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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마르코 복음서4: 마르코 복음서 시대의 팔레스티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26 조회수3,471 추천수1
[도란도란 성경이야기] 마르코 복음서 (4)


이번 호에서는 마르코 복음서 시대의 팔레스티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성경학자들은 마르코 복음서가 기원후 65-70년 사이에 마르코라는 사람에 의해, 로마에 살고 있던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위해 쓰였다고 봅니다. 당시의 로마 제국은 막강한 힘을 행사하며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소아시아 지방까지 정복하여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던 팔레스티나 지역은 경제적 상황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로마는 정복한 땅에서 전리품을 약탈하고 다양한 명목을 붙여서 세금을 거두어 번창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인 상황은 로마를 점점 소비 도시로 만들어 갔으며, 그 결과 로마의 권력자들과 상인들은 더욱 경제적인 부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소상인들과 농부들은 외국 다른 식민지들로부터 많은 수입품이 들어옴으로써 생계의 기반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토지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살던 지방을 떠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속속 로마로 몰려들었지만 쉽게 일자리를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결과 로마는 인구 과잉의 도시가 되었고 불결하고 비위생적인 빈민가들이 도시 전체로 확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부자들과 빈민들의 관계는 날카로운 대립 관계로 치닫게 되었고, 현실의 고통스러운 조건 속에서 살아야 하는 다수의 빈민들은 자연스럽게 로마 제국에 원한의 감정이 깊어갔습니다.

이 당시 팔레스티나 지역의 정치적 상황 역시 로마의 영향 하에 있었습니다. 로마 제국은 군사 독재 정권이 통치하는 국가였으며 이 군사 독재 정권의 통수권자는 군대의 최고 사령관인 황제였습니다. 본래 로마를 다스리는 권력은 원로원과 로마 시민의 대표들이 공유하던 것이었으나 결국에는 황제가 모든 권력을 독점하게 된 것입니다. 황제는 권력을 유지하고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서 황제만이 최고의 권력을 갖는 새로운 관료 정치 제도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로 인해 원로원의 권력은 점차 약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황제들은 정권을 유지하고 백성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희생시키기도 했습니다. 기원후 64년 로마에 엄청난 화재가 일어나서 거의 대부분의 구역을 휩쓸고 갔는데 그때 로마 황제 네로가 그 화재를 일으켰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희생양을 찾고 있던 네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그 죄를 덮어씌웠습니다. 그래서 네로 치하에서 로마에 살고 있던 그리스도인들이 잔혹하게 박해 당했습니다.

로마의 지배 계층으로서 부와 권력을 누리던 원로원의 귀족들이, 이제는 황제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다는 생각 때문에 술과 쾌락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마의 다신론(多神論) 종교도 더욱 부패하여 백성들의 호응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동방의 새로운 종교들이 대중 속으로 들어와 로마 시민들 사이에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종교들은 특히 토지를 갖지 못한 소작인들과 실직한 해방 노예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의미를 지닌 그리스도교 신앙이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백성들에게 하나의 희망으로 대두되었으며 이들에게서부터 점점 확대되어 나갔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마르코 복음서가 집필됩니다. 초대 교회 때부터 두 번째 복음서의 집필자는 사도 베드로의 통역관이었던 마르코라고 여겨집니다. 베드로의 통역관이었던 마르코가 베드로의 증언을 기반으로 하여 복음서를 집필했습니다. 그래서 마르코 복음서의 사도적 권위는 이미 초대 교회 때부터 인정되어 왔습니다. 마르코는 베드로와 바오로의 측근에서 상당한 신임을 받으며 복음 선포에 전념했을 것이고, 두 사도에게서 보고 들은 것을 토대로 자기 복음서를 썼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 밖 로마에서 집필된 마르코 복음서는 자연히 이방인에게 선교하는 것을 우선 목적으로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서에는 히브리어나 아람어를 그리스어로 번역하는 내용이 나오고, 유다인들의 관습을 설명하고 이방인들의 생활상까지도 참작해서 쓴 내용들이 많이 나옵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예수님의 인간적인 면을 묘사하여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마르코 복음서의 특징은 목격 증인의 이야기들을 마르코가 하나하나 자세히 열거하여 전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마르코 복음서가 제시하는 중요한 관점은 메시아의 비밀에 관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정체성에 관한 비밀은 마르코 복음서의 중요한 주제였으며, 마르코는 이 주제를 부각시키면서 자신의 복음서를 전개했습니다. 마르코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정체는 그분의 지상 여정의 마지막 단계에 가서야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고발되어 마침내 처형을 당하게 되는 그 상황에 가서야 비로소 메시아로서 나타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이러한 주제와 관련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점을 이루고 있는 십자가의 의미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수행해야 할 봉사와 고통의 참된 의미를 강조합니다. 이는 또한 마르코 복음서가 그 대상으로 하는, 로마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직면한 박해의 고통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성서못자리 그룹공부교재 「마르코 복음」, 2010, 기쁜소식, 25-30쪽.

[길잡이, 2012년 12월호, 사목국 성서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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