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우리 인생사의 중대한 순간,
즉 출생, 성장, 굶주림, 병고, 혼인, 소명, 죽음 등
개개인의 삶의 여정에 함께 하시면서 그에 필요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며
당신의 특별한 은총으로 현존 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자연적 생명의 과정과 비슷하게 성사를 세우셨습니다.
사람이 부모를 통해서 태어나듯이 우리는 교회의 세례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아들 딸로 새롭게 태어 납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어느정도 자라면 성인(成人)으로 인정 되듯이,
견진성사를 받음으로써 영신적으로 어른이 되어 이웃에게 자신의 신앙을 증거하게 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기 위해서는 음식과 음료를 먹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영신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영혼의 양식이 필요한데, 이를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성체성사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여러가지 위험스러운 요소들과 죄와 악의 세력이 숨어 있고, 이것들은 우리를 내적, 외적으로 병들게 합니다.
우리가 병이 들면 약국이나 병원을 찾아가 도움을 받듯이 죄를 지어 영신적으로 병들면 고해성사를 통해 용서의 은총을 받고 다시 건강하게 됩니다.
육신이 병고에 시달리고 지치게 되면 힘과 용기를 얻기 위해서 병자성사를 받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성인이 되면 부모와 가정을 떠나서 나름대로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사제성소를 받아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게 되는데 성품성사는 이에 상응하는 은총을 전달해 줍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배우자를 찾아 가정을 이루어 사는 결혼의 소명을 받는데,
혼인성사는 부부의 사랑을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당신 교회에 베푸신 사랑을 증거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이 아무리 강력하고 그르침이 없다고 해도 인간이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은총이 그 효력을 낼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따사로운 봄 햇볕이라 해도 죽은 고목에는 효력이 미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살아 있는 나무만이 햇볕을 받아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수 있듯이,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여는 사람만이 그 분 은총의 빛으로 변화되고 치유되며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비가 내리면 어떤 그릇을 놓느냐에 따라서 많이 받기도 하고 적게 받기도 합니다.
성사를 통하여 전해지는 하느님의 은총은 무한 하지만, 인간의 준비 여하에 따라 은총을 많이 받고 적게 받음이 판가름 난다고 하겠습니다.
성사를 받으면서 하느님 은총에 대한 굳은 믿음 안에서 그 은총이 "삼십 배,육십 배, 백 배" (마르 4,8)의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내면의 땅을 잘 고르고 정리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