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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11: 에사우의 축복을 가로챈 야곱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28 조회수3,791 추천수1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 (11) 에사우의 축복을 가로챈 야곱



에사우와 야곱은 어떻게 잉태되었는가? 그들은 기도를 통하여 잉태된다.

“이사악은 자기 아내가 임신하지 못하는 몸이었기 때문에, 그를 위하여 주님께 기도하였다. 주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그의 아내 레베카가 임신하게 되었다”(창세 25,21).

이사악의 청원은 아브라함의 청원을 연상시켜준다.

“달이 차서 몸 풀 때가 되고 보니, 레베카의 배 속에는 쌍둥이가 들어 있었다”(25,24). 형이 에사우이고 동생이 야곱이다.

쌍둥이 아들들은 어떻게 자라는가?

“이 아이들이 자라서, 에사우는 솜씨 좋은 사냥꾼 곧 들사람이 되고, 야곱은 온순한 사람으로 천막에 살았다. 이사악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여 에사우를 사랑하였고, 레베카는 야곱을 사랑하였다”(25,27-28). 이 두 구절 안에는 앞으로 펼쳐질 에사우와 야곱의 미래가 함축되어 있다.

야곱은 어떤 인물인가? 에사우는 윤리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야곱은 문제가 많아 보인다. 이사악이 늙어 앞을 못 보게 되었을 때 큰아들 에사우에게 축복해주고자 한다.

“들로 나가 나를 위해 사냥을 해 오너라…그것을 먹고 내가 죽기 전에 너에게 축복해주겠다”(27,3-4).

늘 야곱을 편애하던 레베카가 남편 이사악의 이야기를 엿듣고서 야곱을 위해 계책을 꾸민다. 형 에사우가 들짐승을 사냥해오기 전에 어서 나가 집짐승을 잡아 오라는 것이다. 어머니 레베카가 작은아들 야곱과 한편이 되어 아버지 이사악을 감쪽같이 속여 맏아들의 축복을 가로채도록 한다. 그러한 계책을 실행에 옮겼으니 이들 모자의 윤리점수는 분명 낙제점일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의구심에 찬 이사악은 그가 정말 에사우가 맞는지 만져보겠다고 한다. 다가간 야곱의 손을 만져본 이사악은 말한다.

“목소리는 야곱의 목소리인데, 손은 에사우의 손이로구나”(27,22).

레베카가 새끼 염소의 가죽을 야곱의 손과 목둘레에 입혀준 덕분에(27,16 참조) 이사악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다. 고기를 먹고 포도주를 마신 다음 이사악은 야곱이 입은 옷에서 나는 에사우의 냄새를 맡고서 야곱에게 축복해준다(27,25-27 참조).

형의 축복을 가로챈 야곱의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노환으로 앞을 못 보는 아버지를 속여 형의 축복을 가로챈 그의 행위가 바로 하느님의 뜻이었으며 그래서 정당하다고 성경은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창세기는 야곱이 그러한 부정행위로 인해 두려움에 사로잡혀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고 말한다(28,10-33,3 참조).

축복을 빼앗긴 에사우는 무슨 결단을 내리는가? 분을 참지 못한 그는 동생 야곱을 죽이기로 다짐한다. 그러한 낌새를 알아챈 어머니 레베카는 서둘러 야곱을 멀리 있는 외삼촌 라반에게 피해가도록 한다. 자칫 두 아들을 다 잃을까 봐 겁이 났던 것이다. 에사우가 야곱을 죽여 살인자가 되면 그는 어머니와 자기 씨족 곁을 떠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야곱이 겪은 불안과 시련은 무엇인가? 그는 광야로 피해가 그곳을 헤매는 노숙자 신세가 되어 인적 없는 곳에서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28,10-18 참조). 외삼촌 라반의 집에 가서 일꾼으로 지내는 동안 외삼촌에게 속아 지냈으며 오랜 기간 이용당한다. 칠 년 노동하면 맘에 쏙 드는 라헬을 아내로 준다고 해서 그 기간을 채우고 나서 얻은 아내는 언니 레아였다.

야곱이 “왜 저를 속이셨습니까?”(29,25)라고 따져 묻자, 라반은 다시 칠 년을 더 노동하면 그때 가서 라헬을 주겠단다. 결국 칠 년을 더 땀 흘리고 나서 라헬을 아내로 맞이한다. 그런 다음에 오랫동안 일한 노동의 대가도 받지 못한 야곱은 재산을 거두어 가지고 몰래 도망쳐 나온다(31,2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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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교선 신부는 1979년 사제수품 후, 스위스 루체른 대학교에서 성서주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원과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 현재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와 신앙교리위원회 위원, 인천 작전동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7월 27일,
신교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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