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문화] 잃어버린 계약 궤를 찾아서 1930년대 말 한 미국인 고고학자가 잃어버린 이집트의 고대 유적지 타니스를 발굴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온갖 고생 끝에 계약 궤를 찾는데 성공했지만, 근처에서 계약 궤를 발굴하던 독일 나치 군에게 탈취당하고 말았다. 세계 정복을 꿈꾸던 독일은 계약 궤가 초자연적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를 무기로 활용하고자 했던 것이다. 드디어 군종 사제가 주관하는 가운데 계약 궤의 뚜껑을 개봉하는 종교 의식이 진행되었다. 계약 궤의 뚜껑이 열리자 모든 사람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신비스런 빛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바라본 모든 사람의 몸이 순식간에 녹아 버리고 말았다. 끝까지 눈을 감고 버텼던 주인공 두 명만 살아남았고 계약 궤는 미국의 국방성 창고에 보관되었다. 이상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했던 할리우드 흥행작,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제1편 ‘레이더스(잃어버린 성궤의 추적자들)’의 줄거리다. 만일 이집트 파라오가 기원전 910년경 예루살렘 성전과 궁전의 보물들을 약탈해 가져갔다면(1열왕 14,25-26 참조), 당연히 계약 궤도 포함됐을 것이고, 당시 이집트의 수도였던 타니스에 묻혔을 것이라 추정한 결과였다. 1980년대 초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이 영화를 감상했던 영국 출신의 한 언론인은 계약 궤가 에티오피아에 있다는 소문을 상기하면서 본격적인 추적에 나섰다. 영화 속 가상 스토리가 영국 언론인 그레이엄 헨콕에 의해 현실 세계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10여 년에 걸친 그의 끈질긴 추적과 연구는 1992년 《상징과 봉인(The Sign and the Seal)》이라는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과연 오랜 역사 속에서 잊혀진 예루살렘의 계약 궤가 오늘날 에티오피아에 실존하는 것일까? * 김성 님은 협성대학교 교양학부 교수이자 같은 대학 성서고고학 박물관장으로, 성서고고학과 성서지리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성서와 함께, 2009년 10월호, 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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