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기 '모세의 기적' 장소는?
나일 삼각주 동쪽 펠시움과 칸타라 사이 '케두아 갑' 유력, 현재는 농경지…시속 63마일 바람 계속 불면 바다 갈라져 -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건너간 갈대바다의 바닷물이 갈라진 장소가 케두아 갑이라고 과학자 칼 드류스는 말한다. [CNS] 구약성경 탈출기는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떠나 갈대바다에 이르렀을 때 이집트 군대가 이들을 다시 노예로 삼고자 추격해 왔다고 전한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를 원망했고, 모세가 하느님의 지시로 바다를 향해 손을 뻗자 바다가 갈라져 이스라엘 백성이 무사히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 모세가 다시 손을 뻗치자 갈라졌던 바닷물이 다시 합쳐지면서 뒤쫓아 왔던 이집트 군대는 물귀신이 되고 말았다(탈출 14,15-31).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건너간 홍해바다 갈라진 곳의 정확한 장소는 어디일까? 미국 가톨릭 통신 CNS는 최근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를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 주 보울더에 있는 영국 성공회 단체인 '에피파니 앵글리칸 펠로우십'회원인 과학자 칼 드류스의 연구 논문에 관한 것이다. 드류스에 따르면, 그 장소는 나일 삼각주 동쪽 펠시움과 칸타라 두 도시의 사이에 있는 '케두아 갑'(Kedua Gap)이다. 드류스가 구글 어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표시한 케두아 갑의 좌표는 북위 30도98분12초, 동경 32도 45분 53초다. 하지만 이 지점은 지금 바다가 아니다. 과수원과 관개수로가 있고 포도원이 있는 농경지가 대부분이다. "이곳 아랍 농가에 들어가서 문을 두드리고는 '바로 이곳이 모세가 걸어갔던 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하고 묻는다면 재미있을 겁니다. 믿지 못하겠다는 답변이 나오겠지만 어쩌면 '글쎄요, 혹시 그럴 수도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지요."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해양 기상학을 공부한 드류스는 모세가 갈대바다를 건넌 것을 석사학위 논문 주제로 삼았다. 모세가 갈대바다를 건넌 탈출기 이야기에 매료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학기상연구조합'(UCAR)에 따르면 이 연구는 바람이 심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프로젝트 일환으로 이뤄졌다. "지중해 남쪽에 바다가 갈라져서 건너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냄으로써, 이 연구는 바다가 갈라지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를 연구하려는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대학기상연구조합은 밝혔다. 드류스와 해양전문가 웨이킹 한은 고고학 기록들과 위성 측정 자료 그리고 현재 지도를 분석해서 약 3000년 전 이곳 바닷물의 흐름과 깊이를 산출해 냈다. 그런 다음 해양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서 그 지역에서 하룻밤 사이에 바람이 물을 얼마나 몰아낼 수 있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시속 63마일(약 101km) 속도로 12시간 동안 바람이 계속 불면 6피트(약 183cm) 깊이의 물을 밀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게 되면 길이 2~2.5마일(약 3.2~4.8km), 폭 3마일(약 4.8km)의 개펄이 약 4시간 정도 생기는 것으로 추산됐다. 바람이 그치면 물은 즉시 다시 합쳐진다고 대학기상연구조합은 설명했다. "탈출기에는 바람의 지속 기간과 방향 같은 이 컴퓨터 모델을 뒷받침하는 자세한 내용들이 나온다"고 말한 드류스는 이스라엘 백성이 바닷가에 죽어 있는 이집트인들을 보았다고 하는데 컴퓨터 모델을 통해 작업하면 똑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과학적 분석과는 별도로 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이 필요로 할 때에 홍해가 갈라졌다는 것이 바로 기적이라고 드류스는 주장했다. 드류스는 또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하시고자 하시면 자연 활동을 이용해 당신 계획을 이루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평화신문, 2011년 2월 13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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