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풀이 FREE] “야생 올리브 가지인 그대가 접붙여져”(로마 11,17)
고대 이스라엘에서 가장 중요했던 수목은 올리브였다. 평균적으로 천 년을 산다는 장수 나무 올리브는 냉장 시설이 없던 고대 시대에 이집트로 수출된 일등 상품이었다.
이집트에는 가나안에서 수출한 올리브유 항아리가 발견되었고, 국제적으로 무역을 할 때에도 화폐 대신 올리브 기름을 지불하기도 했다(솔로몬이 하느님의 성전을 짓기 위해 향백 나무를 수입했을 때에 티로 왕 히람에게 올리브 기름으로 사례했다(1열왕 5,25). 피부가 건조해지면 올리브 기름을 로션처럼 발라 수분을 유지하기도 하고, 등잔 기름으로도 썼다.
그래서 마태오 복음 25장 열 처녀의 비유에 나오는 등잔 기름도 아마 올리브 기름이었을 것이다. 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올리브 나무는 그야말로 나무 중의 나무라 할 수 있겠다. 치료의 효과 또한 탁월해서 “착한 사마리아 인의 비유”를 보면, 천시받던 사마리아 사람이 강도 맞은 행인을 구해 줄 때에도 포도주와 올리브 유로 치유하고 여관으로 옮겼다 (루카 10장). 올리브는 지중해 지방에서 대부분 잘 자라지만, 평균 강수량이 400-500밀리리터 정도이면서 저녁마다 시원한 갈릴래아 지방, 유다 산지가 특히 올리브 재배에 적합했다. 그리고 올리브를 경작하는 농부들은 예로부터 품질 개량을 위해 산에 있는 야생 올리브 가지를 꺾어 자기 밭 올리브 나무에 접붙이는 방법으로 더 좋은 열매를 생산했다고 하니, 로마서 11장 17절 “올리브 나무에서 몇몇 가지가 잘려 나가고, 야생 올리브 나무 가지인 그대가 그 가지들 자리에 접붙여져”라는 구절이 이해가 된다.
[2012년 4월 22일 부활 제3주일 인천주보, 김명숙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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