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인물] 사해
사해는 지구에서 가장 낮은 호수로 알려져 있다. 표면이 바다보다 400m 정도 낮기 때문이다. 인근의 크고 작은 강들은 모두 사해로 들어온다. 그런데 나가는 곳이 없다. 따라서 물은 계속 증발한다. 호수가 짜지는 이유다. 사해는 길이 75km, 폭 15km, 가장 깊은 곳은 396m로 알려져 있다. 소금 함유량(염도)은 30%를 넘어 보통 바다보다 10배 이상 짜다. 그래서 아무리 무거운 사람도 들어가면 둥둥 뜬다. 관절염과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사해 동쪽은 요르단 땅이다. 이곳에서 호수 쪽으로 반도처럼 뻗어나간 지역이 있다. 이 지역을 경계로 남북으로 나누어진다. 북쪽이 남쪽보다 넓고 수심도 300m 이상이다. 하지만 남쪽은 평균수심이 3m 미만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소돔과 고모라’의 터는 남쪽 수역으로 알려져 있다.
사해는 사막 지역이기에 강수량이 적다. 고도(高度) 역시 낮아 겨울인 1월에도 평균기온은 17℃ 정도며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여름은 매우 더워 8월 평균기온이 34℃에 달하며 50℃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다 고농도의 염분 때문에 어떤 생물도 살지 못한다. 그러기에 물이 들어오는 곳을 제외하고는 물고기를 볼 수 없다. 사해(死海)라고 불리는 이유다.
오늘날 사해는 거대한 소금 매장지로 각광받고 있다. 유다인들은 1937년부터 소금채취 사업을 시작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소돔과 고모라가 있었던 지역에 소금 관련 공단을 만들었다. ‘세돔(Sedom) 공단’이다. 소돔에서 따온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서는 사해 남쪽의 소금물을 뽑아내 햇볕에 증발시킨 뒤 공장으로 보내 천연칼륨을 만든다고 한다. 칼륨은 화학비료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물질로 알려져 있다.
사해는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국경지대에 속하기에 예부터 항해에는 별로 이용되지 못했다. 지금도 세돔지역의 공장들과 관광객을 위한 호텔 외에는 주거시설이 없다. 사해 서쪽의 이스라엘 점령지에는 유다인 집단농장인 ‘키부츠’가 들어서 있다.
1947년 ‘요르단 강’이 들어오는 사해 서북쪽 언덕지에서 고대 문서가 숨겨진 동굴이 발견된다. 우여곡절 끝에 1951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었고 11개의 동굴에서 850여 종류의 문서를 찾아냈다. 이것이 ‘사해 두루마리’ 곧 ‘쿰란 문서’다. 그 속에는 여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구약성경 필사본도 들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도 발견되었는데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후 2세기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황량한 사막언덕에서 청정하기 그지없는 사해를 보며 살았던 사람들이다.
[2010년 4월 25일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이민의 날)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호계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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