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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50 “죄인은 회개하기 위하여 기꺼이 다음과 같은 참회의 행위가 필요하다. 마음에는 통회가, 입에는 고백이, 행위에는 온전한 겸손과 유효한 보속이 있어야 한다.”(42)
  • 통회
  • 1451 참회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행위는 통회(痛悔)이다. 통회는 “지은 죄에 대한 마음의 고통이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그 죄를 미워하는 것이다.”(43)
  • 1452 하느님을 모든 것 위에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통회를 ‘완전한’ 통회(사랑의 통회)라 한다. 이 통회는 소죄를 용서해 주며, 가능한 한 속히 고해성사를 받겠다는 굳은 결심이 포함된 경우 죽을죄도 용서받게 해 준다.(44)
  • 1453 ‘불완전한’ 통회(뉘우침)도 하느님의 선물이며 성령께서 일으켜 주시는 것이다. 이 통회는 죄의 추악함이나 죄인을 위협하는 영벌과 다른 벌들에 대한 두려움에서 생긴다(두려움의 통회). 이러한 양심의 동요는 은총의 감도 아래 성사로 죄를 용서받음으로써 완성되는 내적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 그러나 불완전한 통회는 그 자체로써는 대죄의 용서를 얻지 못하며, 고해성사로 용서받도록 준비시킬 뿐이다.(45)
  • 1454 고해성사를 받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양심 성찰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적당한 성경 본문들은 십계명에서, 그리고 복음서와 사도들의 서한 가운데 윤리적인 부분, 예컨대 산상 설교와 사도들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다.(46)
  • 죄의 고백
  • 1455 죄의 고백(자백)은 단순히 인간적인 면에서도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며, 다른 사람들과 화해하도록 도와준다. 인간은 고백으로 자기가 지은 죄를 직시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진다. 그리고 책임을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과 교회에 대한 친교에 다시 마음을 열게 되어 새로운 미래가 가능해진다.
  • 1456 사제에게 하는 고백은 고해성사의 핵심 부분이다. “참회자들이 고백할 때에는 진지하게 성찰한 뒤에 알아낸 모든 죽을죄들을 열거해야 한다. 그 죄들이 매우 은밀한 것이고 십계명의 마지막 두 계명만을 범한 것일지라도 그러하다.(47) 때로 이 죄들은 영혼에 더욱 심한 상처를 입히며, 공공연하게 지은 죄들보다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48)
  •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기억나는 모든 죄를 고백하려고 애쓸 때, 자비로우시며 용서하시는 하느님 앞에 그 죄들을 모두 내놓는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와는 달리 그중 몇몇을 고의로 숨기는 사람들은 사제를 통하여 용서해 주실 선하신 하느님께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는 것이 된다. “만일 환자가 부끄러워서 자신의 상처를 의사에게 감춘다면, 의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치료할 수 없기”(49) 때문이다.
  • 1457 교회의 계명에 따라 “모든 신자는 사리를 분별할 나이에 이른 뒤에는 매년 적어도 한 번 자기의 대죄를 성실히 고백할 의무가 있다.”(50) 죽을죄를 지었음을 의식하는 사람은 크게 통회를 했다고 해도, 성체를 모셔야 할 중대한 이유가 있고 또 고해 사제에게 갈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51) 먼저 고해성사로 사죄를 받지 않은 채 성체를 모셔서는 안 된다.(52) 어린이들은 첫영성체 전에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53)
  • 1458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잘못(소죄)도 고백하도록 교회는 크게 장려한다.(54) 왜냐하면 정기적으로 소죄를 고백하는 것은 양심을 기르고, 나쁜 성향과 싸우며, 그리스도를 통해 치유받고, 성령의 생명 안에서 성장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 성사를 통해서 자비로우신 성부의 은총을 더욱 자주 받으면 성부와 같이 자비로워지는 힘을 얻는다.(55)
  •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과 함께 행동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대의 죄를 질책하시는데, 그대도 자신의 죄를 질책한다면 그대는 하느님과 결합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사람과 죄인은 별개의 존재입니다. 그대가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때, 그 사람은 하느님께서 지으신 것입니다. 그대가 “죄인”이라는 말을 들을 때, 그 죄인은 인간이 스스로 만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친히 만드신 것을 구원하시도록 그대가 만든 것을 부수십시오.……그대가 만든 것을 미워하기 시작할 때, 그대는 자신의 악행을 고발하는 것이기에, 그대의 선행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악행의 고백은 선행의 시작입니다. 그대는 진리를 행하고 빛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56)
  • 보속
  • 1459 많은 죄들이 이웃에게 해를 끼친다. 이를 갚기 위해서 가능한 일들을 해야 한다(예를 들어 훔친 물건을 되돌려 주는 일, 모함당한 사람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 손해를 배상하는 일 등). 단순한 정의도 이런 일을 요구한다. 그러나 죄는 결국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고 나약하게 하며, 하느님에 대한 관계, 이웃에 대한 관계를 해친다. 용서는 죄를 없애 주지만 죄의 결과로 생긴 모든 폐해를 고쳐 주지는 못한다.(57) 죄에서 벗어난 사람은 완전한 영적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 죄를 갚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더 실행하여야 한다. 적절한 방법으로 죄를 ‘보상’하거나 ‘속죄’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갚음을 ‘보속’(補贖)이라고 부른다.
  • 1460 고해 사제는 고백자에게 보속을 정해 줄 때, 그 사람의 개인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그의 영적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 보속은 가능한 한 지은 죄의 경중과 특성에 맞아야 한다. 보속은 기도일 수도 있고, 헌금, 자선 행위, 이웃을 위한 봉사, 자발적인 절제, 희생이 될 수도 있으며, 특히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를 인내로 받아들이는 일일 수도 있다. 이러한 보속들은 우리가 우리 죄 때문에 한 번에 영원히 속죄하신 그리스도를(58) 닮도록 도와준다. 보속은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기”(로마 8,17)(59) 때문에 우리를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해 준다.
  • 그러나 우리의 보속, 곧 우리 죄 때문에 치르는 보속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우리 처지로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60) 이처럼 사람은 결코 자신을 영광스럽게 할 수 없으며, 우리의 모든 ‘영광’은 그리스도 안에 있다.……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서”(61) 보속한다. 이 열매는 그리스도에게서 힘을 얻고, 그리스도에 의하여 성부께 바쳐지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께 받아들여진다.(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