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풀이 FREE] 에덴동산과 하느님의 성전 하느님은 에덴동산에서 아담이 자고 있을 때, 갈빗대를 꺼내어 여인을 만드셨습니다. 그러나 히브리 본문 ‘쩰라’을 보면 ‘갈빗대’라는 번역도 가능하지만, ‘옆쪽’을 뜻합니다. 아담의 머리도 아니고 다리도 아닌 평등한 옆을 떼어 아내를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남자는 독립하여 아내와 하나가 됩니다(창세 2,24). 그리고 창세기 2장에는 여자의 탄생이 가장 끝에 나오지요. 창세기 1장에도 인간이 가장 마지막 날에 창조되는 것처럼, 절정은 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입니다. 아담이 적당한 배우자를 찾지 못했을 때, 여인의 창조로 세상이 완전해진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아내를 만나 혼인하는 것은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공동 번역 창세 2,23에는 ‘남자’와 ‘여자’를 칭하는 히브리어적인 언어유희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 “지아비에게서 나왔으니 지어미라고 부르리라.” 남자는 ‘이쉬’라 하고, 여자는 ‘이쉬’의 여성형인 ‘이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대 유다 전승에는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곳이 예루살렘 ‘모리야 산’이라 전해집니다. 지금은 모슬렘들의 황금 사원이 지어져 있지만, 아직도 안에는 ‘천지 창조석’이라 부르는 거대한 바위가 남아 있습니다. 모슬렘들은 그곳에서 모하메드가 하늘로 승천하여 다섯 번의 기도를 받아왔다고 믿지만(그래서 모슬렘들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합니다), 고대 유다 전승에 따르면 하느님은 그 바위 주위의 흙을 모아 아담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그 바위에서 이사악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했지요(창세 22). 솔로몬은 모리야 산 위에 하느님의 성전을 봉헌했습니다(2역대 3,1: “솔로몬은 예루살렘 모리야 산에 주님의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곳은 주님께서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 나타나신 곳으로서……”). 이렇게 보면, 하느님의 성전이란 아담과 하와가 살았던 에덴의 축소판이었던 겁니다. 인간의 타락으로 멀어진 에덴동산을 성전에서나마 찾을 수 있었던 거지요. 그러나 주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지성소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대사제만 속죄 예식을 위해 들어갈 수 있었지요. 에덴동산은 여전히 인간의 손에 닿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성전이 무너지고 흔적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흘리신 피로 우리 모두가 성전이 되었으니,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도 에덴에서처럼 하느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수 있음을 묵상해 봅니다(1코린 3,16: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흙으로 만들어진 우리 ‘아담’들의 육체가 ‘아다마’인 땅으로 돌아갈 때까지, 내세의 파라다이스에서 하느님 앞에 서게 될 때까지 말이지요. [2013년 11월 10일 연중 제32주일 인천주보 4면, 김명숙 소피아(한님성서연구소 수석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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