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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용기있는 전사 갈렙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12-15 조회수4,513 추천수2

[성서의 인물] 용기있는 전사 갈렙

 

 

어느 날 야훼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내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줄 가나안 땅을 정탐할 사람들을 각 지파에서 대표 한 사람씩 선발하여 보내라.”

 

모세는 하느님의 분부대로 각 지파의 대표 12명을 뽑았다.(민수 13장)

 

그 명단을 보면 에브라임 지파의 눈의 아들 여호수아 그리고 유다 지파의 여분네의 아들 갈렙도 포함되어 있다. 모세는 그들을 향해 일장 훈시를 했다.

 

“너희들은 이제 우리 민족의 사활이 걸린 중차대한 사명을 수행할 사람들이다. 너희는 하느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정탐해야 한다. 저 네겝 지방에 들어가 보고 산악지대에도 올라가 보아라. 그리고 그곳에 사는 백성이 강한지 약한지 알아보고 구석구석 잘 살펴보아라. 또 그곳에서 나는 과일이 있으면 따오너라. 경거망동하지 말고 대담하게 행동해라! 알겠나!”

 

“예!”

 

12명의 수색대가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오는데 40일이 걸렸다. 그들은 바란 광야 카게스에 있는 모세와 아론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의 온 회중에게로 돌아와 보고 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정탐하고 돌아온 대원들의 의견이 서로 달랐다.

 

“우리의 지도자 모세가 명령하신 땅으로 가 보았더니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그곳 구석구석을 잘 살펴보았는데 여러 부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강한 부족들이고 키가 장대같은 거인들도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전쟁을 치르면 우리 모두 다칠 것입니다.”

 

군중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그때 갈렙이 앞에 나서며 외쳤다.

 

“무슨 소리! 올라가서 싸웁시다. 우리는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자 같이 정탐했던 대원들이 나서서 말렸다.

 

“당신 미쳤어? 두 눈으로 그 강하고 큰 사람들을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해. 그들과 싸우면 우리는 모두 개죽음을 당해. 싸우려면 너 혼자 나가서 싸워! 그리고 가만히 보니까 가나안 땅은 사람이 살 곳이 못돼.”

 

백성들은 사분오열되어 갈팡질팡했다.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자는 여론이 팽배해졌다. 그때 백성들 앞에서 옷을 찢으며 죽음을 무릅쓰고 가나안 정복을 호소했던 이가 여호수아와 갈렙이다. 백성들은 어떤 큰 문제에 부딪히면 중심을 잃고 여론에 휩쓸리는 수가 많다. 군중심리에 편승해 책임과 정의를 저버리는 행동을 할 때가 많다. 적어도 지도자는 여론이 무서워 정의로운 말과 행동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의는 결국 승리한다는 신념의 행동이 필요하다. 이때 비로소 백성의 생각과 행동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도자는 늘 고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갈렙은 여호수아 못지않게 용기있는 행동의 소유자였다. 두 사람의 소신있는 행동이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데 큰 역할을 했다. 분명히 반대자와 수적으로 열세였는데 두 사람의 행동이 승리했다. 그 이유는 그들은 정의 편에 섰고 반대자들은 거짓과 비참함 쪽에 편승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거짓말은 못한다. 가나안 땅은 분명히 하느님이 약속하신 축복의 땅이다. 우리는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

 

갈렙은 가나안 땅을 점령하여 12지파의 땅을 나눌 때 여호수아를 찾아왔다.

 

“내가 마흔 살 때 모세의 명령대로 가나안 땅을 정탐했고 다른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건의하여 결국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지금 저는 여든 다섯의 나이지만 힘이 있어 전쟁에 나갈 수 있습니다. 야훼 하느님이 약속하신 이 산악지대를 저희 지파에게 주십시오. 그곳에서 아나킴이 큰 성을 쌓고 살고 있지만 하느님이 우리 편이 되어주시면 우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갈렙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전의를 불태우는 역전의 용사였다.

 

결국 갈렙은 헤브론 땅을 점령했다. 모세에게 아론이 있듯이 여호수아에겐 갈렙이 있었다. 갈렙은 하느님께 충직하고 용기있는 전사였다.

 

그는 하느님의 약속을 항상 믿었고 용기있고 담대하게 행동했다. 아무리 어려운 난관에 부딪혀도 정공법으로 돌파한 갈렙의 행동은 매력적이다. 물론 그의 행동은 하느님의 믿음이 기반이 되었다.

 

이집트를 떠나온 사람 중에서 가나안에 들어간 여호수아와 갈렙은 우리에게 진정한 힘과 용기있는 자만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하느님의 믿음에 기초를 둔 용기가 기적과 같은 무서운 힘을 발휘했던 것이다.

 

[평화신문, 2000년 1월 30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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