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궁금증] (98 · 끝) 성경에서 착한 목자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착한 목자는 자비로우신 예수 그리스도 상징 평소 이해하기 쉬운 강론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봄에 사제들을 향해 "목자에게서는 양 냄새가 나야 한다"고 말했다. '목자'라는 칭호는 고대 왕들에게도 자주 붙였다. 당시 사람들은 왕을 지상의 대리자로 생각했는데, 이것이 왕을 목자의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다. 그만큼 목자를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성경에서는 목자와 양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스라엘 지역의 목자는 이른 아침에 양 떼를 데리고 풀밭으로 나온다. 온 종일 양들의 먹이와 물을 찾아서 여기저기로 옮겨다닌다. 우리가 보기에는 양들이 목자를 보고 쫓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이들은 목자의 음성을 듣고 따라간다. 양은 시력이 아주 떨어져서 바로 앞도 잘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자들은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지르고, 지팡이로 땅을 치기도 하면서 양들을 몰곤 한다. 그 소리를 따라 양들이 한 방향으로 따라가는 것이다. 목자는 들에서 양을 치다가 밤에는 비와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곳에서 양들과 함께 지내야 했다. 좋은 목자에게 양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언서와 시편에서 이스라엘의 목자는 종종 하느님을 비유하는 말로 등장한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당신을 '양 떼를 돌보는 착한 목자'라고 소개하신다(요한 10,11-16 참조). 착한 목자는 양을 어깨에 들쳐 업은 목자의 형상으로, 자비로운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요한 10,11). 이 착한 목자의 이미지는 '잃었던 양 한 마리의 비유'(마태 18,10-14)에서 유래한다. 예수님은 실제로 당신 양 떼를 위해 목숨을 내어준 착한 목자이시다. 그래서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는 그리스도를 부활의 영광 속에 빛나는 착한 목자로 제시하곤 했다. 또한 전례에서도 예수님을 양들을 위해 생명을 내어주시고 죽은 이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착한 목자로 찬양한다. 착한 목자의 아름다움은 양 떼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큰 사랑에 있다. 그러한 사랑은 잃어버린 양 한 마리도 즐겨 찾을 줄 아는 큰 사랑인 것이다. 예수님을 착한 목자라고 하는 것은 양들을 돌보시는 그분의 헌신적 사랑을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예수님은 양들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신 착한 목자이시다(요한 10,11).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양 떼를 베드로에게 맡기셨다(요한 21,15-17 참조). 따라서 교회는 착한 목자의 모습을 지녀야 한다. 이 모든 것은 한 분이시며 유일하신 목자와 관련해 이해돼야 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와 똑같은 마음으로 생활하고 사목을 수행하면서 크나큰 사랑과 진정한 선의를 지녀야 한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 교회 사제들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목자와 양 떼의 관계에서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착한 목자와 삯꾼의 차이를 분명하게 가르쳐주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늘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날은 더욱 더 많은 착한 목자가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요한 10,11-16 참조). [평화신문, 2013년 12월 22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 이번 호로 '성경 속 궁금증' 연재를 마칩니다. 디음 호부터는 '성경 속의 도시'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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