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여행] 요나서
1. 요나서의 구조와 내용
1) 주님의 말씀을 피해 달아난 요나(요나서 1장)
‘비둘기’라는 뜻을 지닌 히브리어 ‘요나’는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민족을 가리키는 상징으로 쓰였다. “에프라임은 비둘기처럼 어리석고 지각이 없다”(호세 7,11; 11,11; 시편 74,19).
하느님께서는 요나에게 고대의 모든 도시 중에서 가장 잔인하고 포악한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로 가서 40일이 지나면 그 땅에 하느님의 심판이 내릴 것임을 선포하라는 사명을 주신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요나 예언자는 그분의 명과는 달리 니네베의 반대쪽, 즉 당시 사람들이 세상의 서쪽 끝이라고 생각했던 타르시스로 달아나기 위해 배를 탄다. 주님께서 바다에 큰 폭풍을 일으키시자 뱃사람들이 겁에 질려 저마다 자기 신에게 부르짖으면서 재앙을 피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소용없음을 깨달은 뱃사람들은 그들에게 닥친 재앙의 원인이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주사위를 던지는데, 배 밑창에서 잠을 자다가 끌려나온 요나에게 주사위가 떨어진다. 요나는 자기에게 모든 탓이 있음을 순순히 고백하고, 자기를 바다에 던지라고 권고한다. 뱃사람들은 요나를 구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풍랑을 가라앉힐 수 없자 마침내 주님께 용서를 청하며 요나의 말대로 그를 바다에 던진다. 그러자 바다가 조용해진다.
2) 감사 시편(요나서 2장)
주님께서는 큰물고기를 시켜 바다에 떨어진 요나를 삼키게 하신다. 사흘 뒤에 그 물고기가 요나를 육지에 뱉어내는데,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 있을 때에 하느님께 감사의 시편을 노래한다.
3) 요나의 설교와 니네베의 회개(요나서 3장)
큰물고기에게서 요나를 살려내신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처음과 똑같은 사명, 즉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3,4)는 말을 선포하도록 하신다. 마지못해 니네베인들에게 하느님의 메시지를 선포한 요나는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보려고 언덕 위에 올라간다. 이때 기적이 일어난다. 사악한 니네베 사람들이 회개하여 임금을 비롯하여 모든 주민이 회개하여 하느님께 열심히 기도한다. 니네베사람들의 회개하는 모습을 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시려던 당신의 재앙을 거두신다.
4) 하느님께서 요나에게 자애를 깨우쳐주시다(요나서 4장)
요나는 비록 주님께서 너그러우시고 자비하신 하느님이심을 잘 알고 있었으나, 회개하는 니네베 사람들을 보시고 그들을 용서하시는 하느님께 화를 내며 차라리 자기를 죽여달라고 대든다. “아 주님! 제가 고향에 있을 때에 이렇게 되리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서둘러 타르시스로 달아났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자비하시고 너그러우신 하느님이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크시며, 벌하시다가도 쉬이 마음을 돌리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제발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4,2-3).
2. 요나서의 중심 신학사상
1) 구원의 보편주의
요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편협한 구원관, 즉 그들만이 하느님의 선택된 민족으로서 하느님께서는 그들만을 구원하신다는 구원관에서 벗어남으로써 바다와 뭍을 창조하시고(1,9) 이민족들의 하느님도 되시는(3,8 참조)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촉구한다. 그리하여 인간의 정의를 초월하시는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따른 보편적인 구원을 이 세상에 구현하는 사명을 수행하라고 그분의 백성을 부른다.
2) 복음서와 요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지 않으면서 당신께 기적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청을 거절하면서 ‘요나의 표징’에 대해 언급하신다(마태 16,4; 루카 11,29-30).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그분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요나의 표징’의 의미를 예수께서 선포하신 복음이 지닌 구원의 보편적 효력의 표징으로 이해한다(마태 12,40-41 참조).
[2011년 10월 23일 연중 제30주일(전교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서동원 다미아노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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