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성사는 인간이 지닌 근본적인 죄의 상태로부터 물과 성령으로 정화하여 하느님 안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출생하고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결합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세례 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성사요. 그리스도 신비체의 일원이 되고 모든 죄와 벌로부터 용서를 받고 다른 성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성사라고 대부분의 교리서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례성사는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어 죄를 벗어난 인간 상태로 승격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거룩한 의식입니다(어린이 세례 예식서).
세례성사는 성체성사, 견진성사와 함께 그리스도의 입교 성사라고 합니다. 곧 세례성사로써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고, 성체성사로서 우리에게 구원을 베푸시는 예수그리스도와 일치하고, 견진성사로서 그리스도를 닮게 되어 교회의 건설을 위해 능동적이고도 실천적인 증거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크리스찬 입교의 성사는 성품과 혼인성사를 준비시키는 성사이면서 더구나 세례성사는 생명과 천국의 입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는 세례성사를 모든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세례성사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에 맡긴 신약 최초의 성사입니다(마태 28, 19). 곧, 세례성사는 성령의 은총으로 빛을 받고 그리스도의 복음에 응답하는 신앙의 성사입니다(어린이 예식서 총지침 3).
화세 : 자기의 뜨거운 열성으로 자신의 죄를 씻는다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교회의 정식 성사 집행 없이 진심으로 자신이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완전한 통회가 이루어지는 사랑의 세례입니다.
혈세: 피로써 자신의 죄를 씻는다는 데서 나온 말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위한 그리스도 신앙인이 자기의 신앙을 위해 순교할 때 이루어지는 세례입니다. 죽음이 임박하여 영세할 시간도 없고 그런 조건이 준비되어 있지 못할 때 순교로써 생명을 바치게 되면 비록 물로써 씻는 세례를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순간에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죄에 대한 세례의 효과 : 제 2 차 바티칸공의회는 세례성사를 받으면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룬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세례성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태어남을 의미한다고 가르칩니다(계시헌장 3; 교회헌장 2). 따라서 세례성사는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아(사도행전 4, 12) 죄와 마귀의 권세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결국 세례성사를 통해서 새로 태어난다고 하는 의미는 인류의 원조 아담에게서 비롯된 하느님과의 단절이 화해로 다시 이어지고, 원죄와 지금까지 지은 죄와 그 잠벌까지 용서받음을 뜻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죄의 상태에서 벗어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태어난 자로 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 : 세례로 새로 태어난 자는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룹니다. 일치를 이루시는 그리스도는 생명의 주관자이시기 때문에 세례성사로 우리는 생명을 받게 됩니다(요한 6, 2). 이것은 더 이상 죽음에 예속되지 않음을 뜻하고(요한 8, 51) 초자연적 생명을 누리게 됨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됨 : 세례성사는 그리스도와 일치시켜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양자가 되어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고(에페 1,5 ;요한 3, 1)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부성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세례성사로 우리는 성령의 거처가 됨 : 세례성사로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쳐하시게 됩니다. 이 성령은 우리에게 내적 능력이 이루어지게 하시고 외적인 법이나 다른 것보다 강력하게 우리 마음속에 윤리적인 규범과 내적 의무를 규정하십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것을 은총이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성령은 세례 받은 자에게 마음 속 깊이 영향을 주어 여러 은총의 효과를 드러내게 하기 때문입니다(갈라 5, 22). 이와 같이 이 성령은 새로운 윤리생활의 원천이 되고 그것을 실천하는 능력이 됩니다.
교회와 일치 : 그리스도인은 세례성사로 교회의 일원이 되고 사도직에 참여하게 됩니다. 세례성사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됨은 곧 교회와 일치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선물 중의 가장 큰 것은 성체의 제사이고 세례 받은 신자들은 사제와 더불어 성체의 제사에 참여하는 의무와 권한을 누리게 됩니다. 또한 교회의 창립목적이 그리스도의 왕국을 전 세계에 펴고 모든 인간을 구원에 참여케 하고 그리스도께 이끄는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세례 받은 신자들은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구원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할 의무를 지니게 됩니다(평신도교령 3).
성서에서 보면 예수님께서는 세례성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마르 16, 16). 또한 성령 강림 날 성 베드로도 첫 설교 후 통회의 세례를 받으라 하셨습니다(사도 2, 38). 또한 세례의 필요에 관해서는 초대교회 때부터 아무런 논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카르타고 공의회에서는 세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트리엔트 공의회에서는 세례의 필요성을 신앙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 19-20)." 또한 사도들의 활동에서 사도들 스스로가 세례성사의 설정자로 나선 적이 없고 그리스도께서 세례성사를 설정하셨고 자신들은 관리자, 일꾼으로 자처하고 있었습니다(갈라 4, 1-2).
예수님의 세례에 대한 언급이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에 있습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은 세례에 대해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세례는 성령과 불로써 이루는 세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마르 1,9-11; 루카 3, 20-21; 요한 1,32-34). 또한, 세례 예식의 절대성을 암시하면서 세례의 주요 효과인 영, 신적 출생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요한 3, 5). 이처럼 새로운 출생이란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많은 부분에서 세례자 요한의 세례와 예수님의 세례를 비교하면서 세례성사의 의미를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요한 3, 22-30; 마태 3,11-12; 사도 19, 1-5). 이처럼 성서에 기록된 언급을 볼 때 세례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친히 제정하셨고 이 세례성사를 통해 인간을 당신의 신적 생명에 참여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례성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입니다. 또한 어른만이 아니고 어린이도 세례성사를 받아야 한다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습니다(트리엔트 공의회).
교황 바오로 6 세께서는 어린이들도 그리스도의 신적 생명에 참여하기 위해, 또 원죄로 인하여 성화은총이 없는 상태로 태어났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세례성사 집전에 대해 강조하였습니다. 이레네오 성인께서도 세례의 보편적 필요성은 어린이에게까지 연장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의 세례에 관한 트리엔트 공의회에서는 신앙 조항으로 선포했습니다.
어른들이 유효한 세례성사를 받기위해서는 지향(Intentio)이 필요합니다. 즉, 세례성사를 받고자 하는 자발적 원의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세례성사를 유효하게 받기위해서는 지향 외에 자신의 죄를 통회하며 최소한 기본 교리지식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죽을 위험시에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동의만하면 세례성사를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세례성사는 주교, 사제, 부제가 집전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교회 안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성사를 집전합니다. 그러나 세례성사의 주 집전자는 다른 모든 성사에서처럼 그리스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죽을 위험시에는 누구나 다 세례성사를 집전할 수 있습니다. 즉 이교인이나 다른 종파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올바른 지향만 있으면 세례성사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세례를 대세 혹은 비상 세례 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교회의 기본 교리 즉 하느님의 존재,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이 세상이 구원되었다는 진리, 죽은 후에 심판이 있고 영원한 삶이 있다는 것을 믿으면 아무라도 세례를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습니다. 대세를 준 후 집행자는 대세자의 성명, 생년월일 또는 연령, 본명, 대부모, 세례일, 집전자를 적어서 관할 구역의 본당 사무실에 알려야 합니다.
세례성사의 예식은 과거와 동일하되, 현대에 와 약간 변경되었습니다. 세례예식은 환영예식, 말씀의 전례, 성사집전, 끝 예식이라는 4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 세례성사도 다른 성사와 마찬가지로 질료(Materia)와 형상(Forma)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질료(Materia): 세례성사의 질료는 물(순수 자연수)입니다. 성서에 보면 예수님께서도 세례예식의 물에 관해서 언급하시고(요한 3, 5) 사도들도 예수님의 이 말씀을 자의적으로 받아들였고 교회의 전통도 이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했습니다(플로렌스와 트리엔트 공의회). 이 물은 본연의 의미상 씻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세례성사를 받는 주체에 적용해야 합니다.
형상(Forma): 질료인 물을 부으면서 읽는 말 자체(기도문 또는 경문)를 의미합니다. 이런 말은 성사적 행위를 나타냅니다. 즉 "나는 당신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줍니다." 하는 말이 세례성사의 형상이고 이마에 붓는 물은 질료입니다.
예비자는 세례성사를 받기 전에 대부 대모를 미리 정하고 지역 공동체의 집회에 참석하며 적당한 기간 동안 교리교육을 받고 준비를 갖추어 회심과 신앙을 공고히 해야 합니다. 세례성사 예식은 예비자의 추천과 환영뿐 아니라 예비자 자신의 명백한 입교 지향과 교회의 가르침에 동의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보통으로 세례성사 예식은 미사 중에 거행하게 됩니다. 이 입교식은 되도록 주일날에 거행하고 그 지역 공동체가 적극 참여하도록 일러두고 있습니다(어른 입교 예식서 240-244항 참조).
환영식 : 예비자와 대부모에 대한 물음으로 세례성사에 대한 원의와 함께 예비자의 자격 여부를 묻는 부분.
말씀의 전례 : 개회식은 생략하고 바로 말씀의 전례를 시작함.
- 간구와 참회식
- 구마 기도와 예비자 성유의 도유(O.C. = OIeum Catechumenorum): 집전자는 예비자의 가슴과 뒷덜미(경우따라 양손이나 혹은 더 적합한 지체)에 아무 말 없이 성유를 발라줌.
- 세례 후 기름 바름(S.O. = Sanctum OIeum 또는 S.C.=Sanctum Chrisma) : 크리스마 성유 도유는 영세자의 왕다운 사제직과 하느님 백성에 결합을 뜻함.
- 흰 웃을 입음 : 흰옷을 입는 것은 새로이 창조되어 그리스도를 닮게 된 것과 새로운 품위를 드러내는 상징임.
- 촛불을 켜줌 : 빛의 자녀로 살아가기 위한 성소를 밝혀줌.
세례성사 이후 계속 미사를 진행할 때에는 신경을 생략(신앙고백을 하였으므로)하고 즉시 신자들의 기도를 바치고 봉헌 예절에서부터 미사로 이어집니다.
- 영세수 축성 : 이 때 인류 창조 때부터 하느님이 베푸신 사랑의 신비를 되새기며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기억함. 또한 성령을 부르며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함으로써 주께서 제정하신 세례로 그리스도의 구원에 참여하고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나누어 받게 되는 사실을 드러냄.
- 마귀와 죄를 끊어버림 : 세례성사는 하느님과 결합되고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나는 것이므로 그 반대되는 죄와 마귀를 끊어버림으로써 구세주의 언약대로 하느님과 신비로이 결합되는 것임.
- 신앙고백 : 집전자와 교우들 앞에서 자신들의 신앙을 고백함으로써 그리스도와 새로운 계약을 맺으려는 굳은 결의를 표명함.
- 세례식 : 삼위일체의 이름을 부르며 물로 씻는 예식으로 세례성사 중 가장 중요한 예식임.
교회는 세례, 견진, 성품성사는 영적이고 영원한 표지를 새겨준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트리엔트 공의회). 이 표지를 인호라고 하는데 이것은 반복이 불가능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인호는 영혼에 새겨져 없어지지 않는 표지를 의미합니다.
비오 12세께서는 세례성사로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신비체의 일원이 되고 인호를 통해 신적 예배의 자격자가 되고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며 다른 성사를 받을 권리를 받게 된다고 가르칩니다(회칙 Mediator Dei). 이 인호는 은총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은총의 생명과 결합되어 있을 때 인호의 참된 빛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총의 상태가 아니거나 죄 중에 있더라도 인호는 없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세례명 : 세례성사로써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기 때문에 받는 이름입니다. 보통으로 옛날 성인 성녀들의 이름을 따서 부르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세례명과 세례성사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본래 세례 때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세례 받는 사람의 구별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세례명 없이도 세례성사를 줄 수 있습니다.
대부모 : 신앙생활을 돌보아 주는 영혼의 부모라는 뜻입니다. 세례성사 때 대부모를 세우는 것은 초대교회 전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본래는 박해 때 신자라는 확인의 신분보증과 좋은 평가의 증언을 위해서 대부모가 실천적인 이유에서 필요했던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 세례에서는 대부모가 어린이를 대신해서 신앙을 고해하고 부모와 협력하여 신앙을 교육할 거룩한 의무를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