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인물] 호세아 예언자
‘호세아’의 말뜻은 ‘야훼의 구원’이란 의미다. 이름 자체가 예언자의 소명을 담고 있다. 그는 북 이스라엘 출신으로 13번째 임금인 ‘예로보암 2세’ 때 활약했다. 당시는 북방의 ‘아시리아’가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던 때였다. 그들은 팔레스티나 공략을 위해 이스라엘 북쪽에 있던 ‘아람(시리아)’를 넘보기 시작한다.
아람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력을 아시리아 쪽으로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정보를 입수한 예로보암 2세는 즉시 아람을 공격했고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했다. 영토 확장은 물론 많은 포로들을 잡아와 노동력을 보충했다. 이렇게 해서 솔로몬 시대 이후 최고의 경제적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 내부는 부패하기 시작했다. 율법정신이 느슨해졌고 현실적 이익에 따라 우상숭배도 서슴지 않았다. 호세아 예언자는 이 무렵 출현한다. 예언의 내용은 단순했다. 주님의 심판이 다가오고 있으니 회개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듣지 않는다. ‘물질의 늪’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결국 아시리아의 침략으로 사마리아는 함락되고 백성들은 포로로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다(2열왕 17,6). 당시의 임금은 ‘호세아’였다. 그는 이스라엘의 마지막 임금이다. 물론 예언자 ‘호세아’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예언자는 하느님의 ‘계시’를 전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말씀을 먼저 ‘받아야’ 한다. 계시를 받지 못하면 예언자가 될 수 없다. 호세아는 평생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았던 예언자다. 특별히 그는 ‘고메르’라는 여인과 혼인하라는 계시를 받는다. 그런데 그 여인은 행실이 부정한 여인이었다. 고메르는 호세아와의 사이에서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낳은 뒤 외간남자와 눈이 맞아 가출해 버린다.
예언자의 부인이 정부와 어울린 것이다. 이스라엘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호세아는 배신한 부인을 찾아 나선다. 그리하여 창녀가 된 그녀를 돈을 주고 다시 데려온다. 모든 것은 주님의 섭리였다. 고메르는 타락한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인물이었고 호세아는 그런 이스라엘을 다시 선택하시는 주님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호세아는 창녀가 된 아내를 찾아 나섰다. 극적인 설정이다. 당시는 그런 아내를 외면하더라도 도덕적으로 문제되지 않았다. 여인이 먼저 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세아는 다시 선택했다. ‘선민’ 이스라엘이 비록 타락했을 지라도 주님께서는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교훈이었다. 호세아의 삶은 ‘그 자체’가 주님의 메시지였다.
[2009년 11월 15일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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