마의 집정관이 그의 이런 행위를 알고 교회의 모든 보물을 즉시 황제에게 바치라고 엄명을 내렸다. 이 말을 들은 성 라우렌시오는 교회의 재산을 모두 모아 정리하려면 3일의 여유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청한 후, 교회의 값비싼 그릇들과 돈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재산을 요구하는 집정관에게 병자와 고아와 과부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모두 데리고 나타나 “이 사람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분노한 집정관은 그를 체포해 온갖 고문으로 괴롭히다가 뜨거운 석쇠 위에 눕히고는 구워 죽였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석쇠 위에서 살이 익어가자 성 라우렌시오는 “이쪽은 다 익었으니 뒤집어라.”라고 말한 후 한참 뒤에 “이제 다 익었으니 뜯어먹어라.”라고 당당히 말했다 한다. 그리고 순교 때나 그 후에도 그의 몸에서는 향기가 났다고 한다. 이같은 성 라우렌시오의 순교 이야기는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오(Ambrosius, 12월 7일)가 389년에 쓴 “성직자 직무론”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에 의해 전해졌다.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8월 28일)는 강론에서 “그는 주님의 식탁에서 주님을 받았기에 그 보답으로 자기 자신을 주님께 제물로 바쳐 드렸습니다. 생활에서 그리스도를 사랑했고 죽음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았습니다.”라며 그의 순교에 대해 언급했다. 에스파냐 출신의 라틴 그리스도교 시인인 프루덴티우스(Prudentius)는 그의 죽음과 표양(表樣)이 로마의 회개를 가져왔고, 로마에서 이교의 종말을 알리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며 그를 칭송했다. 성 라우렌시오의 축일은 4세기 초부터 교회 전례에 도입되었고, 330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그의 무덤이 있던 카타콤바 위에 세운 성당은 로마의 순례자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일곱 성당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공경은 빠르게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다. 성 라우렌시오는 로마와 여러 도시의 수호성인이면서 가난한 사람과 요리사와 소방관의 수호성인이다. 교회 미술에서 그를 상징하는 문장은 순교 도구였던 석쇠이다. 옛 “로마 순교록”은 8월 10일 목록에서 로마에서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성 라우렌시오 부제가 감옥에 갇혀 다양한 방식으로 고문을 당한 후 격자 모양의 철제 도구 위에서 타죽어 가며 순교를 완성했고, 그의 시신은 다른 이들에 의해 베라노(Verano) 들판에 있는 치리아카(Cyriaca) 묘지에 묻혔다고 전해주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같은 날 목록에서 교황 성 대 레오 1세(Leo I)가 기록했듯이, 교황 성 식스토 2세와 함께 순교하려는 열망 중에 교회의 보물을 넘기라는 명령을 받고 가난한 이들을 폭군 앞에 보여 준 후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불길을 이겨내고 순교하여 나중에 그의 이름이 붙여진 로마의 베라노 묘지에 안장되었다고 기록하였다. 성 라우렌시오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을 타원형으로 둘러싼 열주 위에 세워진 140명의 성인 입상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공경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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