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 1 장 천주 성부를 믿나이다
- 제1절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 제5단락 하늘과 땅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325 사도신경은 하느님께서 “천지의 창조주”(162) 이심을 고백하며,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유형무형한 만물의 창조주”(163) 이심을 천명한다.
- 326 성경의 ‘하늘과 땅’이라는 표현은 존재하는 모든 것, 피조물 전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하늘과 땅을 결합시키거나 구분하는 만물의 유대 관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땅’은 인간의 세계이다.(164) ‘하늘’ 또는 ‘하늘들’은 창공을 가리킬 수도 있고,(165) 또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마태 5,16)라는(166) 표현에서처럼 하느님께서 계시는 ‘장소’를 가리킬 수도 있다. 따라서 종말론적 영광인 ‘하늘’을 가리킬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늘’은 영적인 피조물들 ─ 천사들 ─ 이 하느님을 곁에서 모시고 있는 ‘장소’를 가리키기도 한다.
- 327 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의 신앙 고백은 하느님께서 “태초에 단번에 무에서 영신계와 물질계, 곧 천사들과 세계를 창조하셨다. 그러고 나서 정신과 육체로 이루어져 두 요소를 다 지닌 인간을 창조하셨다.”(167) 고 언명한다.
- I. 천사
- 천사의 존재 - 신앙의 진리
- 328 성경이 보통으로 천사라고 부르는, 육체를 가지지 않은 영적인 것들의 존재는 신앙의 진리이다. 성전 전체의 증언이 일치하듯이, 성경의 증언도 명백하다.
- 그들은 누구인가-
- 329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사’는 본성이 아니라 직무를 가리킨다. 그 본성은 무엇인가- 영(靈)이다. 그 직무는 무엇인가- 천사다. 존재로서는 영이고, 활동으로는 천사다.”(168) 천사는 그 존재 전체가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며 전령이다. 그들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기”(마태 18,10) 때문에, “그분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 말씀을 실천하는 힘센 용사들”(시편 103[102],20)이다.
- 330 순수한 영적 피조물인 천사들은 지성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인격적인 피조물들이며,(169) 죽지 않는 피조물들이다.(170) 그들은 보이는 모든 피조물보다 훨씬 더 완전하다. 그들 영광의 광채가 이를 증명한다.(171)
- “당신의 모든 천사들과 함께 계시는” 그리스도
- 331 그리스도께서는 천사 세계의 중심이시다. 천사들은 그분께 속한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올 것이다”(마태 25,31). 그들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께 속한다.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콜로 1,16). 그분께서 천사들을 당신의 구원 계획을 알리는 전령으로 삼으셨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그분께 속한 존재들이다. “천사들은 모두 하느님을 시중드는 영으로서, 구원을 상속받게 될 이들에게 봉사하도록 파견되는 이들이 아닙니까-”(히브 1,14)
- 332 그들은 창조 때부터(172) 구원 역사의 흐름을 따라, 줄곧 이 구원을 멀리서 또는 가까이에서 알리고, 이 구원 계획의 실현을 위하여 봉사하고 있다. 몇 가지 예만 들어 보면, 그들은 지상 낙원의 문을 닫으며,(173) 롯을 보호하고,(174) 하가르와 그녀의 아들을 구하며,(175) 아브라함의 손을 멈추게 하고,(176) 율법을 전해 주는 직무를 수행하며,(177) 하느님의 백성을 인도하고,(178) 탄생과(179) 소명들을(180) 알리고 예언자들을 돕는다.(181) 마침내 선구자 요한의 탄생과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 것은 바로 천사 가브리엘이다.(182)
- 333 사람이 되신 ‘말씀’의 생애는 강생부터 승천까지 천사들의 경배와 봉사에 싸여 있다. “맏아드님을 저세상에 데리고 들어가실 때에는 ‘하느님의 천사들은 모두 그에게 경배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히브 1,6). 그리스도의 탄생 때 “ ……하느님께 영광!”(루카 2,14)이라고 천사들이 부른 찬미의 노래는 교회의 찬미 안에서 끊임없이 메아리친다. 그들은 어린 예수님을 보호하고,(183) 광야에서 예수님께 봉사하며,(184) 번민 중에 계실 때 용기를 북돋아 드린다.(185) 그러므로 천사들은 그 옛날 이스라엘처럼(186) 예수님을 원수들의 손에서 구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187) 그리고 그리스도의 강생과(188) 부활의(189) ‘기쁜 소식’을 전함으로써 복음을 선포하는(190) 것도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선포하는 그리스도의(191) 재림 때에도 그분 곁에서 그분의 심판을 도와 드리게 될 것이다.(192)
- 교회 생활과 천사
- 334 그리하여 교회는 삶의 모든 면에서 천사들의 신비하고 능력 있는 도움을 받는다.(193)
- 335 전례 안에서 교회는 천사들과 하나 되어, 하느님을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194) 하고 찬미한다. (장례 예식의 기도문 “천사들이여, 이 교우를 천상 낙원으로 데려가시어…….”(195) 나, 또 비잔틴 전례의 ‘케루빔 찬미가’(196) 처럼) 교회는 천사의 도움을 청하며, 특별히 몇몇 천사(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과 수호천사)를 기념하며 그 축일을 지낸다.
- 336 사람은 일생 동안, 생명의 시작부터(197) 죽음에 이르기까지,(198) 천사들의 보호와(199) 전구로(200) 도움을 받는다. “모든 신자의 곁에는 그들을 생명으로 인도하는 보호자이자 목자인 천사가 있다.”(201) 이 지상에서부터 그리스도인의 삶은 신앙으로, 하느님 안에 결합되는 천사들과 인간들의 복된 공동체에 참여한다.
- II. 유형의 세계
- 337 하느님께서는 이 유형의 세계를 풍요롭고, 다양하며, 질서 있게 창조하셨다. 성경은 이러한 창조주의 활동을 상징적으로 6일 동안 계속된 하느님의 ‘일’로 표현하며, 이 일은 일곱째 날의 휴식으로 끝을 맺는다.(202) 성경은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창조에 대해 계시하신 진리들을 가르치는데,(203) 이 진리들은 “하느님 찬미를 지향하는 모든 피조물의 가장 깊은 본질과 가치와 목적을 인식하게 한다.”(204)
- 338 창조주 하느님에게서 존재를 받지 않은 것은 없다. 세상은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무에서 생겨남으로써 존재하기 시작하였다. 존재하는 모든 것, 자연계 전체, 인간의 모든 역사는 이 원초적 사건에 근거한다. 이 기원(起源)에서 세계가 형성되고 시간이 시작되었다.(205)
- 339 피조물은 저마다 고유한 선과 완전성을 지니고 있다. ‘6일 동안’ 하신 일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고 한다. “만물은 창조의 조건 자체에서 고유의 안정성과 진리와 선, 또 고유의 법칙과 질서를 갖추고 있다.”(206) 저마다 고유한 존재를 지니기를 하느님께서 바라신 다양한 피조물들은, 저마다 고유한 방법으로 하느님의 무한한 지혜와 선의 빛을 반영한다. 이 때문에 인간은 각 피조물의 고유한 선을 존중하여, 창조주를 무시하는 일이나 인간과 인간의 환경에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는, 사물의 무질서한 이용을 피해야 한다.
- 340 하느님께서는 피조물들이 서로 의존하기를 바라신다. 해와 달, 전나무와 작은 꽃 한 송이, 독수리와 참새, 이들의 무수한 다양성과 차별성의 장관은 어떠한 피조물도 스스로는 불충분함을 의미한다. 이들은 다른 피조물에 의존하여 서로 보완하며, 서로에게 봉사하면서 살아간다.
- 341 우주의 아름다움. 창조된 세계의 질서와 조화는 존재들의 다양성과,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의 다양성의 결과이다. 인간은 이러한 질서와 조화를 자연의 법칙으로서 점차 발견해 간다. 학자들은 이를 두고 감탄한다. 피조물의 아름다움은 창조주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반영한다. 이 아름다움은 당연히 지능과 의지를 가진 인간의 존경과 순종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 342 피조물의 위계질서는 덜 완전한 것에서 더 완전한 것으로 진행하는 ‘6일 동안’의 창조 순서에 표현되어 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하시고,(207) 그 하나하나를 참새까지도 돌보신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루카 12,7). 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마태 12,12)
- 343 인간은 창조 업적의 절정이다. 성령의 감도를 받은 창조 이야기는 인간의 창조를 다른 피조물들의 창조와 분명하게 구별함으로써 이 사실을 드러낸다.(208)
- 344 모든 피조물의 연대성. 모두 동일한 창조주에게서 창조되었다는 점과, 모두 다 창조주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는 점에서 모든 피조물은 서로 필요로 한다.
- 내 주님! 당신의 모든 피조물 그중에도, 언니 해님에게서 찬미를 받으사이다. 그로 해 낮이 되고 그로써 당신이 우리를 비추시는, 그 아름다운 몸 장엄한 광채에 번쩍거리며, 당신의 보람을 지니나이다. 지존이시여…… 쓰임 많고 겸손되고 값지고도 조촐한 누나 물에게서 내 주님, 찬미를 받으시옵소서.…… 내 주님, 누나요 우리 어미인 땅의 찬미받으소서. 그는 우리를 싣고 다스리며 울긋불긋 꽃들과 풀들과 모든 가지 과일을 낳아 줍니다.…… 내 주님을 기려 높이 찬양하고 그분께 감사드릴지어다. 한껏 겸손을 다하여 그분을 섬길지어다.(209)
- 345 안식일 - ‘6일 동안’ 하신 일을 마침.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시고”,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을 이루셨으며”, “이렛날에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쉬셨고”, “그날에 복을 내리시고 거룩하게 하셨다.”고 성경은 말한다(창세 2,1-3). 이러한 영감을 받은 말마디들은 구원에 유익한 많은 가르침을 담고 있다.
- 346 하느님께서는 만물에 기초를 놓으시고 변하지 않는 법칙을 심어 놓으셨다.(210) 신앙인은 이것들을 믿고 의지할 수 있으며, 이는 신앙인에게 하느님 계약의 흔들리지 않는 성실성의 표시와 보증이 된다.(211) 인간으로서는 충실하게 이 기초에 머물러야 하며, 창조주께서 그 기초에 새겨 놓으신 법칙을 존중해야 한다.
- 347 창조는 안식일을 위한 것이다. 곧 하느님에 대한 경배와 흠숭을 위해 이루어진 것이다. 하느님에 대한 경배는 피조물의 질서 안에 새겨져 있다.(212) 성 베네딕토의 규칙서는(213) “어떠한 일도 하느님의 일에 앞설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관심사의 올바른 순서를 말하는 것이다.
- 348 안식일은 이스라엘 율법의 핵심이다. 계명을 지키는 것은 곧 창조의 업적에 표현된 하느님의 지혜와 뜻에 부합하는 것이다.
- 349 제8일. 그러나 우리에게는 새날이 밝았다. 그날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이다. 제7일에는 첫 번째 창조가 완성되었고 제8일에는 새로운 창조가 시작된다. 이처럼 창조 업적은 구원이라고 하는, 더욱 큰 업적에서 절정에 이른다. 첫 번째 창조는 그리스도 안의 새로운 창조에서 그 의미가 발견되며, 정점에 도달한다. 이 새로운 창조의 찬란함은 첫 번째 창조를 능가한다.(214)
- 간추림
- 350 천사들은 하느님께 끊임없이 영광을 드리며, 다른 피조물들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계획에 봉사하는 영적인 피조물들이다. “천사들은 우리에게 유익한 모든 선에 협력한다.”(215)
- 351 천사들은 그들의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호위하고 있다. 그들은 특히 인간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명에 봉사한다.
- 352 교회는 지상 순례길에 있는 자신을 도와주고, 모든 인간을 보호하는 천사들을 공경한다.
- 353 하느님께서는 당신 피조물의 다양성, 고유한 선, 그들의 상호 의존과 질서를 원하셨다. 모든 물질적인 피조물은 인류의 선익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인간은, 그리고 인간을 통하여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 354 피조물 안에 새겨진 법칙과, 사물들의 본성에서 나오는 관계들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모든 지혜의 근원이며 도덕의 기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