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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성경풀이: 옷을 찢고 자루 옷을 입으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4 조회수3,591 추천수1

[성경풀이 FREE] “옷을 찢고 자루 옷을 입으며”

 

 

구약에 나타난 애도 의식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망자의 눈을 감기는 것부터 시작했다(창세 46,4). 가나안 시대에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픔을 상징하기 위해 자기 살에 상처를 내거나 머리를 밀기도 했지만, 관습 안에 내포된 이교도적 의미 때문에 나중에는 금지되었다(“너희는 죽은 이를 위하여 제 몸에 상처를 내거나 앞머리를 밀어서는 안 된다” 신명 14,1). 

 

대신 옷을 찢어 상실의 슬픔을 표현했는데, 옷을 그 사람의 일부라고 생각하여 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자루 옷을 입은 채 재를 쓰고 바닥에 눕기도 하고(“야곱은 옷을 찢고 허리에 자루 옷을 두른 뒤, 자기 아들의 죽음을 오랫동안 슬퍼하였다” 창세 37,34), 전문 곡꾼을 고용하여 장례를 치르기도 했다(“너희는 잘 생각하여 여자 곡꾼들을 불러오너라. 사람을 보내어 곡을 잘하는 여자들을 데려오너라. 그리하여 우리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눈꺼풀이 눈물에 젖게 해 다오” 예레 9,16-17). 

 

그러나 상주가 음식을 준비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스라엘은 이웃들이 상주를 위해 음식을 가져오거나 위로의 술잔을 건넸다(“아무도 죽은 이를 애도하는 상주를 위로하려고 그와 음식을 나누지 않고……. 그에게 위로의 술잔을 건네지도 않을 것이다” 예레 16,7, “조용히 탄식하며…… 사람들이 가져온 빵도 먹지 마라” 에제 24,17). 

 

무덤에서는 망자를 위한 애가를 불렀지만(1열왕 13,30; 예레 6,26), 애가는 망자를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민족적인 비극이 닥쳤을 때도 애도 의식을 했는데, 여호수아는 아이성 정복에 실패했을 때 옷을 찢고 머리에 재를 뿌렸다(7,6). 모로도카이는 하만의 계략으로 동포들이 위험에 빠지자 통곡하며 옷을 찢고 자루 옷을 입었다(에스 4,1-3). 기원전 586년 바빌론에 의해 남 유다가 멸망했을 때는 백성들이 통곡하며 재를 쓰고 머리를 풀었다(“딸 시온의 원로들은 땅바닥에 말없이 앉아 머리 위에 먼지를 끼얹고 자루 옷을 둘렀으며 예루살렘의 처녀들은 머리를 땅에까지 내려뜨렸다” 애가 2,10). 애도의 상징 자루 옷은 보통 염소 털로 만들었고, 색깔이 어두우며 질감이 거칠다(“…… 큰 지진이 일어나고, 해는 털로 짠 자루 옷처럼 검게 되고……” 묵시 6,12). 

 

아마 고행과 비참함의 표시로 육체의 고통을 유발하기 위해 입었던 듯하다. 자루 옷은 보통 머리와 팔이 뚫린 사각형의 곡식 자루 모양으로 추정되지만, 야곱이 요셉의 부고를 들은 후 자루 옷을 허리에 둘렀기 때문에(창세 37,34), 허리에 두르는 단순한 형태도 있었던 모양이다. 상을 당한 사람은 오랫동안 머리를 자르지 않고 사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며 고인에 대한 비탄을 표시했다.

 

[2013년 5월 12일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인천주보, 김명숙 소피아(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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