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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에서 환자를 치유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8 조회수2,700 추천수1
[성경 속 궁금증] (75) 성경에서 환자를 치유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예수는 전인적 치유 통해 죄를 용서하고 구원


예수님의 환자 치유는 인간에 대한 전인적 차원의 치유다. 그림은 바르톨로메 무리요 작, '마비 환자를 고치는 예수'(1667~1670), 내셔널 갤러리, 런던.
 

옛날에는 환자가 병에 걸린 원인을 외부에서 찾았다. 특별히 유다인들은 질병을 '하느님의 저주'로 생각했다. 에덴에서의 인간 타락 후 인간과 만물에 내려진 하느님 저주의 결과로 본 것이다. 인간 타락의 결과로 생겨난 '질병'은 '죽음'과 함께 저주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구약성경에서는 질병을 '하느님의 심판과 진노' '재앙' 등으로 언급하고 있다. 구약 시대 사람들은 하느님이 사람에 대한 심판과 훈련의 수단으로 질병을 보내기도 하신다고 믿었다(욥 5,17-18). "주님께서는 너희에게서 온갖 병을 없애 주실 것이다. 또 너희가 이집트에서 본 온갖 나쁜 질병을 너희에게는 퍼뜨리지 않으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를 미워하는 모든 자에게는 그 질병들을 내리실 것이다"(신명 7,15).

반대로 질병의 치유는 하느님 왕국의 도래를 나타내는 수단 중의 하나로 생각됐다. "너의 조상 다윗의 하느님인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이제 내가 너를 치유해 주겠다. 사흘 안에 너는 주님의 집에 올라가게 될 것이다"(2열왕 20,5).

그러므로 유다인들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게 되면 반드시 하느님께 간구해야 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질병을 치유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너희가 주 너희 하느님의 말을 잘 듣고, 주님의 눈에 드는 옳은 일을 하며, 그 계명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모든 규정을 지키면, 이집트인들에게 내린 어떤 질병도 너희에게는 내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너희를 낫게 하는 주님이다"(탈출 15,26).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의 어느 집에 계실 때, 어떤 중풍 병자를 고쳐 주셨다. 그 병자는 집에 군중이 너무 많아 예수님께 다가가지 못하자 집의 천장을 벗겨내고 구멍을 내어 들것에 실린 채 내려졌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환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 2,5)고 먼저 말씀하셨다. 유다인들의 질병관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환자를 치유하고 그를 돌려보내신다.

예수님의 치유는 단순히 외적이고 육체적인 차원만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임을 보여 준다. 고통의 뿌리가 된 모든 상처를 근원적으로 치유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는 그 외적인 병고와 장애까지도 낫게 하시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환자를 치유하시는 것은 아픈 사람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자비롭고 온유한 마음 때문이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예수님의 치유는 인간에 대한 전인적 차원의 치유다. 예수님께서는 병자를 고쳐주심으로써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온전함과 건강을 회복시켜 하느님의 구원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신다(마르 2,1-12 참조).

우리는 질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엄격한 심판자가 아니라 용서하시고 하느님의 나라로 초대하시는 모습이다.

[평화신문, 2013년 6월 9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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