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여행] 스바니야서
1. 스바니야 예언자는 누구인가?
남부 유다 왕국의 요시야 임금 때 활동한 스바니야 예언자의 이름은 ‘야훼께서 피난시켜 주신다(숨겨 주신다).’는 의미를 지닌다. 스바니야 예언자는 예루살렘 주민들이 야훼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신앙을 잃어버린 것을 비판한다. 그는 또 거짓 예언자들의 만행(3,4)과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불의(3,1-3)를 바라보면서 유다 왕국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을 선포하는 동시에 야훼 하느님께 대한 순수한 신앙을 간직한 이들을 격려한다(2,3; 3,12-13).
2. 스바니야 예언자가 활동하던 역사적인 배경
스바 1,13.15.17이 신명 28,29-30을 인용하는 것을 볼 때 스바니야서는 요시야 임금이 종교개혁을 진행한 그의 집권 후반기에 집필된 것으로 보인다. 기원전 621년에 예루살렘 성전을 보수하다 발견된 율법서(원신명기)를 중심으로 요시야 임금은 야훼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신앙을 보존하기 위해 지방 성소에서 행해지던 우상 숭배를 유다 땅에서 금지시켰다(2열왕 22장 참조).
3. 스바니야서의 구조와 내용
① 유다에 내릴 심판(스바 1,1-2,3)
스바니야 예언자는 남부 유다 왕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종교혼합주의적인 예배와 야훼 하느님에 대한 불신앙으로 인해 그들에게 내릴 하느님의 심판을 선포한다.
② 이방 민족들에 대한 심판 선포(스바 2,4-3,8)
스바니야 예언자는 주님의 날에 전통적인 이스라엘 민족의 적대 세력들인 필리스티아, 모압과 암몬, 에티오피아와 아시리아에 하느님의 심판이 내릴 것이라고 선포한다(2,4-15). 이방 민족들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은 유다의 남은 자를 위한 희망의 약속이 된다. 왜냐하면 하느님께 대한 순수한 신앙을 간직한 그들은 원수들의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2,7.9).
③ 유다를 향한 구원의 약속(스바 3,9-20)
3,9-13에서 스바니야 예언자는 세상의 모든 백성이 야훼 하느님을 경배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당신 백성과 함께 머무실 야훼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원수들을 멸망시키실 것이며, 그들은 야훼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노래하며 기뻐할 것이다(3,14-20).
4. 스바니야서의 중심 신학사상
① 스바니야 예언자가 선포하는 하느님
스바니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의롭고 거룩하시며 유일하신 야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이 당신의 뜻을 따라 살기를 원하신다고 선포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그러한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고 아시리아인들이 섬기던 태양신과 달신을 숭배하고, 암몬족의 최고신인 ‘밀콤(Milkom) 신’과 가나안족의 토속신인 바알신을 섬기는 등(1,4-5) 야훼 하느님의 눈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았다. 그리하여 그들 위에 하느님의 심판이 내리지만, 그 심판 중에도 올바르게 야훼 하느님을 섬기며 살아가는 이들을 중심으로 유다 땅에 새로운 질서가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스바 3,14-20에서 선포된다.
② 주님의 날
야훼 하느님의 심판과 관련해 스바니야 예언서에서 특별히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것은 ‘주님의 날’이라는 개념이다. 스바니야 예언서에서 ‘주님의 날’은 이스라엘 백성이 430년 동안 노예생활 하던 이집트로부터 탈출할 때처럼 야훼 하느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방 민족들에게 당신의 무서운 이적들을 다시 행하시어 그들의 운명을 바꾸시는 날이다. 그날이 되면 세력 있는 자들은 모두 하느님의 응징을 받을 것이며, 거기에서 살아남은 자들, 즉 “그분의 법규를 실천하는 이 땅의 모든 겸손한 이들”(2,3)은 심판 후에 구원을 얻게 될 것이다. 이처럼 스바니야 예언서에서 ‘주님의 날’은 야훼 하느님께서 당신의 강한 손을 펼치시어 세상의 질서를 바로 잡는 심판의 날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다.
[2011년 5월 15일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서동원 다미아노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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