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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편 그리스도인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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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주님의 기도 “우리 아버지” 제2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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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아버지!”

2779 주님의 기도의 이 외침을 우리 것으로 삼기 전에, 우리의 마음에서 ‘이 세상’의 그릇된 생각들을 겸손되이 정화시켜야 한다. 겸손해야 우리는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마태 11,27) 곧 “철부지들”(마태 11,25)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마음의 정화는 우리의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역사 안에서 형성되어 왔고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아버지상이나 어머니상과 관련된다. 우리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창조된 현세의 사고 범주들을 초월하신다. 이 영역에서 하느님을 우리의 생각에 비추어서 흠숭하거나 또는 적대시하는 것은, 찬양하거나 또는 싸워야 할 우상들을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성부기도하는 것은, 성자께서 우리에게 계시해 주신 ‘계시는 그분’(Ipse Est), 곧 하느님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라는 이름은 일찍이 아무에게도 계시되지 않았습니다. 모세하느님께 누구시냐고 여쭈었을 때, 다른 이름을 들었습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은 아들 안에서 우리에게 계시되었습니다. ‘아들’이라는 이름은 ‘아버지’라는 새 이름을 내포하기 때문입니다.(23)
2780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아들을 통해서 당신을 우리에게 계시하셨기 때문이며, 당신 성령께서 하느님을 우리에게 알게 하셨기 때문이다. 성부에 대한 성자위격적 관계는 인간이 생각할 수 없고, 천상의 천사들도 엿볼 수 없는 그러한 관계이다.(24) 그렇지만 성자성령께서는,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시며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을(25) 믿는 우리를 성자성부의 관계에 참여시켜 주신다.
2781 우리가 아버지께 기도할 때, 우리는 성부와 그리고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친교를 나누게 된다.(26) 그때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경이로움으로 아버지를 알아 뵙고 깨닫는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 우리는 그분께 간청하기보다는, 그분을 흠숭하며 찬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분을 ‘아버지’로, 참하느님으로 인정하는 것은 하느님께 영광이 되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이름을 계시해 주시고, 그 이름을 믿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시며, 우리 안에 현존하심에 대해 우리는 감사드린다.
2782 우리가 아버지를 흠숭할 수 있는 것은, 외아들 안에서 우리를 양자로 삼아 주심으로써 당신의 생명으로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하셨기 때문이다. 세례를 통하여,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되게 하시고, ‘머리’에서 지체들에게 흐르는 당신 성령도유로써 우리를 ‘그리스도들’이 되게 하신다.
과연 우리를 양자로 삼아 주시기로 예정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몸과 일체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그리스도의 지체가 된 여러분은 당연히 ‘그리스도들’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27)
은총을 통해서 새로 태어났고 하느님께 되돌려진 새사람은 이미 아들이 되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우선 “아버지!”라고 말하는 것입니다.(28)
2783 이와 같이 주님의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게 되며, 동시에 하느님도 우리에게 계시된다.(29)
오 사람아, 너는 감히 하늘을 향해 너의 얼굴을 들지 못하고, 땅을 향해 너의 시선을 떨구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너는 그리스도은총을 받았다. 네 모든 죄가 용서받은 것이다. 고약한 종이었던 네가 착한 아들이 된 것이다.……그러니 당신 아들을 통해 너를 속량하신 아버지께 눈을 들어 “우리 아버지!”라고 말씀드려라. ……그러나 너에게 어떤 특권이 있다고 주장하지 마라. 특별한 방법으로 하느님그리스도께만 친아버지이시며, 우리 모두에게는 그저 공동으로 아버지이실 뿐이다. 하느님은 그분만을 낳으셨고 우리는 창조하셨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도 그분의 아들이 되는 자격을 얻으려면, 은총에 힘입어, “우리 아버지!”라고 말씀드려라.(30)
2784 양자로 삼아 주시는 이 무상의 선물은 우리의 끊임없는 회개와 새 삶을 요구한다. 주님의 기도를 드리면서, 우리는 두 가지 근본 의향을 심화시켜야 할 것이다.
첫째, 하느님을 닮겠다는 열망과 의지이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우리는 은총에 힘입어 다시 하느님을 닮게 되었으므로, 우리는 이 은총에 응답해야 한다.
우리가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를 때에는, 하느님의 자녀답게 처신해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31)
여러분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인자하신 하느님을 여러분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더 이상 인자하신 천상 아버지의 징표를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32)
아버지의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생각하여 그 아름다움이 우리 영혼을 장식하게 해야 합니다.(33)
2785 둘째, 우리를 “어린이처럼”(마태 18,3) 되게 하는 겸손하고 신뢰하는 마음이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는 “철부지들”(마태 11,25)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이시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하느님만을 바라보는 눈길로, 위대한 사랑에 불타는 듯한 심정으로 기도합니다. 기도에 마음이 온통 쏠려 사랑에 빠져든 사람은, 자신의 친아버지와 이야기하듯이 매우 다정하게, 매우 독특하고 경건한 친근감으로 하느님과 이야기를 나눕니다.(34)
‘우리 아버지’라는 호칭은 우리 안에 사랑(자녀에게 아버지보다 더 귀한 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기도에 대한 열정……그리고 우리가 청하고자 하는 것을 얻게 되리라는 희망을 동시에 불러일으켜 줍니다.……실제로 당신 자녀가 되는 것을 이미 허락하신 아버지께서 그들의 기도에 대해 무엇을 거절하실 수 있겠습니까-(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